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아침 숙소를 나서며... 

나    : 그래도 우리 이번 여행은 사건, 사고없이 조용히 넘깁니다...

그녀 : 두고봐야죠...마지막까지 정신을 차려야해요...^^


+1.  기차 안...


그녀 : 집에 가서 언니한테 카톡 날릴거에요...

         (의기양양) '언니 스티브 맥쿼리 알아??' 라고...

나    : 아!!! 스티브 맥퀸...

그녀 : O.O....!!! 

         요즘 국정을 좀 많이 걱정했더니...ㅠㅠ


그녀는 좀 좌절했고...둘이 잠시 눈물나게 웃었다...

요즘 그녀가 여행마다 빵빵 한 건씩을 한다...^^


+2.  Schaulager를 더욱 빛나게 했던 스티브 맥퀸의 전시들...

인간의 감각을 아주 예민하게 다루는 작가다...


+3.  너무 불편해서 차마 끝까지 보지 못하고 일어섰던 영화는...


'설마 영국에서 저런 일까지 있었으랴...' 허구이리라 추측하면서...

'도대체 어쩌려고 이렇게까지 하는 건가...' 하는 궁금증에 꾹꾹 참다...

결국 시간과 영어의 압박때문에 도중에 포기를 했었는데..


1981년 북아일랜드 형무소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배경으로 한단다...


신부와 주인공 사이의 논쟁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며,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집약되어 있다는데...

나는 아일랜드식 영어를 듣고, 독일어 자막을 읽으며...한국어로 이해를 해보려 애를 쓰다가...결국 정신을 놓고 일어섰다... OTL


결말이 궁금해서 아마존 희망목록에 올렸다가...실화라는 글을 읽고 슬며시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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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Static (2009)


우리를 맞이했던 첫 작품... 

그녀는 이 작품을 보며...이작가의 난지도를 떠올렸다...


사실 영상자체보다 더 인상적이었던...전시공간...

스티브 맥퀸의 이번 전시를 위해 Schaulager는 작은 Kinostadt (극장도시)를 지었단다...


전시공간에는 작품에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 유리벽이 사용되는 경우가 드문데...

좋은 예시를 이곳에서 발견했다...


보통은 암실인 영상 전시공간에 작품에 방해가 되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자연광을 끌어들였다...

언제 한번 나도 꼭 한번 응용해 보리라...


*    뉴욕으로 휴가를 다녀온 안야는 '자유의 여신상'에도 두번째 피난계단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단다...



+2.  Bear(1993)

+5.  Five easy pieces(1995)


전시장 한 가운데에 선 정삼각형 스크린...

틀없이 공간에 그대로 똑 떨어지는 스크린...



+7.  Current (1999) (& Deadpan.1997)


이 작품도 좋았지만...바로 맞은 편 방에 전시되었던 Deadpan이 인상적이었다...

어디서인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어디에선가 이미 본적이 있는 Deadpan...

전에도 재미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었지만...전시공간 덕분에 이 작품 더 힘을 받았다...


화면이 정확하게 전시장 벽면과 똑 떨어져서...

전시장 벽에 남는 작은 틈 하나 없이 정확하게 한 벽면이 스크린으로 쓰였다...



+16. Running Thunder (2001)


예전에는 별의별 엽기적이고 자극적인 영상들도 곧잘 보았는데...

이것도 나이가 드는 조짐인지...

이제는 마음을 후벼파는 것은 점점 보기가 싫어진다...


지층 오디토리움에서 Hunger를 보다 관두고 내려와 마주한 첫 작품...

회복되지 않은 마음으로 이 작품을 마주하는 것은 고문이었다...


'곱고 이쁜 것들만 보아도 아까운 한 세상'이란 말이 가슴으로 닿기 시작하는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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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2003년 개관한 샤우라거...10년을 별러서 겨우 구경했다...

1년의 절반은 작품저장고로 쓰이고, 나머지 절반만 전시장으로 쓰이는 이곳...

년간 50%이라는 비교적 높은 확률의 타이밍을 딱 맞춰 찾기가 쉽지 않아 번번히 놓치곤 했었는데...드디어 맞췄다...


+1.  너무 보고 싶던 나머지...2007년 3월의 어느날엔...

전시 스케쥴을 검색하며...ab Mai라는 공고를 ab März로 단단히 착각해 (정말로 보고싶던대로) 읽고...

기껏 이렇게 전시장 앞까지 찾았다가 헛걸음을 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했었다...


+2.  입구의 퍼스펙티브 못지않게, 내부의 퍼스펙티브 효과가 재미있다는 이야기를 익히 듣긴 했지만...

내부 공간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롭다...


공간을 그토록 간결하게...더 나아가 간단히 풀어내면서도, 한편 흥미로운 퍼스펙티브를 연출해내는 솜씨하며...

전시장인 동시에 저장고라는 용도를 완벽하게 충족하는 플렉시빌러티하며...경이로울 따름이다...


도면과 모델로는 읽어내지 못했던 공간을 비로소 읽고 오다...


+3.  간결한 공간에서 그렇듯 흥미로운  퍼스펙티브 효과가 난 것은 천정분할과 조명의 공이 크다...

HdM은 흔하디 흔한 형광등을 참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건축가들 중 하나다...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천정과 열을 지어 늘어선 조명이 묘한 착시효과를 낸다...


설마 마감재인지...구조재의 노출 콘크리트인지 살짝 아리송했던 천정은...도면을 찾아보니 마감재다...

O.O...스위스는 부자나라다...건축주도 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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