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 쫌 짱입디까???

그녀 : 쫌 짱입디다....


날씨 탓에 일정이 차례차례 밀려서...하루를 머무르려 했던 쮜리히에서는 겨우 두 시간을 머물렀다...

그리고 우리는 쮜리히 역에서 S-Bahn(우리로 치면 국철 쯤)으로 한 정거장 떨어진 슈타델호펜을 급히 들렀다...


친구를 보러 가기도 하고...다른 곳을 가는 길에 잠시 들르기도 하는 쮜리히...

(슈트트가르트에서 스위스의 어떤 도시를 가려고 하면...바젤을 제외한 거의 모든 도시를 쮜리히를 경유해야 한다...)

이제는 몇번째인지 셀 수도 없는 쮜리히 여행...


그 중 이곳 슈타델호펜만 벌써 네번째...들렀다...

깔라뜨라바의 그 어떤 건물보다 좋아하고, 전 세계 지하철 역 중...가장 사랑하는 이곳...

그 멋진 벤츠 뮤지엄도 세번째부터는 시들해졌었는데, 네번째 들른 이곳은 여전히 나를 감동시킨다...

(도도한 그곳...어쩜 그렇게...갈때마다 날씨가...그 모양인지...흠...)


완벽하게 구조에 충실한 디자인의 저력...

전철의 전선을 잡아매는 가느다란 팔까지...어느 하나 구조에 따르지 않은게 없는 디테일들...


지하철은 6시 반에 떠났네...

6시 반 지하철을 타고 우리는 쮜리히 역으로 돌아가 7시 슈트트가르트행 기차를 탔다...


아직 이곳을 알지 못하던 친구에게 소개시켜 주고자 바삐 움직였던 발걸음 뒤로...

어느 걸작이 주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감동을 확인하며, 훈훈히 마감한 부활절의 짧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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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넌 누구?? 여긴 어디??

안녕 안녕...로쟌...


앞으로 로쟌의 풍경사진을 봐도...로쟌이 아니라고 할테다!!!

난 너를 모른다...


+1.  이래뵈도 나 로쟌 갔다온 사람...

울컥... 여기는 '우...씨...'


불어 못하는 두사람이 버스에 앉아서...


그녀 : Ouchy...여기서 내리면 된데요...오취? 오히?

나    : 우씨? 움하하하...


안내 방송: (추정컨대 앞에 나온말...이번 정차역은...) 우시!


+2.  기차에서 여행사진을 훑어 보다가...

두 사람...이 사진에서 잠시 멈췄다...

'이게 뭐지??'

'아!!! 하하하...ㅠㅠ'


+3.  호숫가를 걸으며...백조와 오리만 발견하고서는...대화...

 

'갈매기가 있을 줄 알았더니...갈매기가 없는 호수인가봐요...'

'역시 보덴제가 더 큰가봅니당...'


집에 와서 사진을 보고 있자니...갈매기 두 마리가 떠억...

앗...나는 너를 본 적이...본적이...


레만호: 583 km²

보덴호: 536 km²


뭐...그냥...나는 너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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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의 리셉션 오픈 시간을 기다린 핑계로 두어시간 배도 채우고 차도 마신뒤...나선...로쟌 시내 구경... 

평소 평지만 걷다가 오랜만에 언덕을 오르니 힘들다...

날씨 덕에 몸도 물먹은 두터운 외투도 너무 무겁고... 기껏 들고나간 카메라도 감히 세상구경하기 너무 힘들다...


주룩주룩주룩...끊임없이 내리는 비...사이로 로쟌에서 그나마 예쁜 것은 급경사 지형 덕분에 생긴...지붕 풍경...

흐린 날 물기를 머금은 촉촉한 지붕은 쨍한 날의 그것보다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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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유럽인들에 비하면 아주 좋은 날씨를 가진 복받은 사람들이다. 유럽인들이 "봉쥬르(좋은 날)!", "본 조르노", "구텐 모르겐" 등으로 인사를 나누게 된 것은 유럽의 일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반영한 것이다. 보릿고개와 같은 굶주린 경험을 가진 우리가 때마다 "아침(점심, 저녁) 드셨습니까?"라고 인사를 나누었던 것과 마찬가지이다.

유럽의 기후가 나쁜 것은 멕시코 난류의 습기를 먹은 편서풍 영향을 받아서 으레 잿빛 하늘을 보아야 한다. 유럽인들이 부활절을 기다리는 것은 부활절 그 자체보다 부활절 때부터 일기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5월경부터 9월까지 4~5개월만 괜찮고 10월경부터는 잔뜩 찌푸린 날씨가 이듬해 4월까지 연일 계속된다. 

여름엔 기온이 간혹 30도를 넘기도 하지만 건조하기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지 않아 흔쾌하다. 그러나 겨울에는 영하 5도 밑으로 내려가는 일이 드물어도 항상 습하기 때문에 뼈까지 스며드는 추위를 느끼게 된다. 나같은 사람이 우리 나라 겨울의 양지가 마냥 그리워지는 때가 바로 이런 때다.


* 홍세화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중에서..



+0.  창밖을 보고 아침 댓바람부터 하늘에다 대고...욕을 할뻔 했다...울컥...

미친거야???


+1.  하루 종일 내리는 눈을 한동안 그윽히 바라보던 안야가 말했다...

"아...크리스마스 장이 다 내리고 없는게 너무 안타깝다...나...나가서 글뤼바인 마시고 싶은데..."

"아...오스턴글뤼바인???"


+3.  안야가 물었다..."진...한국 날씨는 요즘 어때???"

"괜찮은 거 같아...지금은...15도 쯤..."

안야가 또 물었다..."나...이거 꼭 물어봐야 할거 같아... +/-???"


+4.  이번 주말이면...벌써 부활절인데...

올해 부활절엔 추워서...토끼는 못나오겠다...쩝...



Scheiß Schnee!!!

Scheiß Sch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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