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금요일 퇴근길...작년 연말에 중국 상회 냉동칸에서 발견하고 침흘리며...찜해두었던...꽃게 한박스 구입...
+1. 동생 녀석과 간만에 오오래 통화를 하고...
귀찮은데...장을 보러 나갈까??? 말까??? 잠시 고민을 하다가...
집에 쌓인 공병을 마침내 좀 정리할겸...장보러 가기로 결정...
무 한개, 호박 한개, 마늘 세통, 계란 10개...공병을 판게 2 유로 정도 되긴 했지만...
그래도 그렇지...82센트만 달란다...
헉...주섬주섬 동전을 꺼내며...이러다...한국 가서는 못살겠구나...잠시 생각했다...
엄마가 올해는 양파가 흉작이라...양파 몇개만 집어도 오천원이랬는데...
+2. 인터넷 요리 블로그 들에서...조리법을 검색해서...대충 훑은 뒤...실습...
국물 맛이...어우...제법 그럴듯한데...
역시...엄마가 준 국간장 덕분이다...
이웃에도 좀 나눠주고...
'처음 해보는 거고, 냉동으로 끓인 거라...비리지 않을지 모르겠어요...'
+3. 마침내...시식...두둥...
아무리 두손을 걷어붙이고 긁고...헤집어 보아도...쩝...
아...냉동 꽃게에는 살이란게...없는 거구나...
그래도 국물에서는 꽃게 냄새가...
아...난...오늘 꽃게(목욕)탕을... 끓인 거구나...
+4. 설겆이도 하고...손도 깨끗이 씻었는데...
손끝에서 올라오는 스멀스멀 이 냄새는...
마늘과 된장과 꽃게의 향이 뒤섞인...쩝...
머리를 감아야 겠구나...
+5. 이 공을 들여...꽃게(목욕)탕은 다시 끓이지 않으리...
냉동 꽃게는 다시는 안 살거다...
아...싱싱한 해산물이 너무 먹고 싶다...쩝...
한국을 갈 수 밖에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