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은 때에 온다"는 후배의 한마디에...
전날까지만도 너무나 화창하고 심지어 덥기까지 했던 슈트트가르트의 날씨까지 더해진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서...
전화기에 뜨는 일기예보를 무시하고 옷을 좀 얇게... 봄 가디건 하나만 걸쳐 입고 나섰더랬다.

그러나 역시나 일기예보 수은주의 눈금은 존중하라고 있는 거다.
이날은 그나마 날씨가 맑아서...
아침에 코펜하겐 공항을 나서던 순간, 뜻밖의 한기가 순식간에 몸 주위를 감싸며 나를 위협했던데 비해...

낮 동안 시내는 비교적 푸근했다...
그래도 스쳐지나가는 바람의 끝은 제법 매섭다.

이른 새벽...비행기 시간 때문에 밤에 두시간 밖에 자지 못해서...
쮜리히행 비행기 안에서는 여행을 채 시작도 하기 전에, 정말로 녹아버릴 듯 피곤했었는데...
그래도 코펜하겐 행 비행기에서 마신 진한 커피 한잔이 나의 몸을 좀 깨운다.
역시나 어느 곳을 가던, 나의 하루는 그득 찰랑이는 커피 한잔과 시작된다.

유학 생활의 세월과 그간의 여행 통밥으로 이제 공항에서 시내를 찾아들어 가는 정도는 일도 아니다.
'크로넨'을 쓰는 이 나라의 화폐는 그 가치를 전혀 헤아릴 수 없어서, 일단 공항에서 200 dkk를 뽑았는데...달랑 지폐 한장이 나온다.
이 종이 한장으로 시내까지 들어가는 지하철표를 사려드니, 이 한장이 순식간에 100 dkk 라고 씌여진 종이 한장과 당장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몇개의 동전으로 나뉘어진다.


줄어든 만큼의 동전이 도대체 얼마만큼의 액수일지 전혀 가늠하지 못한채,
비싸다니 어떻게든 허리를 졸라매어야 겠다고만 막연히 생각한다...
(공항부터 시내까지의 요금은 대략 35 dkk, 미리 알아서 이때 135 dkk짜리 10회권을 샀더라면 또 얼만큼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게다)


시내 중앙역까지 2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기차에 앉아...
이곳 사람들이 입은 옷의 두께를 힐끗 살피며, 내눈에만 투시될 내 가방 속 옷들을 한벌씩 속으로 펴보았다 개키며, "실수했다..."고 속으로 다시 한번 혀를 끌끌 찼다...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은 역에서도 그리고 시내 중심지에서도 멀지 않았다...
먼저 호스텔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짐을 Baggage room에 짐을 던져놓고...가벼운 몸으로 이제는 달린다...얏호!!!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