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목요일 벼르고 벼르던 끝에 핸드폰을 장만했다...
입사원서를 보내느라 우체국을 오가던 지난 보름...
우체국 이웃인 전자상가도 꾸준히 들르며...가격을 비교하고...또 디자인을 비교하며...칼을 갈아대다가...
결국 칼 대신 카드를 뽑아 들었다...
앞으로 최소 3년은 들고 다니리라 마음을 먹으며...
최소투자로 최대만족을 뽑아내려고 나름 얼마나 고심을 했는지 모른다...

취직과 함께...아이폰을 뽑아보리다던 나의 굳은 각오는
불황의 한파와 저임금 직종이라는 직업의 한계와 아이폰의 특별요금제 앞에 무참히 스러져 버렸지만...
그래도 고민 끝에 새로 들인 이 아이도 꽤 만족스럽다...

다섯살 먹은 노트북 1600 유로
두살 된 데스크탑 650 유로
세살 된 A3 프린터 300 유로
네살 반 된 디지털 카메라 280 유로 정도...
한살 반 된 LCD 모니터...240 유로 
이제 한살을 갓 넘긴 전자사전...140 유로...
독일 오자마자 처음으로 장만했던 TV..160 유로 쯤...
그리고 두살 반짜리 스캐너...79 유로...

독일에 와서 장만한 나의 나름 고가(?)의 보물단지 리스트에 이 녀석도 살짝 끼어든다... 
비닐 벗은 지 나흘 된 쌔 핸드폰 89 유로...^^

*최고가이던 노트북은 어느새 고철덩어리가 되어가고 있다...
1월... 해가 바뀌고도 아직 한번도 켜보지 않은 노트북...
오늘은 오랜만에 이 녀석에게도 전원을 한번 넣어줘야 겠다...
고민고민해서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다가 항상 더이상 참을 수 없는 경계에 걸릴 때 즈음에 장만했던...이 녀석들
지난 5년의 유학생활을 든든히 보좌해 주었는데...이 녀석들...앞으로 얼마나 계속 나와 함께 할지...
그 모든 것은...앞으로 나의 생이 어디로 튀는 가에 달려 있다...

Posted by GIN :
난 무신경한 편이다...이건 참...디자인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사람으로서는 별론데...
대체로 느리고... 싫증도 잘 내지 않는 편이다...
거기에다 게으름이 더해져서...
일상의 큰 변화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아니 작은 변화도...역시...

며칠 내로 작은 변화가 한번 있을 것 같다...
핸드폰을 바꾸게 될 것 같다...

지난 12월 딱 한 달간 세개의 핸드폰을 가지고 살았다...
지난 3년 들고 다니는 동안...1년만에 밧데리가 나가기 시작하고...작년부터는 비실대다가...결국 거의 뇌사상태에 빠진 까망이...
그 놈을 대신시켜 보겠다고...9유로 헐값에 샀더니...순식간에 뒤통수를 쳐...나를 멍하게 만들었던 하양이...
결국 Sim Lock을 풀어서 써보겠다고 친구한테 얻었으나 한달이 되도록 결국 Lock을 풀지 못한 회돌이...

온전하지 못한 핸드폰을 세 대나 들고 어떻게 돈을 들이지 않고 핸드폰을 살릴 방법을 찾으며...한 달을 버티다가...
결국 해가 바뀌고 취직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하면서...
어쩔수 없이 새 핸드폰을 하나 장만해야 겠다...마음을 먹고 말았다...

그놈의 환율 때문에 예전 같으면 별로 비싸다고 느끼지 않을 것들도...
2배로 비싸져 버려서 손도 조금 떨리고...속도 조금 쓰리지만...

아직도 가끔은 언제 그랬냐는듯 의식을 찾고 말갛게 돌아오는 까망이에 대한 미련도 버리고...
답답한 세 대의 핸드폰 생활도 좀 정리하고...
일상의 작은 전환을 갖겠구나...조금 기뻐하기도 한다...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