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을 보이며 시작한 하루... 오전 한 나절 그 빈틈이 쉬이...메워지지 않는 건지...
아침...맥도널드에서의 만남도 개운치가 않다...

K옹이 부다페스트에서 거의 유일하게 추천했던 지하철역 빵가게....
Deak ter역에서 작은 빵을 몇 개 사가지고 맥도널드에서 커피만 주문해...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침을 먹으며...
느긋하게 일기를 쓰고...버스 노선도를 펼쳐...공부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옆자리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자기들에게 큰 지도가 있으니...보라며...내민다...
Tourist info에서 나눠주는 지도라...웃으며...우리도 그 지도를 받았다고...작은 지도가 버스 노선을 보기에는 더 낫다고 대꾸했다...
그렇게 말문을 트기 시작해서...웃으며 대화를 주고 받았다...
어디서 왔는지...무엇을 하는지...등등 오가는 상투적인 대화 중간에...
우리가 한국 사람이라니...맞은편에 앉은 다른 아저씨가...자기 조카가 요즘 인기있는 한국계 미식축구 선수라며...반가워한다...
그 덕분에 자기도 한국을 다녀왔고...부산도 가봤다고...김치를 좋아하신다고...덧붙인다... 
처음 말을 건냈던 아저씨는 부다페스트를 처음 온게 아니라고 해서...
그 아저씨에게 부다페스트 주위에 갈말한 곳도 물어보고...분위기가 제법 화기애애했다...

그런데...자리를 정리하고...일어서려는 찰라...
점잖아 보이던...아저씨...안했으면 좋았을 질문을 한다...
우리에게 저녁때는 뭐할꺼냐?? 생각 있으면...저녁에 다시 만날까??
우리가 짓고 있던 미소에 쨍하고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어...당황하는 기색이 드리워진다...
덩달아...아저씨도 살짝 머슥해하는 듯 하더니...너희가 생각이 있다면...말이지...하는 말을 어색하게 덧붙이며...
그래도 명랑하게 BYE 하고는 사라진다...

남은 우리 둘은...
...
다시 보기는 뭘 다시 봐...
...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을지도 모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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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저씨...너무 점잖아 보였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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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찍은 사진 이메일로 보내주면...부부 싸움나고 난리 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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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이 있으면...남자들끼리 여행하고 있지 않겠지...
...
아들이 밤베르크에서 공부한댔었는데...
...
...

연세가 좀 지긋하다 싶은 외국인 아저씨나 할아버지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호의인지...흑심인지...애매모호한 시점에 마주칠 때가 종종 있다...

흑심이면...흑심이라...짜증이 나고...
호의면...괜히 미안해지는 상황이라 개운치가 않다...

이럴 때마다 생각나는 코블렌쯔 할아버지...아직 살아계실지...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