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utsche Oper am Rhein'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7.10.07 2007.10.06_숨은 보물 찾기 'Jenufa'
  2. 2007.06.28 2007.06.27_ JA, JA!!! Don Giovanni!!
  3. 2007.06.24 2007.06.23_ein Sommernachtstraum


Dirigent: John Fiore

Chor: Gerhard Michalski

Chor: Christoph Kurig

Inspizient: Monika Müller

Souffleuse: Elke Pop

Spielleitung: Maria Paola Viano


 

+0.  숨겨진 보물을 찾아낸 기분.

불과 이틀전 목요일에 드뷔시의 '펠리아스와 멜리쟝드'를 나름 재미있게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음악은 내 취향이 아니구나... 난해하구나...또 너무 어둡구나...

역시나 대중적인 오페라가 사랑받는 데 다 이유가 있구나... 했던 이유로...

큰 기대없이 표를 샀다.

순전히 오늘 한번 보지 않으면...영영 다시 볼일이 없을 것이다라는...막연한 예감에

볼 수 있을 때 한번은 봐두는 게 남는 것이다라는... 욕심에...

늘 부지런하지 못하면서 많기만한 나의 욕심을,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 것에까지도 일단은 앞세워버리고 마는 나의 욕심을, 

그래서 너무나도 자주 결국 나를 짖누르기만 하는 그 욕심을... 비우지 못해

나는 안타까움에 두손 주먹 꼭 쥐고는 잡히지 않는 그것을 향해 어떻게든 아둥바둥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게으름이 욕심을 이겼고... 그 수고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

 

+1.  휴식없이 2시간 진행할 수 있을만큼 콤팩트하게 짜여진, 지루할 틈 없이 전개가 빠른 극도 좋았고...

초반의 인물들의 작은 갈등부터 클라이막스까지 일단 오페라로서 극이 너무 탄탄했다... 

거의 여성극이다 싶을 정도로...그 시대 그곳의 여성입장으로 섬세히 그려진 탁월한 심리묘사도 좋았고...

배우들의 대화들이 대부분 아리아를 연상시킬만큼...어렵지 않은 멜로디도 좋았고...

극 중간에 두번 등장했던 보헤미안 민요를 연상시키는 합창도 좋았지만...

극 전체 곡의 거의 80퍼센트를 노래했을 예누파와 코스텔니카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극이 콤팩트 한 건 좋았지만...

사실 1시간 반 정도가 지나면 으레히 있는 휴식시간이 없으니... 후반부에는 관객 입장인 나도 살짝 피로를 느꼈는데...

오히려 거의 2시간 내내 예누파로 노래했으니 그 피로가 오죽할까 싶을 그 소프라노의 목소리는 정말 마지막까지 흔들림없이...

나를 비롯 관객들을 무대 중앙으로 힘있게 빨아들였다... 

공연 스케쥴을 알아보느라 들어갔던 라인 오페라 홈페이지에서

공연 사진속 주인공들을 보고 실망해서...

역시나 오페라는 몰입이 안된다더라면서 보기를 망설이기도 했었는데...

(전에 DVD로 "아이다"를 보면서...같이 보던 그녀와... 극속 청초한, 실제 아주아주 풍만한 아이다에...

"이거는 아이다~~" 를 연발하기도 했었기에... :-)

그런데... 지금 다시 저 사진을 봐도 신기할 따름인 것이...

저 아줌마가 공연 두시간 내내는 그렇게 어여쁜 예누파로 보이더란 거다...

 

+2.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씨즌 마지막 공연날... 오늘 원래 보려던 투란도트가 매진인 바람에...꿩대신 닭으로 봤던 오페라...

혹시 누군가가 볼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보라고 추천하는 오페라가 되었다...

투란도트의 매진에도 너무 감사하고...

 

+3.  내게 그렇게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이 거의 반만 찼을 정도로...독일에서도 인기있는 오페라는 아니라... 

이렇게 괜찮은 오페라가 어떻게 그렇게 알려지지 않을 수가 있나 싶어 집에 와서 찾아보니...

야나첵의 세번째 오페라 <예누파>는 그의 모든 오페라 가운데 가장 널리 공연될 뿐만 아니라 야나첵의 대표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꼽는 작품이란다.


<예누파>는 그가 좋아했던 베리즈모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영향을 받아 

당대에 유행했던 사실주의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가 스스로 대본을 쓰고, 

1908년 초연을 한 이후에도 큰 애착을 가지고 수 없이 많이 개작을 거듭했다고 하는데, 

(오페라가 고향인 모라비아에서의 호평에 비해 프라하에서는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한데에 기인하지 않았나 한다.) 

