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ldmund Quartett  (http://www.goldmund-quartett.de/)


Vivaldi     Die vier Jahreszeiten - Quartettfassung 

Mozart    Streichquartett B-Dur KV 589

Haydn     Streichquartett C-Dur op. 76 Nr. 3 Hob. III: 77



올해 첫 콘서트...줄줄히 예매해둔 콘서트의 포문이 드디어 열렸다...

공연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슈트트가르트에 이토록 오래 살면서도 한번도 들어가보지 못한 

슈트트가르트의 신궁이라는 공연 장소가 더 흥미로와서 예매했던 공연이다... 


물론 체감기온 상 봄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지만...

그래도 멀지 않은 곳에서 찬바람 맞으면서도 꿎꿎히 잰걸음으로 오고 있을 봄을 기다리는 요즈음...

궁에서 듣는 비발디의 '사계'가 썩 잘 어울리겠다 싶기도 했다...


화려하지 않고...규모도 크지 않은 방에...고작 6명의 연주자가 들어섰을 때...

아...Kammermusik 이었구나...

공연에 큰 기대를 걸진 않았지만...그래도 너무 단촐한 거 아닌가...생각했다...


잠시 튜닝을 하고...순간의 정적 뒤에 흐르던...첫 음...

그 첫음이 안겨주었던 감동이란...

친구 말마따나... 그 첫음을 위해.. 정말로 수많은 연습을 했을지도...


+1. 공연 안내에 연주자 소개가 거의 없었던 걸 기억하며...

'이렇게 연주를 잘하는 데도...감히 스타 연주자와 비교할 수도 없다니...음악계도 정말 살벌하구나...' 라고...

연주를 듣다 잠시 생각하기도 했다...


잔기교 없이... 조금 투박한 감은 있지만, 깔끔하고 깊은 소리를 낸다 싶었는데...

쉬는 시간에 앞자리 사람이 남겨 놓고간 프로그램을 친구와 넘겨보다가...

한번... 허걱했다...


그녀: 2010년에 아비투어를 봤대요...

나   : 청각으로 입력은 아비투어, 머리에서 처리는 디플롬으로 하고...

        그렇구나...생각하며...고개를 끄덕끄덕...

        ...

        ???

        !!!

        아비투어요? 

그녀: 이제 22살이나 됐나봐요...

나   : ....O.O...


몇년 후면...녀석들...제법 유명해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도 어린 아이들만이 모여서... 이렇게나 훌륭한 소리를 낼 수 있다니...

클래식의 본고장에 살고 있다...


+2. Kammerorchester를 본 적은 있지만...

현악 중주를 콘서트로 보기는 처음이다...

규모는 작지만 여전히 화려하면서도 오롯히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매력이 있구나...

아...감탄했다...

또...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다...


+3. 독일 생활 10년만에...독일 국가의 작곡가가 하이든인 걸 처음 알았다...

'아...이곡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아...!!!'

'아...원래 무한 도돌이곡이구나...'


클래식의 본고장이라...국가도 교향곡의 아버지가 썼구나...

클래식의 본고장에 살고 있다...

   


Posted by GIN :


Musikalische Leitung: Antony Hermus

Regie: Andrea Moses

Bühne und Kostüme: Christian Wiehle

Choreografie: Jacqueline Davenport

Chor: Johannes Knecht

Dramaturgie: Hans-Georg Wegner, Moritz Lobeck



+0.  오후...핸드폰을 들여다보던 요하나가 고개를 들더니, 환히 웃으며 말했다...


진, 그거 알아? 오늘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오페라 야외중계한대!!!


1년에 한번씩 발레만 야외상영을 하는 줄 알았더니...

올해부터는 오페라도 이 행사를 같이 하나보다...


+1.  서둘러...이웃의 그녀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요즘 과로에 시달리는 그녀는...아니나 다를까 또...일이 많아서 야근을 해야하고...

귀국 준비에 한창인 또 다른 그녀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신이나했다...


+2.  퇴근후 서둘러 발을 옮겼는데도...이미 스크린 앞은 발디딜틈 없이 꽈악 찼다...

마침 그녀의 지인이 잡아놓은 자리에 엉거주춤 끼어 앉아 돗자리의 한귀퉁이도 신세를 졌다...


전날 날씨가 궂었던 터라...바닥에 여전히 눅눅한 기운이 남아있었어서...

이웃의 돗자리가 아니었더라면...공연을 감히 끝까지 보지못했을 것이다...


+3.  오페라를 야외에서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신선한 경험이기는 했지만...공연 자체는 그다지였다...

