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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9.11 2009.09.10_멘델스존과의 조우...
  2. 2009.01.17 2009.01.16_중고 레코드상에서 보물 찾기... 2


LICHT - Musikfest Stuttgart 2009

Erkki-Sven Tüür:  Lighthouse
Felix Mendelssohn Bartholdy:  Violinkonzert e-Moll op. 64
                                                      Ouvertüre h-Moll op. 26 "Die Hebriden"
                                                      Symphonie Nr. 4 A-Dur op. 90 "Italienische"

Linus Roth, Violine
Württembergisches Kammerorchester Heilbronn
Ruben Gazarian, Dirigent


아침...출근하며...문을 잠그려는데...방문 앞에 쪽지가 붙어 있다...
이웃 사촌 KA양이 보낸 메세지...
'오늘 저녁에 시간 되시면 Konzert 같이 가실래요?'

4월...학생증이 끝나면서...한동안...공연장을 잊고 살았다...
친구가 쪽지에 프로그램도 같이 적어줘서...눈으로 대충 스윽 훑는데...
Tüür와...멘델스존이라... 좀 생소하다...
그래도 기분은 벌써 좋아져서...출근해 컴퓨터를 켜자마자...
Liederhalle 홈페이지에 들어가서...공연 프로그램을 다시 확인하고...티켓 가격을 체크하고는 얼른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먼저 도착하시면 제 티켓도 같이 좀 사주세요...^^'
끝에 덧붙인다...제일 싼 표로요...
단돈 9유로로 맨 앞에 앉아 보던 봄날은 다.갔.다... 
(연주자도 지휘자도 스타급은 아니어서 그래도 티켓의 가격대는 감당할 만하다...20유로...)

그래도 5개월만의 공연장 나들이...
점심 때부터 설레서 맘은 이미 콩밭에 가있다...
3시를 넘기면서부터는 땡과 동시에 퇴근하려는 마음이 조급해져서...힐끗힐끗...연신 컴퓨터 우측하단의 시계만 째려보고 있는 거다...

멘델스존은...그 이름의 울림이 너무 경쾌해서...괜히 내게는 가벼운 느낌의 작곡가였다...
많지는 않지만...그래도...몇 개의 음반을 갖고 있는데...
컴퓨터를 열어 무엇을 들을까 궁리하는 순간...무의식적으로 제 1순위로 젖혀두곤 해서...
이제껏 멘델스존의 곡은 제대로 들어본 기억이 없었다...적어도 오늘까지는...

프로그램에 나온 곡들 전부가 처음 보는 곡들이라 좀 힘들지 않을까...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웬걸...역시 선입견이 무서운 것이다...
2부를 열었던 서곡Overtuere를 제외한 나머지 2곡, 바이올린 협주곡과 교향곡은 다 아는 곡인 것이었다...
이제껏...이유없이...멘델스존은 가벼운 곡이라고...철썩같이 믿어와서...
그 동안 곡명도 모른채...2곡을 들으면서...그 곡들이 멘델스존의 곡일 수 있다는 생각은 꿈에도 안해본 거다...

특히 바이올린 협주곡은 막스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때문에 구해서 종종 듣던 막심 벵겔로프 앨범에 같이 녹음된 곡이다...
곡을 알고 보니...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op.64는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과 더불어...독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바이올린 레퍼토리란다...
그래서 바이올린 연주 앨범을 보면...2곡이 같이 녹음된 경우가 많다...
막스 브루흐의 곡처럼 꽤 서정적인 곡인데...
오늘은 지휘자가 너무 힘이 넘쳐서...서정적인 느낌보다는 다이나믹하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대체로 힘있는 연주를 좋아하는 나는...(브루흐 곡도 조슈아 벨의 연주보다는 정경화의 연주가 더 맘에 들었었다...)
소규모 Kammerorchester로 대규모 필하모니 못지 않는 기를 내뿜는 연주도 맘에 들었지만...
친구는...웃으며...살짝 한 마디를 덧붙인다...'아주 행진곡을 만들어버렸네요...'

