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다행히 독일과 이웃한 덴마크도 역시 호스텔 문화가 발달했다...
직장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서...숙소는 꼭 호텔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지간하면...호스텔이라도 더블이나 싱글을 잡으려고 노력을 해왔는데...
(하긴 작년에는 물가가 훨씬 싼 헝가리를 여행했었고...독일 안에서도...의외로 가끔 저렴한 숙소를 구할 수 있으니...)
그런데...북유럽에서는 도저히 감당이 안된다...

비행기표를 예매하고...숙소를 조금 뒤져보다가 결국 일찌감치 포기하고...
이번 여행은 긴축모드로 호스텔의 도미토리룸을 예약했었더랬다...
다행히도 오픈한지 2~3년 밖에 되지 않는 호스텔은 나름 호스텔계에서는 5성으로 긍지를 갖는 곳이란다...

이 곳 호스텔은 아침도 제공 안하면서...(아침값만...10유로다..쩝) 무슨 조건은 그리도 까다로운지...
유스호스텔 회원 카드도 있어야 하고...없으면 새로 사야하고...
시트비도 따로 받아서...시트대여료만...8유로 정도...
체크아웃하는 날은 짐 보관료만 또 따로 2~3유로....
호스텔 검색 사이트에...돈을 sucking하는 호스텔이라는 평이 있었는데...틀린 말이 아니다...

하는 수 없이...합치면 것만으로도 1Kg는 거뜬히 넘길듯한 시트 한 세트를 챙기고...
다년간의 경험으로 여행의 기본은 든든한 아침이라...
독일에서 전날 유통기한이 긴 슈퍼마켓 빵 한봉지와 (아빠도 아주 좋아하시는) 미니 잘라미 한봉지...
10개들이 커피믹스 한팩...산딸기잼 하나, Streichkäse Gouda 하나를 이렇게 준비했다...

이렇게 준비한 시트와 아침거리 만으로도 한 50유로는 절약할 수 있었고, 특히 아침식사는 여행기간 내내 나의 체력을 지켜주었다...
그만큼의 비용을 절약했음에도...호스텔 도미토리 숙박비는 하루 평균 30유로나 했다...

전날 저녁...후배와 늦은 저녁식사를 하고 늦은밤 10시쯤...체크인을 했다...
배정받은 방은 8인실 도미토리...방을 들어서니...벌써 방은 가득찼고...각자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하고 있다...
허걱...방을 나눠쓸 여인네들 중 백발의 할머니가 끼어 있다...
너무나도 친절하고 오지랖이 너무 넓으신 할머니가 방에 든 소녀들 하나하나 국적과 남은 일정을 또박또박 아주 천천히 소개해 주신다...
체크인만 해두고 오랜만에 만난 후배와 차 한잔을 나누며 야경을  즐기려던 참이라...
후배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서...나는 또 마음이 어찌나 급했던지...

그 날 소개를 나눴던 사람들 중...나와 그 할머니가 그 방에 가장 오래 머물렀는데(할머니는 월요일에 체크아웃하신다고 했었다)...
떠나던 날에야 연락처를 주고 받으며 비로소 할머니 이름이 엘레나인 것을 알았다...

아무튼 할머니...첫날 저녁부터...심상치 않은 포스를 풍기시더니...
여행내내 방을 같이 쓰던 모든 아이들의 하루 일정을 체크 하시고...
아침에는 어디를 갈꺼냐...전날 밤에 잠들때까지 보지 못했으면, 어제 몇시에 들어왔냐...
저녁에는 어디를 갔었냐...거기는 어땠냐...다음날 나와...이곳을 같이 갈 사람 없냐...
사람이 좀 많을 때는 욕실 들어갈 순서까지 정해가시며...방장 노릇 톡톡히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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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실컷 볕을 쪼이고 항구를 따라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정말이지...올해는 날씨가 왜 그런지...
5월말이 다 되도록 독일은 비만 주룩주룩이다...
햇빛이 너무 반가운데다... 항구의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바닷바람에 타는 건 정말 무서운데...한시간을 넘게 볕을 쪼이고 놀았다...

왕립극장에서부터 채 10분도 못걸어서는...
Marmor Kirche...Aamalienborg 성, 그리고 성앞 광장으로 들어서는 관문격이 되는 분수..,오페라하우스로 이어지는 거대한 축 선상에 서게된다...
궁전부터 몇년전에 완공된 최신의 극장들까지...이곳 항구의 풍경은 철저하게 계획된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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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eget의 끝은 니하운과 이어진다...
새로운 항구라는 뜻의 '니하운'은 코펜하겐에서 가장 밝고 경쾌한 곳이다...
눈부시게 환하고 화려한 색감은 베네치아를 기억하게 한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카페와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고...
곳곳에서 라이브 재즈가 연주된다...
서로가 방해가 되지않을 만큼 적당한 간격을 두고 흘러나오는 연주는 모두 수준급이다...

