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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0.18 2007.10.17_Planet Terror_로드리게즈와 타란티노에게 경배를


8월 중순쯤인가..
마르코가 데쓰 프루프를 보고 와서는 재밌다고 야단법석을 떨며...
킬빌보다 나으니 꼬옥 극장 가서 보라고 했는데
올여름 갑자기 콘서트에 불이 붙었던 바람인지 그때는 왠일인지 썩 내키지가 않는 거다...
뒤셀도르프에 와서 씨네 21에 마음을 붙여보자 하고...들락거리기 시작하면서 이제 겨우 다시 영화기사를 읽기 시작하긴 했지만...
여전히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즈가 함께 새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TV라도 있었으면...TV에서 예고편이라도 보고 마음이 동했을텐데...
 
10월...
밍기적 밍기적 웹써핑을 하던 중...
로드리게즈의 플래닛 테러가 개봉한다는 걸 알게되고...
무슨 영화인가 기사를 뒤적여 보기 시작했다.
덕분에 플래닛 테러 외에 데쓰 프루프와 예고편을 포함한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동시 상영 영화 제작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를 읽고...
타란티노가 데쓰 프루프를 어이 만들었다는지...인터뷰도 읽고...
땅을 쳤다... 이건 극장에서 봤어야 하는 건데...
 
그 아쉬움의...반동으로 나름 빡빡했던 스케쥴 사이에 틈을 내어 플래닛 테러는 극장에서 챙겨 봤다.
B급을 표방하긴 했지만 나름 좀비영화여서인지...
개봉일 외에는 이틀에 한번씩 밤 11시 상영이 전부라...
이사 준비로 바쁜 와중에 택시비 아끼려 개봉일 저녁 8시 상영을 챙겨봤다.
 
그 왁자지껄함과 어이없음 사이에...
역시나 좀비영화라고... 중간중간 깜짝깜작 놀라고...
갑자기 왁~하고 튀어나올 그 무언가에 미리 나름 가슴 졸이기도 했지만...
그러나 결국에는 피식피식 바람 새는 웃음을 연신 뿜어가며 재밌게 봤다...
결국 북미외에는 플래닛 테러라는 독립영화로 개봉되긴 하지만...
그라인드 하우스라는 최초 프로젝트 의도에 걸맞게...
한때 씬씨티에서 보여주었던 우아함을 한번에 집어던지고는...
황혼에서 새벽까지로 돌아가서 더 철저하게 B급을 표방하고 있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새벽부터 킬빌까지 각종 영화들에 대한 오마쥬는 물론 패러디에...
바이러스...아랍지역 국제문제...이라크전...군대...
좀비 공포...고무 장갑 끼고 날으는 액션... 세미 포르노...고고걸...연애...
전기톱 살인 슬래셔...부부 사이를 둘러싼 치정과 전쟁...형제애...강아지...
신분의 비밀...위용을 자랑하는 바이크...
뚝뚝 흘러내리는 브루스 윌리스와 타란티노...
화염이 피어오르는 총구를 훅 불어재낄 줄 아는 키치하고 요염한 여주인공...
없는 거 없고 무엇하나 빠질 것 없는 이 영화에...
항상 세트는 총알이 명중하기도 전에 거센 화염을 일으키며 폭발해 오른다... :)
 
타란티노와 로드리게즈라는 이름이 없었더라면 완전히 무시했을 영화를
감독 이름을 메이커로 붙이며...
상품의 급을 바꾸어 즐기게 할 수 있을만큼 이 사람들 거물이 되었구나...했다...
 
어찌되었든 간에...
씬씨티도 좋았지만...황혼에서 새벽까지의 말도 안되는 소란을 더 좋아하는 나는
로드리게즈의 제대로 된 못말림이 반가울 따름이다...
 
한국 개봉에는 가짜 예고편 상영이 없다던데...
독일판에서는 가짝 예고편이 한편 있었는데...
돈을 위해 살인 청부를 시도했던 한 멕시코인이 고용인으로부터 이용당한 것을 알고 복수를 감행하는 이야기의 예고편
"Die haben falschen Mann gerührt.... 그들 사람 잘못 건드렸더랬다..."
하는 예고편을 보며 제대로 쓰러졌더랬다...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