바이올린 협주곡 1악장을 들으며...친구는 바로 파가니니를 떠올렸다는데...(친구는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
역시나 이 연주자...앵콜곡으로 파가니니의 카프리치오를 연주한다...
곡의 흐름에 집중해서...음을 한음한음 정확하게 다 잡지는 않았지만...그래도...독일 연주자 중에 보기 드문 테크닉이란다...

내년 초까지...이 연주자...슈트트가르트에서 2번 정도 공연을 더 할 예정이란다...
바덴뷔템베르크에서 Stipendium 후원금을 받아서 그런 모양이다...
이제 공연 안내 카탈로그의 모퉁이를 또 한 장 더 접을 수 있겠다...

Posted by GIN :
집 근처 버스 정류장 앞에는 중고 레코드상이 있다...
독일 땅에서는 이상하게도 중고품에도 턱없이 비싼 가격을 매겨 파는 일을 자주 보는데...
이건 중고 레코드점도 예외는 아니라...CD의 태반을 6~20유로 정도에 판다...
요즘 환율을 감안하면....우리돈으로 만이천원에서 사만원 정도 되니...이 정도면... 헌 씨디 값이라고 하기 좀 그렇다....

그래도 요즘 독일도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클래식이 관심에서 많이 멀어진 탓에...
클래식 앨범은 잘 뒤지고 뒤지면...스타 연주자들의 앨범을 2.50~3.50 유로선에 잘 건질 수도 있다...
브렌델의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앨범...
옥돈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앨범...
폴리니의 빈 필 베토벤 협주곡 앨범...
칼 뵘 시절 베를린 필의 모짜르트 심포니 쥬피터...
바렌보임의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 앨범...는 다 그렇게 건진 앨범들이다...

그런데 요즘은 환율 때문에 2.50 유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꺼내게 된다...
오전에 친구집에 다녀오는 길에...오랜만에 또 이 레코드상을 들렀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집어 들었을 몇 개의 괜찮은 앨범을 발견하고도...다음으로 미루고...내려두었는데...
무심코 넘겨본 차이코프스키 파트에서 정경화씨 연주가 들어있는 앨범을 발견했다...1.50유로...
울랄라~~~ 신이 나서 사들고 왔다...

인터넷 덕에 장영주의 앨범은 구해서 좀 들어봤는데...정경화씨 연주는 그 동안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돌아와서...오디오에 넣고 들어보니...마침 좋아하는 곡이라...더 신난다...

'Konzert fuer Violine und Orchester D-dur op.35'
Charles Dutoit 지휘에 몬트리얼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1981년 녹음된 Decca 앨범이다...

내내 마리아 칼라스를 이름만 듣고...그녀의 목소리는 천상의 소리이리라 기대하다...처음 노래를 듣고 그 인간적임에 실망했던 것처럼...
'현의 마녀'라는 수식어로 먼저 기억하고 처음 듣는 연주가 기대만큼 딱 만족스럽지는 않다...
협주곡이니만큼 뒤의 오케스트라나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고...
항상 먼저 들어서 익숙해지는 쪽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이제껏 즐겨 들어온 93년 10살 때의 장영주가 런던 심포니와 협연한 버전이 웅장함과 화려함에서 좀더 낫다고 느껴진다...

오늘 오디오에 집어 넣었으니...앞으로 몇달간은 계속 그 속에 들어 앉아 있을 것같다...
그 뒤에는 또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

익숙함이 가져오는 편안함은 생각보다 훨씬 달콤한 것이어서...
자꾸 보면 예쁘고....자꾸 듣다 보면 좋아질 것이므로...

12월에 시간을 많이 버린 탓에...1월을 나름 좀 빡빡하게 보내고 있다...
어제 안느 소피 무터의 콘서트가 있었는데...
몇 번을 고민하다가 또 다시 '바쁨'과 '자리 없을꺼야...'라는 핑계로 안가버렸다...
그래놓고서는 좀 아쉬워서 찜찜해하고 있었는데...살짝 만회했다...
무엇보다...1유로 50센트에...애국한 듯해서 혼자 괜히 뿌듯한 날이다...
슈트트가르트 1존 지하철표는 1유로 90센트다...^^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