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追憶)은 나의 운명(運命)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희망의 문학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希望)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沈默)을 휩싸고 돕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0. 그래...어쩌나 보자는 마음으로 그의 뉴스를 시청했다...
TV판 시선집중이라는 기사 문구와 댓글들...
그리고 '손석희'라는 이름의 무게감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는 것을 보며 작게나마 기대도 했었다...
+1. TV판 시선집중이라는 평들이 무색치 않게...시선집중과 포맷이 닮아있고...
지난 한철...주구장창 날씨만 다뤄왔다는 KBS와 MBC뉴스에 비하면...
정치, 사회 현안을 정면에 내세우며 그래도 비교적 깔끔하게 뉴스를 제대로 다루고 있는 느낌이다...
+2. 그런데...그렇듯 풍기는 신뢰감이 무섭다...
'여야 민생 던지고 네 탓'이라는 꼭지에...방치된 민생법안을 보고 제대로 뜨악했다...
파행상태의 국회를 비판하는 것도 전형적인 제스쳐이고...
양비론적인 태도도 전형적인 제스쳐이니 그렇다 쳐도...
민생이 내던졌다는 이야기는 세금을 내는 국민들이 울컥할 소리인데...
정작 내던져졌다는 민생법안의 내용이라는 것이 양도세 중과 폐지, 취득세율 인하...
호텔 투자 등이 걸린 용어도 생소한 마리나 항만 조성이나 의료 민영화가 미묘하게 걸려있는 소위 서비스 산업 발전 기본법이란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여야의 국회 파행으로 민생이 던져졌다는 것만을 기억할 것이고 울컥할 것이다...
+3. 실망이 바뀔 것 같지는 않은데...앞으로 한 1~2주는 더 지켜볼 것 같다...
어디까지 가는지...
끝을 봐야...털수 있을 것 같은 기분???
+4. 요즘 뉴스를 보다가 혹은 읽다가...나도 모르게 소리내어 욕을 뱉는 일이 종종 있다..
아..곱게 살고 싶다...
님도 갔습니다. 아아, 신뢰하던 나의 님도 갔습니다.
민중의 소리를 깨치고 종편채널을 향하여 난 출세길을 걸어서, 훌훌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신념은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롭던 촌철살인의 추억(追憶)은 나의 뉴스 취향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냉정하던 님의 말소리에 귀열고, 예리한 님의 멘트에 깨달았었습니다. 정의의 언론
방송도 사람의 일이라, 첫방 때에 미리 종방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종방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좌절에 경악합니다.
그러나 좌절을 쓸데없는 폭음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혜안을 흐리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멘붕을 극복하고서 새 희망(希望)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었습니다.
우리는 첫방에 종편을 염려하던 바와 같이, 종편에 미묘한 편집을 보았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또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제 분을 못 삭이는 탄식의 노래는 님의 방송을 휩싸고 돕니다.
* 님의 방송...ㅠㅠ
* 아...그래도 혹시나 혹시나 했는데...쉬이 가시지 않는 충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