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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26 2013.03.25_어떤 오페라: 송어 양식과 양봉



마르탱은 파리 오페라좌에서 전기 기술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오페라좌의 지하에 지하수가 흐른다는 것에 착안하여 그 지하수에서 송어를 기르고 있다. 파리 시내 한복판에, 그것도 오페라좌 밑에 송어 양식장이 생긴 것이다.

그의 직장 동료인 장 피에르는 마르탱의 기발한 부업(?)에 부러움과 흥미를 느꼈지만, 그렇다고 동업(?)하자고 덤빌 사람이 아니었다. 프랑스인의 개성은 그런 일을 용납하지 않는다. 다른 건물의 지하에서 송어를 기른다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 그것 또한 프랑스인의 개성에 어울리는 일이 아니다. 송어 양식과 다른 '어떤' 기발한 일을 찾아내야 했다. 드디어 그도 한 가지 착상을 해냈고 두달 동안 혼자 책을 읽으며 연구하고 또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들은 뒤에 벌통 두개를 오페라좌의 지붕 위에 갖다 놓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만 마리의 벌들이 오페라좌의 지붕에 보금자리를 차렸고 파리 시내 곳곳의 공원과 아파트 발코니에 있는 이꽃 저꽃들에서 꿀을 날라오기 시작했다. 장 피에르는 갑자기 양봉사업을 부업으로 갖게 된 셈이다. 마르탱과 마찬가지로 파리 시내 한복판, 오페라좌에서였는데 다른 점은 사업 현장이 지하가 아니라 지붕이라는 점이었다.

드디어 꿀이 산출되었다. 공기 오염이 심한 도심지에서 좋은 꿀이 나올리가 없으리라는 애초의 예상을 뒤엎고 품질과 맛이 아주 뛰어나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 꿀은 '파리의 꿀'이라는 상표로 파리에서 제일 비싼 식품가게인 포숑에 넘겨졌다. 의외의 수확을 얻은 장 피에르는 신이 났고 오페라좌에서 1킬로미터쯤 떨어진 코메디 프랑세즈 극장의 지붕 위에도 벌통을 갖다 놓았다.


파리의 오페라좌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희한한 일들은 서울의 오페라가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도 연출할 수 없는 일들이다. 서울에는 지하수도 없고 송어도 없고 벌떼도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보다는 마르탱이나 장 피에르 같은 연출자가 없다. 혹 마르탱 같은 사람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장 피에르는 영영 찾지 못할 것이다. 누군가가 '송어 양식으로 재미본다'는 소문이 퍼지면 누구나가 송어 양식에 덤벼들 테니까.


* 홍세화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중에서...


글을 읽다가 문득 아직도 양식과 양봉을 하고 있을라나??? 궁금해졌다...

송어 양식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Pariser Honig 라고 검색을 해봤더니...우와...프랑스인들 양봉은 확실히 한발 더 나갔다...

누군가가 '지붕 위 양봉으로 재미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붕 위 양봉도 좀 더 보급된 모양이고...

누군가가 '재미본다' 싶으면 우리나라에서 좀 심하게 붐이 일기는 하지만...꼭...우리나라만의 일이라고...자학할 일도 아니다...


루이비똥에서도 파리 매장 옥상에 (위 사진 속...고작) 3개의 벌통을 설치해놨다가 걷어서 고급꿀로 팔며...

친환경 운운하는 모양이다...

genial 하긴 한데...뒷끝은 좀 찝찝한건...꼭 선입견 탓일라나???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