니하운을 벗어나면 넓게 항구가 펼쳐지고...
과거에...그리고 지금도 일부는 여전히 항구로서의 역할에 충실했을 이 지역은 현재...말 그대로 새로운 문화 단지로 보인다...
수심이 얕아서 덴마크 인들은 바다라고 부르지 않고...강이라고 칭하는 물가의 왼편에는 왕립 극장이 있고,
강의 맞은 편으로는 몇년 전에 완공되었다는 오페라 하우스, 그리고 옛 부두 건물을 보수한 듯 보이는 건축/예술센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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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간 중 Nikolaj Contemporary Art Center의 사실상 주전시는 덴마크 설치미술가인 Peter Callesen의 'Skin of Paper' 였다...
'Kick Off'는 건물의 탑에 전시 중이었다.

규모가 있었던 두 작품 'White Window'와 'My Castle'은 과거 예배당을 가들 채우고 있었는데...이보다 더 전시공간과 더 잘 어울릴 수 없었다...
'My Castle'은 집에 와서 사진으로 다시 들여다보니...묘하게 작은 모델이 사진에 왜곡되어 크게 보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우리가 종이로 지은 성을 떠올릴때 기대하는 바가 바로 그러하므로...
건축가들이 좋아할 작업들이다...

양쪽 Asile 중 오른편에는 거의 A4, A3 정도나 될 작은 크기의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이 작품들도 아주 재치있고 위트 넘치고,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구축적이어서...아주 흥미로왔다...
오랜만에 미술관에서 작품 사진을 많이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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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책을 스르륵 넘기다가 우연히 발견해 꼭 둘러보리라 찍어둔 미술관이었다...
사실 여행책을 넘길 때만 해도 수요일 무료가 눈에 먼저 들어오긴 했었다...(평일에도 입장료래 봤자...20 dkk 밖에 안하지만...)

책의 소개를 읽자니 과거 교회였던 건물을 개조해서 1950년대 중반부터 문화공간으로 사용해 현재 덴마크 현대예술의 메카가 되었단다...
정말로 특이한 경우다...
각 종교세력의 기득권 싸움 승패에 따라, 성당이 교회로 바뀌거나...교회가 이슬람 모쉐가 되거나...하는 경우는 충분히 많이 보아왔지만...
이처럼 한 종교건축이 그 기능을 완벽하게 상실하고 공간만으로 남아있는 사례는 처음 접했다...
이 특이한 약력 하나만으로도 둘러볼 이유는 충분했다...

과거의 예배당이 주전시공간으로 사용되고...
특별한 경우에는 콘서트홀로 변신하기도 한다고 한다...

대리석이 풍부한 이탈리아 남부와 거리가 멀어서인지...
조적조가 유난히 발달한 이 나라에서는 교회건물들조차도 벽돌 건물이 많다...
여행기간 내내 많은 벽돌 건물들을 보면서 그 아름다움과 섬세하고 다양한 디테일에 감탄하며...
혹시 이 민족의 뼈와 살도 벽돌이 쌓여 이루어진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사진만 보면...이렇게 날씨가 좋은데도...
미술관을 둘러보고 좀 쉴겸...일기도 쓸겸... 바로 뒤 광장 벤치에 잠시 앉아 있자니..등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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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발센 뮤지엄을 나서서 다리를 건너면, Strøget을 구간 중간즈음 해서 접어들 수 있다.
슈트트가르트로 치면 Königstr.쯤 될 보행자 중심거리인...Strøget은 총 1,1km 길이로, 유럽내 보행자 거리 중 제일 길다고 한다.

다리를 건너면 Strøget로 들어가는 입구에 작은 Højabro 광장이 있는데...
이 광장은 긴 쇼핑가 중간에 유일하게 물가에 맞다은 곳으로 휴식공간이기도 하고, 많은 교통량이 맞물리는 다리와 보행자 전용거리 사이에 버퍼존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광장에서 비교적 가격대가 저렴해보이는 샌드위치 가게를 하나 발견해서, 햄치즈 샌드위치 하나로 점심을 주문했다...
샌드위치 하나는 54 dkk, 7유로 남짓한 돈이다.
독일에서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할인없이 사더라도 4유로 정도면 살 수 있는 걸 생각하면...거의 2배 가격이니...물가가 실감이 난다...
물론 이 실감이 모두 여행이 끝난 지금에야 나는 실감인 것이 문제이지만...
정말로 여행의 마지막 날까지...이놈의 화폐 단위의 가치는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공항에서 처음 뽑은 200 dkk이 지갑을 한번 열때마다 쑥쑥 줄어드어 사라져가는 것을 보면서...
간이 쪼그라들어... 결국 음료는 잊기로 하고, 마른침을 꼭꼭 삼켜가며 샌드위치 하나를 들고 시내를 배회하면서 한끼를 해결했다...
나 외에는 음식을 들고 다니며 길에서 먹는 사람이 없어서, 이 곳은 또 음식문화가 다른가? 살짝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만...
결국 금방 잊고만다...
누군가의 눈에는 '거지'로 기억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은 이 샌드위치 집에서 주문한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찍은 창밖 풍경...
사실 이 광장의 풍경 자체는 좀 무미건조해서...사진도 주차된 차와 자전거만 한 그득이다...