그래서 지금 현존하는 전곡 음반들도 여러가지이나 대표적으로는 두 가지 버전을 친단다.

 

+4.  작곡가의 고향이 모라비아란다...

`농담`  루드빅의 고향...

지명만으로도 향수를 느끼게 하는 그곳 ...

내 고향도 아니면서 :) 



+5.  간결하게 꾸며진 무대 구성도 아주 마음에 들었는데,

극 초반에는 비스듬하게 퍼스펙티브하게 열려있는 저 두 벽이 맞닿아서...

한 벽인 상태로 무대 중앙을 가르고 회전하며...

등장인물들의 물리적 심리적 위치와 상황을 나타냈고...

2막 예누파의 출산 이후 공간이 코스텔니카의 집으로 옮겨온 이후로는

사진처럼 벽을 둘로 나누어 비스듬히 놓고 조명을 더하는 것만으로...

등장인물들의 불안정한 상태와 맞물린 불안정한 공간을 그려냈다... 

 

무대 디자인에도 흥미가 생겼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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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igent: Alexander Joel

Inszenierung: Tobias Richter

Bühne und Kostüme: Gian Maurizio Fercioni

Chor: Gerhard Michalski

 

 

+0.  퇴근 길에 잠시 망설이다가 점심때 먹은 스파게티가...덜 꺼져서...라는 핑계로 ROM으로 샜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며 언젠가는 봐야지 막연히만 생각했던...

그러면서도 정작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하지 않았던...오페라...

영화 속 레오폴드 모짜르트의 검은 망토와 오페라 속의 방문객, 살리에리가 입었던 망토를 오버랩해서...

모짜르트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설명했었다는 것만 희미하게 기억한다.

 

사실 3시간이 넘는 공연의 1막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배는 다 꺼져버려서...

대략 2시간 동안은 주린 배에서 꼬르륵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살짝 긴장도 했지만...

나름의 억지스런 핑계가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이다.

 

+1.  평일이라 빈 좌석이 많았던 덕에 좌석 확보도 아주 훌륭했다...


학생 표 주세요... 하면서... aber kein platz hinter den Stützen (제발...기둥 뒤 좌석은 말구요...)

그랬더니...표파는 아저씨가...ich versuche mal 한번 힘써보지...하더니...

원래는 이러면 안되는데...하면서 무대앞 둘째줄 아주 훤한 좌석을 준다...ㅋㅋ 로얄석 중 하나다...

덕분에 무대 측면 뿐만 아니라 윗쪽까지 무대 전체가 훤히 다 보였다...사각 공간이 쏟아지는 이 열악한 극장 안에서...

 

+2.  영화 속 살리에리가

"돈 지오바니는 초연당시 5번(아마도)밖에 공연되지 못했다. 그 모든 공연을 숨어서 지켜봤다... 관객들이 이해하기에 이 오페라는 너무나도 어두웠다..."

라고 했던 기억에 무거운 분위기와 곡들을 기대했었는데...


경박하기 그지 없는 돈 지오바니의 삶 덕분에...

극 전반의 80 퍼센트 이상이 가볍고 경쾌한 곡이다...

이태리어는 또 그 경쾌함과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카라얀이 모든 오페라는 원어로 연주해야 한다고 고집했다는데...그 고집이 이해가 된다.

독일어 "돈 지오바니"는 상상할 수가 없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극의 하이라이트는 돈 지오바니가 방문객에게 손을 건네고 심판의 시간을 맞는 그 짧은 순간의 비장함과 장중함이다.

거의 희극에 가까울 정도의 경쾌함과 무게를 그렇게 매끈하게 편곡하고 극으로 편집해낸...

모짜르트의 천재성에 고개를 저을 뿐이다.

 


+3.  오늘 저녁 나의 슈퍼스타...모짜르트 그리고 ROM

슬슬 뒤셀도르프에서 가장 사랑하는 장소가 되어가는, 퇴근길 사무실 근처의 ROM

뒤셀도르프 오페라 하우스가 내부공사 중이라 강가에 텐트를 쳐놓고 공연을 진행 중인데...

나름 따로 이름도 붙였다. Rhein Oper Mobil 이라고...그 약자가 ROM이다.


8월 말이던가 9월 초던가...

곧 공사가 끝나서 가을 공연부터는 시내 정식 극장에서 스케쥴이 잡혀있는데...

ROM 이 철거되면 꽤 섭섭할 것 같다.


