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사무실에서 1년에 한번씩 시력검사를 한다...
벌써 두번이나 받았는데...
의사 : 원에서 어느쪽이 열려있는지 말해보세요...
나 : 오른쪽...
의사 : 음...그리고...
나 : 오른쪽...그리고...위???
의사 : 네. 맞았어요...다음...
자꾸...정답을 유도하는 안과의사가 왠지 못미더워서...
올해는 됐다 싶어...검사 신청을 하지 않았다...
+1. 올해는 의사가 각 직원들의 책상에 앉은 자세까지 체크를 했다...
잠시 부엌에를 다녀왔더니...의사가 내 자리에 앉아 있다...
동료들의 표정은 이미 자못 흥미진진하다...
안야 : 아...여기 자리 주인이 왔어요...
의사 : 사람이 없어도...진작부터 아주 작은 사람이 여기 앉아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나 : O.O...ㅡㅡ;
의자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올리면... 다리가 닿지 않으니 불편하고, 또 나쁜 자세가 되고...
내리면... 팔을 들어서 책상에 걸쳐놓으니...전체적으로 어깨가 올라가서...신경도 긴장되고...어쩌고...저쩌고...
의사 : 결론적으로 당신에게는 발판이 필요하겠네요...
나 : 아...네...
로베르트: 아!!! 쿨!!! 나도 발판 하나 갖고 싶어!!!
나 : (울컥...이 좌아식이!!!)
+2. 로베르트 차례...
의사 : 당신은 의자를 조금 더 높혀 앉아도 되겠어요...
로베르트: 그럼 책상이랑 의자 사이가 너무 좁아요...
의사 : 책상을 한 단 더 높여도 되겠네요...
나 : (부러운 자식 같으니라고...ㅠㅠ)
+3. 안야 차례...
의사 : 당신도 키가 크군요...음...그대로 되겠어요...
의사가 사라진 뒤 투덜투덜...안야...
안야 : 나 168 밖에 안돼...안크다고...사무실 애들이 다 난쟁이들인거야???
나 : (또 울컥...들으라고 하는 소리냐??? O.O)
안야 : 근데...이제보니까...너 정말로 책상에 매달려 앉아있구나...
나 : 응...평생을 이렇게 앉아 버릇해서 하나도 안 불편해...
+4. 사무실 최장신 디억 차례...
어쩌고 저쩌고...디억이 하소연을 하고 있자니...
안야 : 디억도 사무실 표준에서 벗어난 싸이즈야...
나 : 으...으응...나도...
* 이제껏 나도 안야가 크다는 생각을 한번도 안해봤다...
한국에 있을 때 얼추 같은 키의 친구는 보면서 엄청 크다고 느꼈었는데...
큰 사람들 사이에 살며...자꾸 큰 데에만 익숙해지고...
정작 내키는 깜빡깜빡 잊어먹고는...
* 아...이제는 의자에도 올라가게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