현대적인 각색도 좋지만은...소세지를 집어던지는 결혼식 피로연 장면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슈트트가르트의 각색은 자주 흥미롭지만...한편으로 또 자주 대략 난감할 때가 있다...


+4.  최소한의 무대장치를 이용해 공연했던...이전 뒤셀도르프 천막소극장 '돈 지오바니'의 각색이 얼마나 우아했는지 새삼 깨달았다... 




Posted by GIN :


Mozarts „Figaro“ wird an der Stuttgarter Staatsoper wiederaufgenommen
 
Wolfgang Amadeus Mozarts „Le nozze di Figaro“ feiert am Mittwoch, 14. April 2010 in der Inszenierung des britischen Regisseurs Nigel Lowery an der Staatsoper Stuttgart ihre Wiederaufnahme. Die musikalische Leitung übernimmt Generalmusikdirektor Manfred Honeck, bei einigen späteren Vorstellungen wird Timo Handschuh dirigieren.
 
In der Wiederaufnahme wird ein nahezu vollkommen neu besetztes Sängerensemble auftreten. Der griechische Bariton Aris Argiris (alternierend: Ensemblemitglied Shigeo Ishino) gibt als Graf Almaviva sein Stuttgart-Debüt. Ebenfalls neu auf der Besetzungsliste steht Sunhae Im als Susanna. Ihr stehen erstmals Christian van Horn bzw. Alik Abdukayumov in der Titelpartie zur Seite. Zum ersten Mal sind auch Tajana Raj als Cherubino, Michael Nowak als Don Basilio, Hans Kittelmann als Don Curzio sowie Yuko Kakuta und Mark Munkittrick als Barbarina bzw. Antonio zu hören. Allein Helene Schneiderman als Marcellina und Karl-Friedrich Dürr als Bartolo standen bereits einmal für Nigel Lowerys Interpretation des Werks in Stuttgart auf der Bühne. Ensemblemitglied Catriona Smith, vormals noch als Susanna zu hören, übernimmt künftig abwechselnd mit Ruth Ziesak die Partie der Gräfin Almaviva.
 
Um sein Konzept auf das neue Ensemble optimal abzustimmen und die Charaktere noch feinsinniger herauszuarbeiten, verbrachte Nigel Lowery erneut zweieinhalb Wochen vor Ort mit der aktuellen Besetzung. „Einige Figuren haben aufgrund der neuen Personenkonstellationen in ihrem Profil neue Facetten bekommen“, so Regieassistent Thomas Wehry, der während Lowerys Abwesenheit für die szenische Neueinstudierung verantwortlich war.
 
Keine Frage: Im „Figaro“ geht es witzig und spritzig zu. Mit launigem Esprit und jeder Menge trockenem britischen Humor proben die Figuren in Lowerys Version von Mozarts Publikumsliebling den Aufstand gegen die bestehenden Machtverhältnisse. Immer wieder jedoch lässt Lowery im Trubel des rasanten Bühnenentertainments zarte, aber bittere Situationstragik durchblitzen, steckt Lorenzo Da Pontes Libretto doch voller Zündstoff und revolutionärem Gedankengut: Verhandelt werden Fragen der sozialen Stellung und des gesellschaftlichen Auf- und Abstiegs – Themen, die zum Zeitpunkt der französischen Revolution (Uraufführung: Mai 1786 am Wiener Hoftheater) ähnlich aktuell waren wie heute in Zeiten von Hartz IV.
 
Für Generalmusikdirektor Manfred Honeck, der in dieser Spielzeit unter anderem auch Wagners „Parsifal“ dirigiert, gehört „Le nozze di Figaro“ zu den Glanzpunkten des Mozart’schen Opernschaffens. Die Einzigartigkeit des Werkes verbirgt sich für Honeck in der vielschichtigen Partitur: „Das filigran-transparente, luftig-schwerelose Notengewebe aus oft rasanten Tempi wird immer wieder durchdrungen von subtilen, aber hoch dramatischen Wendungen in Harmonik und Satzweise.“ Jede einzelne Note Mozarts ist für Honeck kostbares Unikat. „Mozarts ,Figaro’-Komposition“, so Honeck, „ist von unvergleichlicher musikalischer Raffinesse.“

출처: http://www.staatstheater.stuttgart.de/oper/spielplan/


Posted by GIN :


Musikalische Leitung:  Sébastien Rouland

Regie, Bühne und Kostüme: Olga Motta

Licht: Claus Ackenhausen

Chor: Johannes Knecht

Dramaturgie: Albrecht Puhlmann



+0.  졸업하고 마지막으로 1학기 연장된 학생증의 기한이 다가오고 있다...

