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여행책을 구입한 날...책을 주르륵 넘기다 발견했던 사진 한 장...

 미켈란젤로의 모세상...


 배낭여행 시절에 미켈란젤로의 조각들을 처음 접하고는 그대로 홀딱 반해서...

 당시에 미켈란젤로의 작품은 어지간히 찾아봤었는데...


 무심코 책을 넘기다가 세삼 '세상에 로마에 모세상이 있었구나...' 알게 됐다...

 반가움에 간만에 심장이 두근두근하다...  



 +1.  출발 전부터 그녀에게 이곳만큼은 꼭 보고싶다고 이야기하고...

 당장 관광을 제대로 시작한 첫날 찾은 이곳...


 그녀 : 자...이제 미리 공부한 그녀...설명을 해보십시오...

 나    : 히...그림만 보고...여기까지는 텍스트를 못읽어서...

         (결국 여행전에 여행책 완독은 실패...뭐...여행을 다녀온 지금까지도...)

         (그래도 반넘게 읽은 게 어디냐...스스로 위로...토닥토닥...)


 독일어 텍스트 읽기가 귀찮아서...서양건축사를 좀 더 열심히 공부했다던 그녀에게 책을 넘겼다...스윽...


+2.   앞에 보이는 천개(Baldachin) 아래에 보관된 쇠사슬에서 이 성당의 이름 'Vincoli'가 유래했나보다...

 이 곳에 보관된 쇠사슬에 성 베드로가 묶여 있었단다...

 뭐...믿거나...말거나...

 


+3.   모퉁이를 돌면 발에 채이는 것이 교회인 로마땅...

 그 교회들이 너무 화려해서 거부감이 좀 많았는데...

 이 교회는 규모도 아담하고 내부도 좀 소박해서 마음에 들었었다...


+4.   그런데 로마에서 만난 미켈란젤로는 반가웠지만...후세의 상술은 짜증을 부른다...

 조각을 밝히는 조명은 동전을 넣어줘야만 불이 들어온다...

 내가 아니더라도 기꺼이 동전을 밀어넣는 사람들은 넘쳐나서...

 굳이 내 지갑을 열어 동전을 들이밀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기분은 여전히 찝찝하다...


 뭐하는 짓이냐...교회에서... 



+6.   기독교 신자가 아니심에도 불구하고...

 웅장한 규모때문에 '벤허', '십계', '쿼바디스' 등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아빠를 위해 구입한 엽서...

 

 이탈리아 소인을 찍어 보내려고 했었는데...

 결국 독일 소인을 찍게 생겼다...


 뒤늦게 쓰는 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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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봄...피렌체 두오모 박물관... 피에타...니콘 FM2...ISO400



2002년 봄...피렌체 두오모 박물관... 피에타...니콘 FM2...ISO400



"나는 모든 대리석 덩어리 속에서 신체 각부의 자세와 움직임까지 이미 완벽하게 모양 잡혀 있는 형상을 마치 내 눈앞에 서 있는 것처럼 또렷이 본다. 나는 내 눈이 그것을 보듯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보이도록  그 아름다운 유령을 가두어놓고 있는 거친 벽을 깍아내기만 하면 된다."
"나는 아직도 배우고 있다."                                                                                                                                                
  ...미켈란젤로

말년에 미켈란젤로는 교황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기분전환을  위해서, 그리고 어쩌면 자신의 무덤을 위해서 새 피에타를 조각했다. 시스티나 예배당에 천장화를 그리면서 나빠진 시력은 끝내 회복되지 않았고 인생의 이 시점에서는 눈이 거의 먼 상태였다. 그는 시각보다 촉각으로 조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굴의 끈기를 가진 그는 죽기 엿새 전까지 새로운 조각기법을 시험할 정도였다. 그가 말년에 조각한 작품 중에 가장 유명한 피에타는 지금 피렌체의 두오모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그는 남은 정력을 이 조각의 윗부분에 모두 쏟아 넣었고, 그래서 아랫부분으로 내려왔을 때쯤에는 대리석과 자신의 조각술에서 점점 더 많은 결함을 찾아냈다. 그가 마음속에 그린 것을 손과 눈이 더 이상 따라가지 못하는 데 좌절한 그는 발작적인 분노에 사로잡혀 예수의 다리를 박살내고, 그 박살난 조각을 하인에게 주었다. 다행스럽게도 하인이 모든 조각을 주워서 어느 상인에게 팔았고, 상인은 조각품 전체를 다시 하나로 이어 붙였다.
우리는 미켈란젤로가 이 '피에타' 군상의 윗부분에 모든 정력을 쏟아 부은 이유도 알 수 잇다. 뒤에서 예수를 받쳐 들고 잇는 두건 쓴 사람은 니코데모다. 기독교 전승에 따르면, 니코데모는 '살아남아 신을 섬기기 위해 자신의 진정한 신앙을 감추는 것'을 상징한다. 후안 데 발데스는 종교재판소에 붙잡혀 처형당하는 것을 피하면서 가톨릭교회 안으로 침투하여 내부에서 교회를 개혁하기 위해 반체제적 계몽주의 신앙을 감추는 것을 '니코데미스모'를 실천하라고 지시했다. 니코데스모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긴 생애 동안 자신의 진정한 믿음을 대부분 감추고 살았던 사람-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의 마지막 자화상이 보인다.
...벤저민 블레흐, 로이 돌리너 공저 '시스티나 예배당의 비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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