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그렇다. 아무튼 그때 이후로 나는 내 귀로 직접 들은 얘기라도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법을 배웠다. 그것은, 사람들이 거짓말을 해서가 아니라 과거에는 분명한 사실로 존재했던 것이 순식간에 애매한 것으로 바뀌기 때문이었다. 한두 시간도 채 못되어 전설같은 이야기가 생겨나고, 곧 이어 허황된 이야기가 퍼지면서 분명한 사실이 괴상한 이론의 산더미 아래 파묻히게 된다. 이 도시에선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다. 하지만 그것도 믿을 수 없는 때가 많다. 특히 이곳에선 외견 상 눈에 보이는 대로 되는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매순간 사라지는 것이 너무 많고,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너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 두 눈에 보이는 것들이 우리에게 너무나 많은 상처를 주기 때문에 어떤 것들을 보기만 해도 우리 자신의 일부가 사라져 없어지는 느낌이 들 정도다. 보는 것조차 위험하다고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그래서 눈을 돌리거나 아예 감아버리는 게 속 편할 때가 많다. 그렇게 때문에 지금 내가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물을 정말 내가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확신이 안서고,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그저 상상한 것은 아닌지, 다른 것과 혼동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예전에 봤던 것을, 어쩌면 예전에 상상했던 것을 떠올린 것은 아닌지...
* 폴 오스터 '폐허의 도시' 중에서...
+0. 쉬면서 오래전에 읽어 기억이 가물가물한 책들을 다시 읽었다...
+1. 처음 이 책을 읽을 때에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느 곳의 이야기임을 바탕으로 하고 읽어 넘겼었는데...
최근에 다시 읽으며...요즘 뉴스를 보고, 읽으며 느꼈던 감정이 교차함을 깨닫는다...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