그 전에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종종 들르게 될 것 같다.

사무실 일정이 허락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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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igent: Martin Fratz

Choreografie: Youri Vàmos
Bühne und Kostüme: Michael Scott
                       
Oberon: Jörg Simon
Titania: Miho Ogimoto
Helena: Andrea Kramesova
Hermia: Suzanna Kaic
Lysander: Michal Matys
Demetrius: Filip Veverka
Puck: Shumpei Nemoto
Robin: Cesar Jose Locsin
Zettel: Andriy Boyetskyy



황금같은 주말...밀려있던 피로에 오후밖에 없는 토요일...
오늘은 뭐하지... 궁리하며 즐겨찾기에 걸어두었던 이 지역 극장, 콘서트홀 싸이트들을 뒤적이다가 
뒤셀도르프 Rom(Rheinoper mobil)에서 하는 발레 "한여름밤의 꿈"을 찾아냈다.

발레라니 발레인가보다...
클래식인지 모던인지...음악은 어떤지...
사전 정보 전혀없이... 그래도 셰익스피어의 원작을 재밌게 읽었으니 발레도 재밌으리라는 막연한 기대만 껴안고 
저녁무렵 방청소하다 말고, 걸레를 집어던지고는 길을 나섰다.
서둘러 나선 길에 구글에서 검색한 위치가 Düsseldorf Oper 였다는 걸 제대로 확인 못한 덕에 
총 세번째 나선 뒤셀도르프 시내 나들이길에도 뜻하지 않게 라인 강가를 부랴부랴 산책하게 됐다. Königsallee 끝에서 Fernsehturm까지...

20분 밖에 안 걸리긴 했지만, 덕분에 공연 시작 직전에 턱걸이로 들어가게 되는 바람에 싼값에 좋은 좌석을 얻어보리라던 꿈은 보기좋게 깨져버렸다.
그래도 표를 사놓고 늦게 와서 1막 놓친 사람 덕에 1막은 앞에서 보긴 했다.
앞이라고 해봐야 워낙에 작은 간이 소극장이라 겨우 2줄 앞이긴 했지만...
 
평소에 Rang 보다는 Parkett 에 앉는 걸 좋아해서 처음 표 받고서는 Parkett 세번째 줄이라 좋아라 했는데,
알고보니 좌석이 3~4줄 씩만 있는, 위로 발코니가 2층 더있는 원형 소극장인게다.
그래서 결론이 즉슨 내 자리는 제일 아랫층 발코니 아래라 무대 윗부분은 많이 가려지더라는 것.
엎친 데 겹친 격으로 기둥에도 많이 가리고.
극장이 꼬옥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로미오와 줄리엣이 상연되던 그 극장 같았다.
조명이 많이 다르긴 했지만. 
 
극장이 워낙 작은 덕에 원형이라 오케스트라 박스가 모든 좌석에 바로 맞닿아 있어서 전체적으로 고루 음향이 좋은 걸 빼고서는
무대 자체도 좁고 열악했던 극장 시설에 비해서 공연은 정말 좋았다.
무용수들의 수준이 aller beste는 아니였지만
(당장 극장 수준만 봐서도 슈트트가르트 수준을 기대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거겠다. 
오늘 공연을 보면서 새삼 슈트트가르트 공연이 정말 훌륭한 거였구나....최고 수준인 게 맞구나 깨달았다. 
슈트트가르트에 돌아가면 발레를 다시 보러 가야겠다.)

끝이 났다고 느낀 순간 안끝나는 바람에 마지막에 살짝 김빠지고 지리해진 감이 있었던 것만 빼면
전체적으로 안무, 음악, 극구성 모두 위트넘치고 훌륭했다.
보는 내내 간혹 꽤 익숙한 곡도 나오고, 음악도 좋구나 생각했었는데...후반부에 결혼 행진곡이 나오는 바람에 화들짝 놀라버렸다.
아....유명한 곡이었구나...
 
집에 와서 나중에 찾아보니...
원래 멘델스존이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의 의뢰를 받아서 만든 오페라를 각색한 거란다.
어쩐지 네이버에서 발레 한여름 밤의 꿈은 검색해도 안나온다 했더니,
하지만 정말 오페라곡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곡이 발레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고 맞아떨어져서 안무가의 역량이라는 게 정말 대단한 거구나... 한다. 

*  남자 무용수의 춤, 혹은 등에 매혹되다.
빌리 엘리어트를 보면서 부터도 느낀거지만...
아....그 잔근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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