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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3.08 2009.03.07_Der fliegende Holländer
  3. 2007.10.08 2007.10.07_Oper 'Tristan und Isolde'

2010.04.25_Oper 'Parsifal'

2010. 4. 26. 06:50 from was ich höre


Musikalische Leitung: Sylvain Cambreling

Regie: Calixto Bieito

Bühne: Susanne Gschwender

Kostüme: Mercè Paloma

Licht: Reinhard Traub

Chor: Johannes Knecht, Christoph Heil

Dramaturgie: Xavier Zuber



+0.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 'Der fliegende Holländer'까지 바그너 오페라 세편을 보고나서...

나름 바그너에 매료되었다고 믿고 있다가 큰코 다쳤다치고 왔다...


이번 시즌에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을 단 3회 공연한다는 광고를 보고...신이나서 일찌감치 표를 예매해 두고...

공연을 보러 간다고 잔뜩 자랑질을 해댔더랬다...


+1.  뭐...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고...

언론에는 극찬이 쏟아지는 것 같은데...

내게는 난해하기만 해서...1막의 어느 부분에서는 졸아버리기까지 했다...으...


칼릭스토 비에토의 연출은 대체로 나와 맞질 않는 것 같다...

'Der fliegende Holländer'를 보면서도 대략 난감함을 느꼈는데...

'파르지팔'은 그 정도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여자들이 제5원소 밀라 요요비치가 처음 나올때 입고 있던 붕대옷 같은 것들만 입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합창을 하는데...한손에는 붉은 립스틱을 들고 연신 배에다 마구 그려대는데...

꼭 할복자살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줘서...등골이 오싹하기까지 했다...


위 사진 관 속에 아저씨가 발가벗고 있었던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2.  성배에 관련된 이야기라고 해서 꼭 무겁고 장중할 분위기일 필요는 없지만...

탄광촌을 끌어온 것은 좀...


덕분에 마녀 쿤드리는 오리털 파카를 껴입고...숯검댕을 뒤집어쓰고 쇼핑카트를 밀고 무대를 배회한다...

뭐...행색은 노숙자가 따로 없다...

바바라 슈나이더 호프슈테터가 노래를 잘하는 것만큼은 인정하지만...

'Der fliegende Holländer'때도 그렇고...'엘렉트라' 때도 그렇고...도대체가 캐릭터에 몰입을 시키지 못하는 배우다...

예전에 '예누파'를 볼 때에는...역시 뚱뚱한 아줌마가 연기를 하는데도...

극이 끝나갈 즈음에는 그 배우가 거의 어여쁜 처녀로 보이던 경험을 비추어보면...

그것이 꼭 배우의 외모 문제만은 아닌듯 하다...


가뜩이나...몰입이 잘 안되는 배우가 행색까지 이러하니...

도대체 어딜봐서 이 여자를 성배의 기사들을 홀리는 색녀라고???

억지도 어디 이런 억지가 없다...


클라이막스 내내...'어...어...헉...아줌마...'  


+3.  앞으로는 칼릭스토 비에토의 연출은 가급적 피할 것 같다...


+4.  일요일 밤...엄청나게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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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alische Leitung: Timo Handschuh 

Regie: Calixto Bieito

Choreographische Mitarbeit: Lydia Steier

Bühne: Susanne Gschwender, Rebecca Ringst

Kostüme: Anna Eiermann

Licht: Reinhard Traub

Chor: Michael Alber

Dramaturgie: Xavier Zuber



+0.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에 이어 세번째로 본 바그너 오페라...

오페라판 '캐러비안의 해적'이다...


바그너 오페라 치고...그래도 비교적 짧아서 수월하게 보기는 했지만...

오페라의 각색이 극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하며 봤다...


+1.  스페인 연출가 칼릭스토 비에토의 연출은 한편 그로테스크한 극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너무 어수선해서...내 취향은 좀 아니다...


+2.  초반에 반투명한 벽에서 'RETTE MICH'등의 글을 쓰던 부분은 꽤 괜찮았지만...


후반부 한 남자가 나체로 무대를 가로 지르며 뛰어다니는 부분 등은 도무지 극과 무슨 개연성이 있는지 잘 이해되질 않는다...

순간 엄청 놀라기는 했다고...


+3.  슈트트가르트 오페라를 몇차례 관람하며...어느덧 익숙해진 여주인공 바바라 슈나이더 호프슈테터는 노래는 정말 잘 하지만...

아무리 봐도 도무지 여주인공으로 몰입이 되지를 않는다...


가수는 노래를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오페라 가수는 가수인 동시에 배우이기도 한 까닭에 역시 어느 정도의 비쥬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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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des Welt-Atems wehendem All – ertrinken, versinken – unbewusst – höchste Lust!"

"세상의 호흡에... 흔들리는 모든 것들에... 빠지고, 가라앉고, 의식을 잃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Musikalische Leitung Stefan Soltesz

Inszenierung Barrie Kosky

Bühne und Licht Klaus Grünberg

Kostüme Alfred Maverhofer

Choreinstudierung Alexander Eberle



+0.  10월 첫 주 주말...아마 뒤셀도르프에서 마지막으로 맘편히 보낸 주말이 되리라...


거의 반 이상은 알토의 건물을 처음으로 직접 한번 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Essen Aalto theater 를 저녁이 되기도 전 늦은 오후 4:30 에 찾았었다. 

