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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23 2009.01.22_프랑크푸르트행 ICE

좀 바쁘고, 좀 피곤하고, 좀 배도 고팠던...그래서 불규칙적인 생활에 다시 또 다른 불규칙이 더해졌던 이틀이었다...

주위의 한 어른께서 귀국하셨다...
어제는 친구들과 그분의 집정리를 조금 돕고...조촐하게 중국 부페집에서 최후의 만찬도 함께하고...
오늘은 역에 배웅을 다녀왔다...
불규칙적인 생활 중간에 갑자기 잡힌 약속...
늦으면 안 될 약속이라 조금 긴장을 하고...
덕분에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아침 동이 트고 것도 모자라 모닝매거진 프로가 끝이 나도록 뒤척이다...
결국에는 늦잠을 자고...허둥대느라...아침은 고사하고 점심도 건너뛰고는...종일을 쫄쫄이 굶고...저녁이나 제대로 챙겨먹던 연 이틀이다...

그 분이 정리하셔야 했던 많은 일들을 도운 사람은 정작 따로 있는데...
배웅을 하고 역을 빠져나가는 기차를 뒤로 돌아서며 괜이 큰일이라도 하고난 듯 피로해하고...묘한 여운을 느낀다...
오후 2~3시 프랑크푸르트 공항 행 ICE에는 항상 그렇게 약간의 피로와 약간의 애잔함과 아쉬움,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설레임이 뒤엉킨 복잡한 감정과 맞물려 있다...
내가 그 기차에 몸을 실을 때도...그리고 누군가가 그 기차에 오르는 것을 볼때도...
물론 다른 사람이 기차를 탈 때면, 대체로 그 감정의 팔할이 부러움이었지만...

새벽에...동생과 글을 주고 받았다...
자취방을 정리하고...세탁기를 한번 돌리고...씻고...그 사이 세탁이 끝난 빨래를 널고...
이제는 집에 내려간다는 동생의 인사 때문이다...
오늘...그 기차가 더 길게 여운을 남기는 것은... 

바로 지난번 들어갈 때는 공항을 이용했었는데도...
3년 전, 단 한번 탔던 공항행 기차를 보면서 더 진한 향수를 느낀다...
그 곳에서 기차를 타고 들어간 친구들이 생각나는 저녁이다...
가뜩이나 주위를 잘 못살피는데, 생활비를 좀 줄인다고 집전화를 끊고는...더해서...마음에 걸린다...

그분은 벌써 한국에 도착하셨겠다...
9개월을 이곳에서 보내고 돌아가셨는데...
그 동안 졸업준비며, 취업준비 등등...마음이 바쁜 핑계로 그분께 자주 인사를 드리지 못했던 것도  마음이 좀 쓰인다...

여운의 끝...좀 무거운 마음이다...
자고 일어나면은 또 쉽게 잊고마는 간사한 마음이지만...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