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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7.07 2013.07.06_Ballett im Park_Krabat


+0.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은 매년 1년에 한번씩 실황공연을 극장 앞 공원에 생중계를 하는 행사를 한다...

일명 'Ballett im Park(공원 속의 발레)'다...


야외공원에서 뉘역뉘역 저물어가는 해를 벗삼아 보는 공연의 운치에다...공짜라는 매력이 더해져서...

이제는 한국에 돌아간 그녀와 함께...한번은 꼬옥 같이 가서 보자고 여러해를 다짐을 했었더랬다...


몇 년간은 일상에 쫓기다 놓쳐서 보지 못했고...

지난 2~3년간은 일부러 핸드폰 알림 목록에도 일찌감치 올려두며 나름 정성을 들였는데도...

어떻게 번번히 그 날들마다 그렇게 비님이 오시던지...


그녀와 마지막으로 이 소풍을 약속했던 그해 여름도 결국 아침부터 장대줄비가 내려서 그렇게 많이 아쉬워했다...


+1.  그렇게 보기 힘들던 공연을 마침내 보았다...두 이웃들과...  


사실 이날의 원래 일정은 이랬다...

오후 무렵에 코릅을 가서 잠깐 산책을 하고는 그 동네에 유명하다는 비어가르텐을 가서 

내가 내기턱으로 이 두 이웃에게 맥주를 한잔씩 쭈욱 돌리기로 했었다...


윗층의 그녀와 지하철 시간에 맞춰 약속시간도 잡았는데...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에서 메일 한통이 들어온다...'발레 보러 오세요...'하고... 


하도 때맞춰 내리는 비에...올해는 거의 포기를 하고...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쨍한 이날...몇 시간 후에 공연에서 발레가 상영된다는 것이었다...


황급히 그녀들에게 일정변경을 두고 의사타진을 했더니...두 사람 다 오케이란다...


+2.  그런데...내기턱 비어가르텐 맥주를 대신할 메뉴를 고르라 했더니...가까운 이웃...주저없이 치맥을 고른다...헉...

못들은 척 도보로 해결한 반경 내에 메뉴를 고르라 했더니...또 다른 그녀도...'치맥!' 외친다...

못사오면 직접 닭이라도 잡아서 튀겨오라고 협박이다...헉...

OTL... 어쩔 수 없이...급히 부지런을 좀 떨어서, 지하철로 25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KFC를 다녀왔더랬다...

근 2~3년만에 향한 발길이라...중간에 길을 잃어서 좀 헤매는 통에...결국 가는데 근 40분이 걸렸다...체력 방전...

그래도 자랑스레 KFC 봉지를 흔들었더니...그녀들의 표정이 어찌나 환해지던지...


그런데...그녀의 그 협박이 좀 센...농담이었댄다...헉...

가끔...농담하는 그녀가...좀...무...무..섭...다... OTL


그래도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치킨 뜯었다...공원에서...

맛...있었다...

사실 공원에서 자리를 잡기 전만해도...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치킨을 뜯고 있으면...좀 부끄러울 줄 알았는데...

웬걸...탐욕은 부끄러움을 이긴다...확실히...

수줍음을 이긴 우리의 식탐... 패밀리 파켓을 그야말로 폭풍흡입했다...

옆의 남들은 우아하게 잔까지 챙겨워서 샴페인을 음미하고 있었다나???



+3.  공연 시작 15분 전...

묘하게 착시 효과로 화면속 두 사람이 들고있는 전단지만 화면 밖으로 튀어나와 보인다...


화면 속 오른쪽이 행사 진행자였는데 역시 발레리나였고...한 동안 강수진씨와 함께 활동했었단다...

어쩐지 몸의 라인과 잔근육들이 범상치 않다 했다...


왼쪽은 슈트트가르트 발레단 부단장...


+4.  공연된 작품 '크라바트'는 올해 초연되어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는데...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좀 더 간결하게 공연을 추렸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다...

물론 원작 소설을 읽었더라면...또 다른 평가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내 눈에는 푼풋과 마법사가 결투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2막은 좀 사족처럼 느껴져서...

2막은 통째로 들어내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꼬마 관객들 눈에 가장 좋았던 부분은 푼풋과 마법사의 결투 부분이란다...


다른 무용수의 춤을 보았더라면 느낌이 좀 달랐을지?

크라바트와 대척점에 선 마법사의 카리스마와 매력이 좀 부족했다...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마법사들의 춤과는 확연히 비교가 된다...

윗 사진 속 마법사는 마진 라데마커인데...그의 마법사 버전이 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대와 현대곡들로 구성된 음악, 강수진씨가 분한 죽음의 춤, 방앗간의 소년들이 까마귀가 되는 장면들은 꽤나 시각적인 임팩트가 있었고,  

1막 보르슐라와 톤다의 춤도 꽤 인상적이었다...


소년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라...다른 작품들과 달리...주인공들도 솜털 보송보송한 어린 무용수들이었는데...

대신 표현력이나 카리스마를 요하는 동작들이 배분된 조연들의 역할에 일급무용수들 포진시켰는데...나름 현명한 선택이었던 듯하다...


그녀: 어려운 동작이랄 게 없는데요...

나   : 이제껏 보아온 대가들의 작업들과 신예의 데뷔작을 어떻게 비교하겠습니까? ^^


그래도 이제 만 26세라는 젊은 안무가의 첫 장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훌륭한 결과물이었다...

앞으로 몇번의 손질을 거치면...정말로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 발돋움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해본다...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