코펜하겐에서는 기단부 반지하층을 예쁘게 꾸며서 상점으로 쓰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래서 내 가슴 높이만큼 되던 창턱이 바깥 도로 높이와 거의 같다.
슈트트가르트에서는 이런 공간들이 주로 창고나 작업실 같이 비일상적인 공간으로 방치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오래전에 여행을 할때, 네델란드에서도 이런 풍경을 많이 보았던 것 같아서...
나중에 후배에게 물었더니 맞단다...
후배는 현재 코펜하겐에서 실습중이고, 공부는 네델란드에서 하고있다...

이것도 항구도시의 특징일까?
의문을 갖다가...그것보다는 밀도때문일 가능성이 더 높겠다고...추측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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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여행의 첫째날의 주요 일정은 뮤지엄 순례다...
보통 여행의 첫날에는 찬찬히 여유롭게 도시를 먼저 돌아보고...다음 날부터 본격적으로 볼거리가 든 건물안으로 찾아들어가는데...
이번 여행에는 정반대로 시작한다...
이유는 단 하나...여행의 첫날 수요일엔 코펜하겐의 많은 뮤지엄들이 공짜이기 때문이다...

보통 뮤지엄 입장료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아끼지 않고 다닌 편이라...
(하긴 그간은 학생 할인이 많아서이기도 했고, 특히 건축과 학생은 무료 입장이 되는 곳도 제법 많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뮤지엄의 입장료가 여행의 일정까지 크게 좌지우지 하지는 않았었는데...
이번 여행에는 출발 전에 인터넷으로 대충 정보를 검색하다가, 높은 물가때문에 하루 평균 예산을 15만원 정도는 생각해야한다는 글을 우연히 읽고 손이 단박에 오그라들었다...
그 글을 읽기가 무섭게...마침 무심코 읽고 넘겼던 뮤지엄 무료 개장일을 다시 뒤져서 꼼꼼히 체크했더랬다.
유일하게 일요일에 무료인 칼스버그 갤러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뮤지엄들이 수요일 무료다...
고로...이번 여행 수요일은 Museum-day 이다...

호스텔을 나서기 전에 미리 가려고 마음먹었던 뮤지엄들의 위치와 오픈시간을 체크하고 지도에 대충 경로를 찍은 다음...
호스텔에서 제일 가까운 토르발센 뮤지엄을 찾았다...

조각 전시관이니만큼...전시물 보호를 이유로 크기에 상관없이 가방은 무조건 락커에 두고 움직여야 했다.
이곳 락커는 보통 20 dkk나 10 dkk 동전을 사용한단다...
이제서야 처음으로 동전들을 자세히 한번 들여다보고...그 생김새와 금액을 확인했다...
이 두개의 동전이 2유로, 1유로짜리 동전과 대략 비슷한 가치겠구나...비로소 짐작을 할 수 있었다...

전시물 자체에 대해서는...
워낙에 조각에 대한 취향이 좀 확고한 편이라 기대치가 높지 않았던 탓에... 별다른 실망도, 또 그렇다고 대단한 만족도 없었지만...
클래식하지만 깔끔하고 명료한 전시 공간과 기획만큼은 아주 마음에 들었다...

토르발센은 이번에 처음 알게된 조가가인데...
작품 느낌이 조금더 투박하고 거칠긴 하지만 묘하게 카노바의 작품들과 비슷하다 했더니...
19세기, 카노바와 동시대에 같은 신고전주의파로 로마를 중심으로 활동한, 덴마크를 대표하는 조각가라고 한다...
특히 루쩨른의 유명한 '빈사의 사자상'이 알고보니 이 사람 작품이었다...

이 곳은 오디오 가이드도 무료라 (당연히) 빌려 이어폰을 귀에 꽂고 유유자적하며...
가이드가 아니었으면 지나쳤을, 이 고전적 작품들 속에 숨어있는 긴장감과 다이나믹을 읽었다...

