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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9.08 2013.09.07_더 테러 라이브


+0.  보고 싶던 영화였는데...생각보다 빨리 인터넷에 돈다...

그만큼 시간이 후딱 지난 것인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진행속도는 빨라진다는데...

올해 유난히 그 빠른 속도를 더 실감한다...


+1.  올해 본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들 중 한편이다...


+2.  사실 사건의 전개과정도 그렇고, 주제의식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무리가 많은 영화이다...


이미 범인의 목소리만으로도...적어도 범인이 50대 후반까지나 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순식간에 드러나고...

범인이 사건을 벌이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순간...이미 범인의 정체도 어느 정도 짐작이 되는데다가...경찰청장이 호통을 칠 즈음에는 뚜렷해지는데...

영화 속 그 영민한 등장인물들은 작은 단서조차 잡지 못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물론 차국장의 말대로...'알고도 모른척 하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테러가 짧은 시간동안 진행된 것을 감안해도...

범인이 준 시간 10분을 기본으로 전후를 고려, 최소 30분이 넘게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애시당초 테러범이 본인의 신상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잠잠하다가...

모든 상황이 종결된 후에야, 자칭 범인이라는 인물에 대한 제보가 터져나오는 것도 도대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 상태에 실행된, 1차 폭발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국과 마포대교가 아무리 가까워도...장비를 챙겨서 현장까지 달려가 셋팅을 하고 중계를 하기까지 최소 5분에...

범죄 동기를 털어놓는 초반 전화통화시간에, 동료 아나운서도 테러를 당하는 사건까지...감안하면 2차 폭발까지 거의 20분이 넘는 시간의 텀이 있었다...

그 동안 취재진은 현장으로 달려나가더라도, 일반인들은 위험이 남아있는 현장을 급히 빠져나오게 마련이고, 혹시 호기심에 남아있다 쳐도 경찰의 제지를 받게 마련인데...

2차 폭발로 방송팀과 경찰외에 '아이와 여자들'도 포함된 15명의 인질이 발생한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경찰청장은 분노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쳐도...

오로지 주인공에게 마이크를 넘기기 위해, 여자 아나운서에게 큰 망설임없이 폭탄테러를 가했던 데에 비해...

정작 주인공이 차고 있던 폭탄은 가짜였다는 사실은 심하게 불공평하다...


많이 봐줘서...다리 폭발로 인한 희생자들이 발생한 것은 원래 테러범이 의도치 않은 일이라고 쳐줘도...

상부로부터 범인 검거 지시를 받고 투입된 경찰들이 있던 건물을 폭파한 것은 명백히 무고한 다수를 상대로 한 '묻지마 살인'에 불과하고...

마지막 주인공의 선택도 마찬가지이다...

범인과 주인공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분풀이의 대상은 완전히 틀려먹었다... 


+4.  주제의식과 영화가 결말을 짓는 방법에는 분명히 문제가 많지만....


정치인들과 방송가의 뒷모습이 까발려지는 모습과 이에 대응하는 테러가...

현 정국의 상황과 교묘히 맞물려...어느 정도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줬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하정우의 연기도 훌륭했지만...영화의 흥행에는 이 부분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을 듯 하다...


+5.  '다 방송이 우선이지, 사람이 우선이 아니라니까...우리는 달라요'라고 테러범에게 감언이설을 날리던 하정우가...


'경찰 못믿는거 알겠는데...지금 윤영화씨는 죽는 장면 보는 사람 누굴꺼 같에요? 

자기 가족, 친구, 뭐 이지수 기자? 솔직히 그런거 신경안써요. 

그런데 지금 문제는요...전국민이 그걸 다본다는 거에요...

윤영화씨 죽으면 우리는 이 테러범에게 완전히 지는 거라고...우리도 죽게 생겼어요...지금.'

이라는 달달한 말을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덥석 무는 것도 꽤나 흥미롭다...


인질이 죽어야 끝이나는 상황에서...

국민앵커로 각광받는 스타 아나운서가 생방송 도중 테러를 당한다면 그 파급효과가 오죽할 것인가?


+6.  하정우의 목소리가 탁한편이라 초반에는 좀 거슬리고 몰입이 잘 되어서...

아나운서 역할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느꼈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심경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하정우의 연기는 이 약점을 다 극복해낸다...


목소리와 초반의 다소 야비한 느낌 때문에 김명민이었다면...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는데...

김명민이 연기했었더라면 그에게 아주 잘 어울렸을 역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이하의 영화가 되었을 것같다...


'제발...그냥 나 안죽이면 안돼요???'

정말이지...하정우의 찌질연기는 매쏘드급이다...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