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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9.17 2010.09.16_Musikfest Stuttgart 2010...'Mischa Maisky'


Johann Sebastian Bach

Suite Nr. 1 G-Dur BWV 1007
Suite Nr. 4 Es-Dur BWV 1010
Suite Nr. 5 c-Moll BWV 1011

사실 원래는 클래식과 전혀 친하지 않았었는데...
파블로 카잘스가 연주한 이 곡을 유난히 좋아했던 친구 덕분에...
그 친구와 함께 지냈던 1년 남짓한 날들 중의 3분의 1정도의 아침을 이곡, 바흐의 첼로 무반주 조곡과 함께 맞았더랬다...

그렇게 친구가 내 인생에 선물한 곡이다...이 곡은...
항상 mp3로 듣던 이곡을 난생 처음으로 라이브로 들었다...

지난 주 출근길...지하철 광고판 한켠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아르헤리치를 좋아해서, 그녀의 앨범이라고 하면 일단 무턱대고 구해지는대로 듣고 보는데...
그렇게 구해들었던 음반의 자켓 사진에 협연자로 끼어있던 사람의 얼굴이다...

그가 연주하던 악기가 무었이었는지도 모르면서...
일단은 맘에 들어 즐겨 듣던 음반이라...
그 작은 사진 한장에...꼭 아는 사람이라도 만난 듯 기분이 들떠서는...
출근하자 마자...슈트트가르트 뮤직페스티벌 홈페이지를 뒤졌다...
지하철의 광고는 2010년 슈트트가르트 뮤직페스티벌 광고였다...

사진의 주인공은 바로 이 공연의 주인공 미샤 마이스키였다...
첼리스트였다...
아 그 협주 앨범에서 그는 첼로를 연주했었구나...
인터넷을 조금 더 뒤졌더니...이 사람이 로스트로포비치와 함께 장한나의 스승이란다...
기억을 조금 더듬으니... 장한나가 '무릎팍 도사'에 나와서...마이스키 선생님...어쩌고 했던게 기억이 난다...
아...순식간에...언제 봤다고...또 한번 더 아는 사람이 되고...더 반갑다...

그런데 프로그램에 콘서트 장소까지 더 반갑다...
바흐의 첼로 무반주 조곡 1,4,5번...집앞 슈티프트 교회...
늦은 밤 교회에서의 바흐 콘서트...거기다 첼로 무반주 조곡...
이보다 더 훌륭한 조합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나와 간혹 혹은 자주 콘서트에 동행하는 그녀들 그리고 사무실 친구에게 홍보를 돌리고...
나도 얼른 4장의 티켓을 예매했다...
그렇게해서 마이스키 아저씨를 위해 총 7장의 티켓을 팔아드렸다...
나중에 친구에게 "총 7장 팔았어요..."라고 이야기했더니...
친구가..."앗...거의 보험아줌만데요..."란다...
"좋게 이야기하면 보험이구요...좀 나쁘게 말하면 다단계구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콘서트...저녁...
음악만큼은 특별한 취향없이 거의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잘 듣는 편인데도...
바흐의 첼로 무반주 조곡과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두 곡만큼은 길이 너무 확실히 들여져...
각각 파블로 카잘스와 글렌 굴드가 아니면 듣지 않아서...
기대를 하면서도 사실 한편으로 내심 걱정을 조금 하기도 했었는데...
너무 좋았다...
역시 라이브는 그만의 맛이 있다...

두어번 거슬리는 음이 있긴 했지만...그래도 마이스키 아저씨는 너무 멋있었고...
특히 교회라는 공간, 바흐 그리고 첼로의 조합은 너무나도 환상적이었다...
백발을 휘날리는 마이스키 아저씨의 활놀림을 보는 것을 잠시 포기하고 눈을 감을 때면...
첼로의 통 속을 한번 울리고 나오던 그 저음들이 교회의 그 큰 공간에서 다시 한번 잔잔히 울리다가 사라지는 작은 순간들을 느낄 수도 있었다...   
정말로...교회라는 공간이 전해주는 음향의 감동은 경이로울 따름이다...

내게 이 곡을 선물했던 친구에게 이 날의 감동을 선물할 수 있고...또 같이 나눌 수 있어서 더...더...소중한 저녁이었다...
내 독일 생활의 첫장을 열어 주었던...이 곡...
콘서트를 보면서...이 곳 생활의 또 한장이 접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2003년의 겨울은 그녀와 바흐와 고양이 두마리...그리고 커피가 있어서 춥지 않았고...
2010년의 가을밤은 그렇게 깊어간다...

아...추석이다...

* 마이스키 아저씨...참 쟝 르노랑 비슷하게 생겼다...
* 못말리는 우리 멘토 왈...
   "마이스키???"
   "그럼 우리말로 내새끼???"
    못말린다...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