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ydn         Streichquartett F-Dur Hob.III:73 op. 74/2

Schulhoff     5 Stücke für Streichquartett

Schubert     Quintett für Streicher C-Dur D 956 (op. 163)


+0.  슈트트가르트 궁에서의 비발디 공연 후 현악중주의 매력에 빠져서...괜찮은 현악 콘서트를 기웃대던중...낯익은 이름하나 발견...

아드리안 브렌델...알프레드 브렌델의 아들...첼리스트라던 그???

그 이름이 너무 반가워서 다짜고짜 표를 끊었다...

사실 헨쉘...이 사람들이 누군지는 관심도 없었다...

그랬어도 그렇지!!!


+1.  하이든의 곡을 들으며...

끊임없이 튀어오르며, 협주와 어울리지 못하는 바이올린 소리가 거슬려서...생각했다...

'끌끌...아...실내악에서 바이올린이 별로인 건...밴드에서 보컬이 노래 못하는 거랑 마찬가진데...'


+2.  슐호프의 곡...처음 들어보는 작곡가의 처음 들어보는 곡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전에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한번 들어봤던 곡인듯하다...

그런데...역시 들어본 곡을 들으니 비교가 확실히 된다...


불협화음이 이어지는 듯하지만 세련된 곡인데...

불협화음이 확실히 불협하게 연주되었다...


이번에는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비올라와 첼로도 정신 튀어올라서...


'아...바이올린만 별로인게 아니라...비올라와 첼로도 별로구나...'


그녀는 그들이 이런 곡들을 주로 연주해서...하이든 곡도 그렇게 거칠게 연주했구나라고...이해가 되었단다...

어...클래식 레퍼토리도 많은 거 같았는데...


+3.  2부 슈베르트의 곡...이번 곡은 티켓파워의 주인공 아드리안 브렌델까지 낀 5중주다...

그렇게 와일드한 슈베르트는 처음이었다...

바이올린은 말그대로 낑깡이가 되어 더 시끄러웠고...

콘서트 장까지 가서...나름 내 귀에서 고음부만 분리해서 소리를 줄이고...

정면으로 보이는 첼로 연주만을 따라서 곡을 듣는 신기한 경험을 했다...


'아...아드리안 브렌델도 솔로 활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구나...'


굳이 고음에 신경을 나름 끄고 듣는데도...나중에는 쨍쨍되는 소리에 좀 힘이 들었다...

콘서트에서 앉아있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일수도 있다니...


+4.  공연이 끝났다...

'Wunderbar!!!' 'BRAVO!!!'

이거는 또 도대체 무슨 시츄에이션이라냐???


우리 듣는 귀 없음???


+5.  두번 다시 모짜르트 홀에서 하는 공연은 보지 않기로 했다...

그냥 앞으로는 쭉...마이스터콘제르트로...


*    위키페디아를 찾아봤더니...확실히 현대곡을 중심으로 연주하는 그룹이다...

그녀의 추측이 맞았던 듯...


새로운 시도도 좋지만...일단 기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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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N :

Joseph Haydn. Sonate c-moll Hob. XVI:20 'Auenburgger'

- moderat,  andante con moto,  finale. allegro


Ludwig van Beethven. Sonate Nr. 31 As-Dur op.110

- moderato cantabile molto espressivo,  allegro molto,  adagio ma non troppo,  fuga. allegro ma non troppo


Franz Schubert

- impromptus Nr.1 f-moll d935,  impromptus Nr.3 b-dur d935


Wolfgang Amadeus Mozart. Sonate Nr.14 c-moll kv 457

- allegro,  adagio, molto allegro



+0.  스트레스도 많고 망설임도 많았던 하루였다. 아니 한주 였다고 해야 맞겠다.


주말에 열심히 돌아다닌 끝에, 월요일 10시를 넘긴 퇴근길에 이미 현기증을 느끼기 시작했으니...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을 잊게 한 저녁이었다.


+1.  사실 오늘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은 사무실 일 때문이 아니라 콘서트 티켓 확보가 불투명한 것이었다.

낮에 에센 필하모니 홈페이지에서 남은 티켓을 검색을 하는데...

제일 비싼 75 유로 좌석 외에는 매진, 그나마도 10분 뒤에 다시 들어갔더니 것도 클릭이 안되는 게다.


완전히 실망한 상태에서 혹시나 지난번 베를린 필하모니 때처럼의 행운이 따르지 않을까 기대하며 길을 나서는데...

두번째 장애물... 에센까지 가는 티켓이 예상보다 훨씬 비싼게다. 8유로 70 센트...

