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열흘전 일이다...주말과 휴가의 내음이 가득하던 여름. 화창한 금요일 오후...
여느때처럼...12시를 조금 넘긴 시각...그녀가 점심을 먹으러 가자며...나를 데리러 올라왔다...
조금 멀리...낯익은 그녀의 얼굴이 눈에 들어오고...
잠시후...책장 사이를 지나며...그녀의 초록 티셔츠가 눈에 들어오고...
마침내...그녀가 책상들 사이 골목을 지나 내앞에 섰을 때...
나는 차마 일어서지 못하고...그 자리에 주저 앉을 뻔 했다...
나는 이 무슨 학예회 컨셉인가 하고...당황섞인 푸념을 했고...
그녀는 사무실 동료들이...그날을 한국의 무슨 명절로 기억할 것을 걱정했다...
사무실 앞 빵집 앞까지...
웃지 말자...의연하자...고개 숙이지 말자...
나름 스스로를 설득했지만...
결국에는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고...
눈길은 어느새 바닥에 닿아 있었다...
그리고 결국은 우려했던 질문을 들었고...
정~말로 우연이었다고...절대 한국 명절 아니라고...해명해야 했다...
그러고는 좋다고 우리끼리 낄낄대며...사무실 동료들 몰래...옥상 올라가는 계단실에 숨어서 기념 촬영도 했다...
전날 빵집에서 나란히 선물받은 우리어깨 높이만큼 큰 해바라기를 나란히 들고 찍고픈 욕심도 있었지만...
보는 눈이 무서워서 차마 그렇게 까지는 못하고...이날을 기록에 남긴 것으로 만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