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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9.10 2012.09.09_로또의 추억...



오랫동안 들지 않던 가방을 들어볼까...꺼내다 발견한 추억...

꼬깃하지만 제법 빳빳한 영수증을 들여다 보며...

내가 이 가방을 들고 한국에 간 적도 있었던가...더듬어보지만...


친구가 1000원으로 일주일의 부푼 꿈을 선물해주던 그 순간만큼은 생생하다...


한참 로또 열풍이 아직은 식지 않았던 무렵...처음 한국을 들어갔을 때였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마침 녀석의 핸드폰을 충전하러 들른 편의점에서 나를 돌아보더니'로또는 해봤냐?' 했다...

고개를 젓는 내게...친구 녀석이 자기가 혹시 모를 행운을 선물하겠단다...


그렇게 수능 시험이후 처음 구경한 OMR카드와 컴퓨터 싸인펜을 들었다... 

나름 열심히 칸을 채우고 제출을 하려니...


친구가 혀를 끌끌 차며...

'그래도 이게 확률 싸움인데...그렇게 비슷비슷한 숫자만 둬서 되겠냐?' 한다...


또 귀가 얇은 나는...

'그런가?' 하고는 손에 들고 있던 카드를 구기고는 새로 카드를 집어들고...써 낸게 저 번호들이랬다...


한국에 돌아올 무렵... 잘 지내라고 친구녀석에게 전화를 했더니..

'그래도 니가 처음에 썼던게...제법 더 많이 맞았었더라...'했다...

웃으며...그렇더라고 대답하긴 했었는데...


헉...녀석 그 짧은 순간에 내가 쓴 번호를 기억하고 있었단 말인가?

암튼 머리 좋은 녀석 같으니라고...

나의 신변 잡기와 관련된 번호로 채웠던 첫번째 카드의 번호는 그래도 네개나 맞았더랬다...

네개가 맞아도 상금을 받을 수 있는 거였을까?

뭐...예나...지금이나...로또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0.  영수증을 손에 쥐고...잠깐 살포시 웃었다...

      녀석은 기억도 못할게다...


+1.  녀석... 혹시 모를 행운을 전하는데는 실패했지만...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혼자 피식 웃을 수 있는 추억을 선물하는데는 성공했다...


+2.  녀석은 모를거다...그 이후로도 그때 저 로또가 내가 해본 마지막 로또라는 건...


+3.  교훈 하나... 한 우물만 파자...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