5년 전 여행 중에 빈 국립극장에서 Die Meistersänger von Nürnberg 을 야간 기차 시간에 쫓겨 보다만 이후로 바그너의 작품은 처음이다. 

그때도 늦은 오후 비슷한 시간에 극장에 들어가서 2막까지 보고서는 8시쯤 아쉬움에 연신 뒤를 돌아보며 베네치아 행 기차에 올랐던 것같다. 

물론 여름에 접어 들기 시작하던 그 무렵은 해가 훨씬 더 길었지만...

 

+1.  바그너의 오페라는 정말 길다...

너무너무 기이이이일다...

너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어지간하면 여유를 좀 두고 살자고 재차 마음을 먹는데도... 

앞으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다시 한번 장장 다섯 시간을 보며 살 여유가 있을까 의문이 들만큼...

벌써부터...스스로를 믿지 못할 수 밖에다...


+2.  그러나 난생 처음 본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 긴 다섯 시간을 이졸데의 노래처럼... 비극적인 이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나도 극 속에 가라 앉아 의식을 잃고 행복해했다... 


+3.  바로 전에 봤던 "예누파" 와는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 할 만큼...대조적으로

최소한으로 작게 좁게 꾸며진 무대를...

항상 스케일 크고 시원시원한 걸 선호하는 나는...처음에는 못마땅해하고 불편히 느꼈었다...

좁은 공간에서 부대끼는 배우들의 불편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같이 불편해 지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노래가 한번은 그 작은 방을 거쳐 나와야 해서 음향이 좀 떨어져서 불쾌했고...  

큰 무대를 꽉 채워서 공연을 해도 극장 여기저기 생기는 사각이 

겨우 3m x 3m 남짓한 공간으로 무대가 축소되고나니 거의 극장 안 반 이상의 좌석에 사각이 생기는 것에 짜증이 났고...

그에 더해 딱딱한 독일어 때문에 소프라노인 이졸데의 노래가 억세게 느껴진 것도 불편했고...

독일어 오페라인 덕에 은유적인 가사가 그대로 자막으로 나오는 바람에 극을 이해하는 것이... 

이탈리아어 오페라 보는 것 보다 훨씬 더 고되었던 것도 불편함의 또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바그너의 음악을 빛나게 한 이날의 무대 디자인은 

두 주인공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심리와 극을 이보다 더 잘 전할 수 없으리라고 느낄 만큼 곡 못지않게 빛이 났다...  

앞으로까지 평생 동안 본 최고의 오페라 중, 무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감히 벌써부터 섣불리 짐작한다.


+4.  모든 못마땅함은 2막 두 연인... 사랑의 테마와 함께...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완벽한 암흑 속에서 그 작은 무대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그 작은 무대  양벽에 난 창으로 간혹 드는 빛만이 시간의 흐름을 알리고...

세상과 상관없이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는 둘의 사랑에 맞춰 같이 회전하기 시작하는 무대

다시 그 속에서 속삭이는 둘의 사랑의 멜로디는 정말 나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의 혼을 쏘옥 빼놓았다...

2막이 끝나자마자...

2열의 오른쪽 가장 자리편에 앉아 있던 한 관객의 입에서 "brilliant!!" 하고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가쪽이긴 해도 최고 클래스 좌석에 그 가격을 지불하고 앉아서 막의 절반을 배우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소리만 듣고 앉아 있으면 불만도 생길법 한데...

내가 그 위치에 앉았더라면 막 내내 분명히 씨근덕 거리고 앉았을 게다...

이 곳에서 가끔...사람들의 그런 마음의 여유에 놀라기도 하고...그래서 반성하기도 하고...배우기도 한다.

 

+5.  3막에도 이 작은 Cabin이 계속 등장하긴 하지만...유일하게 무대 전체가 다 드러났다...

처음에 좁은 무대를 그렇게 못마땅해했던 내가...

3막 처음에는 오히려 계속 무대를 작게 보여주지 않는 것에 내심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작은 무대를 이용해 무대 통째로 두 주인공의 사랑을 그린 2막은 독보적이고 매력적이었지만 3막의 무대 디자인도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다.

고향에서 병상에서 이졸데를 애타게 기다리는 트리스탄의 방 주위는 들판...어둠속에서 수도사의 분위기를 풍기는 양치기들이 (플라스틱) 양을 치고 있다.

기다림에 타들어가는 마음에... 트리스탄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이졸데를 기다리며 피를 토할 듯...광기에 휩싸여 노래부르는 트리스탄의 뒤로 소리없이 하마터면 거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양치기들은 양을 한마리씩 몰아 나가며 꺼져가는 트리스탄의 생명을 암시한다...

마침내 방밖으로 뛰쳐나와 쓰러지던 트리스탄 앞에 이졸데가 도착하고 둘은 재회하지만...

트리스탄은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뱉지 못하고... 거꾸러지고...

넋이 나간 이졸데 뒤로 조용히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트리스탄의 방이었던 무대도 퇴장하고...

그 넓고 깊은 그리고 어두운 무대에 오로지 죽은 트리스탄과 이졸데만 남아...

한줄기의 빛 아래에서 이졸데가 마지막 사랑과 죽음의 노래 "Liebestod"를 부르고 서서히 트리스탄 위로 쓰러지고 빛마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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