"네가 하는 말 어쩐 지 알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하고 그녀는 어른스러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응" 하고 시마모토는 말했다.
"세상에는 돌이킬 수 없는 일과 돌이킬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해. 그리고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야. 이미 옛날로는 돌아갈 수 없잖아. 그건 그렇게 생각하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많은 일들은 이미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말아. 양동이 속에서 시멘트가 굳어지는 것처럼. 그리고 그렇게 되면, 우리들은 더 이상 돌이킬 수가 없어져. 결국 네가 하고 싶은 얘기는, 이미 너라고 하는 시멘트는 단단하게 굳고만 셈이니까, 지금의 너 이외의 너란 없단 얘기지?"
"아마 그런 걸꺼야" 하고 나는 불분명한 목소리로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