기차표 자판기 앞에서 5분은 망설였을 게다.

그까지 가서도 콘서트장에 들어가지 못할지도 모르는데...이 길을 나서야 하나...

좋아하는 공연을 보고자 캐나다로 미국으로 한국서 날아가는 사람도 있다는데...

고작 8유로 70센트...40분 거리에...이 무슨 말도 안되는 고민이냐... 스스로 돈앞에 한없이 움츠러드는 자신을 한번 야단치고는 길을 나섰다.

우유부단한 나...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차에 앉아 몰려오는 한주간의 피로를 느끼며...

역시 괜히 나섰나 하는 후회를  40분 동안 3~4번은 했던 것 같다.

(남자의 마음이 갈대와 같다고 친구를 놀려댈 일 만은 아니다...정말 :-)


+2.  에센 필하모니에 도착했더니...기쁜 소식...표가 있단다...

홈페이지에 오류가 있었던 모양이다.

최고석과 그 아래좌석 55유로 짜리는 물론...10유로 짜리 티켓도 남아있는 게다.

좋아라고 표를 끊어 받아들고 보니 3층 발코니 오른쪽 끝의 스탠딩석이다.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놓칠 뻔 했던 공연을 볼 수 있게된 안도와 기쁨이 큰 게 아니라

슈트트가르트였으면 10유로 내고 100 유로짜리 티켓 받아봤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일단은 더 크게 밀려 온다.

오늘따라 날씨는 또 왜이리 서글픈지...

후회까지는 아니었지만...실망은 꽤 컸다...


+3.  그러나 76세의 거장은 그 모든 것들을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다행히 건물이 별로인 데 비해 음향은 괜찮았고, 홀의 가쪽 제일 싼 스탠딩 석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위치는 나쁘지 않아서...아니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아서...

공연 내내 할아버지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몰입된 노인의 주름진 얼굴의 그 작은 떨림들이란...

mp3를 통해 들어본 할아버지의 연주와 인터넷으로 봐온 할아버지의 얼굴은 물론 처음 들어본 할아버지의 목소리까지...

그 모든 게 나의 기대 그대로였다...거의 꿈이 실현된 듯한 기분에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4.  평소에 베토벤과 모짜르트곡을 더 좋아했었는데... 

오늘 공연에서는 오히려 하이든과 슈베르트 곡이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하이든은 좀 낯설어서...집에서 공연 전에 곡들을 한번씩 들어볼 때도, 역시나 무의식적으로 하이든 곡을 제일 덜 들었었다...

특히나 느린 2악장은 허술한 내 스피커 성능에 힘입어 더더욱 시큰둥 했었다... 

이날 2악장...차분한 연주 사이로 노인의 낮은 흥얼거림이 세어나오는 거다.

76세 60년 이상을 수백여차례 이미 콘서트를 치뤘을 대가...

그 대가가 오늘까지 한결같이 피아노와 이렇듯 교감하고 대화하는구나...순간 감동이 밀려와서 눈물이 날뻔 했다.


휴식 후 슈베르트의 즉흥곡들...

독일 클래식 잡지에서 작곡가별로 한 두 앨범씩 베스트 피아노 앨범 50개를 선정했는데,

슈베르트 곡으로는 브렌델 할아버지 앨범을 꼽았었다.

할아버지의가 친 슈베르트 곡을 몇 곡 가지고 있어서 몇 번 들어봐서이기도 하겠지만

막연한 이미지만으로도 할아버지와 슈베르트는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역시나였다.

작품명 즉흥곡처럼...

원숙한 대가의 노련하면서도 재치넘치는 그리고 즉흥적인 연주는 정말 너무 좋았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총 4곡 중에서 할아버지는 오늘 총 3곡을 연주하셨다.

프로그램에서 2부 초에 1번과 3번을...

그리고 앵콜곡으로 2번을...


+5.  기립박수 속에 사라지는 할아버지를 뒤로하고 나서는 관중들...

가득채웠던 홀을 떠나는 백발의 빵모자 쓴 할아버지부터, 빨간 구두를 신은 멋쟁이 할머니, 정장을 차려입은 꼬마 신사 숙녀, 청바지 차림의 청년...

많은 사람들이 impromptus 2번 테마를 조용히 흥얼거리면서 콘서트장을 빠져나가는 거다...

할아버지의 연주부터 표정, 나지막한 흥얼거림, 그리고 콘서트장을 그렇듯 유유히 빠져나가던 감동의 물결까지...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이날 저녁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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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