장식없이 소박하게 똑 떨어지는 입면의 이 옛날 건물은 19세기 중반, 토르발센의 말년에 처음부터 그의 작품을 전시할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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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좋은 때에 온다"는 후배의 한마디에...
전날까지만도 너무나 화창하고 심지어 덥기까지 했던 슈트트가르트의 날씨까지 더해진 유혹에 홀라당 넘어가서...
전화기에 뜨는 일기예보를 무시하고 옷을 좀 얇게... 봄 가디건 하나만 걸쳐 입고 나섰더랬다.

그러나 역시나 일기예보 수은주의 눈금은 존중하라고 있는 거다.
이날은 그나마 날씨가 맑아서...
아침에 코펜하겐 공항을 나서던 순간, 뜻밖의 한기가 순식간에 몸 주위를 감싸며 나를 위협했던데 비해...

낮 동안 시내는 비교적 푸근했다...
그래도 스쳐지나가는 바람의 끝은 제법 매섭다.

이른 새벽...비행기 시간 때문에 밤에 두시간 밖에 자지 못해서...
쮜리히행 비행기 안에서는 여행을 채 시작도 하기 전에, 정말로 녹아버릴 듯 피곤했었는데...
그래도 코펜하겐 행 비행기에서 마신 진한 커피 한잔이 나의 몸을 좀 깨운다.
역시나 어느 곳을 가던, 나의 하루는 그득 찰랑이는 커피 한잔과 시작된다.

유학 생활의 세월과 그간의 여행 통밥으로 이제 공항에서 시내를 찾아들어 가는 정도는 일도 아니다.
'크로넨'을 쓰는 이 나라의 화폐는 그 가치를 전혀 헤아릴 수 없어서, 일단 공항에서 200 dkk를 뽑았는데...달랑 지폐 한장이 나온다.
이 종이 한장으로 시내까지 들어가는 지하철표를 사려드니, 이 한장이 순식간에 100 dkk 라고 씌여진 종이 한장과 당장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몇개의 동전으로 나뉘어진다.


줄어든 만큼의 동전이 도대체 얼마만큼의 액수일지 전혀 가늠하지 못한채,
비싸다니 어떻게든 허리를 졸라매어야 겠다고만 막연히 생각한다...
(공항부터 시내까지의 요금은 대략 35 dkk, 미리 알아서 이때 135 dkk짜리 10회권을 샀더라면 또 얼만큼을 절약할 수 있었을 게다)


시내 중앙역까지 20분 남짓한 시간 동안 기차에 앉아...
이곳 사람들이 입은 옷의 두께를 힐끗 살피며, 내눈에만 투시될 내 가방 속 옷들을 한벌씩 속으로 펴보았다 개키며, "실수했다..."고 속으로 다시 한번 혀를 끌끌 찼다...

미리 예약해둔 호스텔은 역에서도 그리고 시내 중심지에서도 멀지 않았다...
먼저 호스텔에서 예약을 확인하고, 짐을 Baggage room에 짐을 던져놓고...가벼운 몸으로 이제는 달린다...얏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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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35분...부다페스트 켈라티 역...토카이 행 열차 출발

다른 도시를 떠날 계획에...토카이에서 오전에는 온천을, 오후에는 와인투어를 즐기려고 마음 먹었었다...
또 유난히 아침에 잠을 설친 탓에, 일찍 숙소를 나섰는데...간발의 차로 토카이행 기차를 놓쳤다...

토카이행 기차는 2시간 마다 한대씩만 있다.
창구의 친절한 여직원이 일부러 갈아타지 않는 직행 IC만 알려준 듯한 느낌도 있지만...
기차비는 둘이 해서 15,680 ft...
둘이 남은 포린트를 싹싹 긁어모아도 15,400 ft라  280 ft 부족했는데...
직원이 1유로로 그냥 받아줬다...사실은 그쪽이 몇 포린트는 손해보는 셈이었는데...
독일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돈을 두 나라 돈으로 나눠내는 것은 물론이고, 그쪽에서 손해보는 거래라니...천부당만부당이다...
헝가리의 이런 유드리 인심이 그래도 가끔씩 느끼는 이곳에서의 불편함과 불만을 느슨히 풀어준다...

뉴가티 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지하철 역 매표소 직원에게 Single ticket transfer를 달라고 했더니...
영어가 능숙한 총각...표를 그냥 내어주지 않고, 오지랖을 발휘해 어디를 가는지 물어준다...
켈러티를 간다했더니...그럼 Metro만 한번 갈아타면 되니까...Single ticket 이면 족하다며, 살짝 저렴한 표를 건냈다...

역을 잘못 찾아서 Nyugati 역까지 갔다가 둘러둘러 겨우 켈러티 역까지 왔었다...
근 1시간 반을 역앞 패스트푸드 점에서 아침식사와 함께 때웠다...
덕분에 온천은 물건너 갔지만...그래도 이제는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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