졸업을 하고...드디어 월급이라는 것을 받으며...

이제야 보고 싶던 공연들도 볼 여유가 (심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생겼는데...아쉽기만 하다...

기한만료를 앞둔 학생증을 들여다보는 심정이...어째...화수분을 억지로 떼어내는 심정이다...


+1.  스위스에서 짐을 정리하러 잠시 슈트트가르트로 돌아온...

이제는 곧 '이웃'이라는 칭호는 떼게 생긴 그녀와 함께 모짜르트의 초기작 '루치오 실라'를 관람했다...


무대 코앞...두번째줄 한 가운데 자리...

학생증의 기한이 만료되고 나면...이제 언제나 이런 호사를 다시 누리게 되려나...흠...


+2.  의상은 고풍스러운데 반해 간결한 무대는 좋았는데...

무대효과로 사용한 불 때문에 극장 안 공기가 탁해져서...그게 좀 흠이었다...

분위기는 좋았는데...


+3.  원래 주요 남자 배역들이 소프라노 음역대의 카스트라토를 염두에 두고 쓴 오페라인데...

그 역할을 모두 다 여자들이 맡아 부르니...극에 몰입이 좀 떨어진다...

두명의 소프라노가 사랑을 속삭이니...글쎄...카운터테너가 역할을 맡았더라면 느낌이 달랐을라나??? 

여자가 남자역할을 맡아서 기분상 그럴수도 있지만...전반적으로 가수들이 힘에 좀 부쳐하는 느낌도 있었다... 



Posted by GIN :


Dirigent: Alexander Joel

Inszenierung: Tobias Richter

Bühne und Kostüme: Gian Maurizio Fercioni

Chor: Gerhard Michalski

 

 

+0.  퇴근 길에 잠시 망설이다가 점심때 먹은 스파게티가...덜 꺼져서...라는 핑계로 ROM으로 샜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보며 언젠가는 봐야지 막연히만 생각했던...

그러면서도 정작 무슨 이야기인지 궁금해하지 않았던...오페라...

영화 속 레오폴드 모짜르트의 검은 망토와 오페라 속의 방문객, 살리에리가 입었던 망토를 오버랩해서...

모짜르트의 죽음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설명했었다는 것만 희미하게 기억한다.

 

사실 3시간이 넘는 공연의 1막이 채 끝나기도 전에 배는 다 꺼져버려서...

대략 2시간 동안은 주린 배에서 꼬르륵 소리라도 나지 않을까 살짝 긴장도 했지만...

나름의 억지스런 핑계가 너무나도 고마울 따름이다.

 

+1.  평일이라 빈 좌석이 많았던 덕에 좌석 확보도 아주 훌륭했다...


학생 표 주세요... 하면서... aber kein platz hinter den Stützen (제발...기둥 뒤 좌석은 말구요...)

그랬더니...표파는 아저씨가...ich versuche mal 한번 힘써보지...하더니...

원래는 이러면 안되는데...하면서 무대앞 둘째줄 아주 훤한 좌석을 준다...ㅋㅋ 로얄석 중 하나다...

덕분에 무대 측면 뿐만 아니라 윗쪽까지 무대 전체가 훤히 다 보였다...사각 공간이 쏟아지는 이 열악한 극장 안에서...

 

+2.  영화 속 살리에리가

"돈 지오바니는 초연당시 5번(아마도)밖에 공연되지 못했다. 그 모든 공연을 숨어서 지켜봤다... 관객들이 이해하기에 이 오페라는 너무나도 어두웠다..."

라고 했던 기억에 무거운 분위기와 곡들을 기대했었는데...


경박하기 그지 없는 돈 지오바니의 삶 덕분에...

극 전반의 80 퍼센트 이상이 가볍고 경쾌한 곡이다...

이태리어는 또 그 경쾌함과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카라얀이 모든 오페라는 원어로 연주해야 한다고 고집했다는데...그 고집이 이해가 된다.

독일어 "돈 지오바니"는 상상할 수가 없다...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극의 하이라이트는 돈 지오바니가 방문객에게 손을 건네고 심판의 시간을 맞는 그 짧은 순간의 비장함과 장중함이다.

거의 희극에 가까울 정도의 경쾌함과 무게를 그렇게 매끈하게 편곡하고 극으로 편집해낸...

모짜르트의 천재성에 고개를 저을 뿐이다.

 


+3.  오늘 저녁 나의 슈퍼스타...모짜르트 그리고 ROM

슬슬 뒤셀도르프에서 가장 사랑하는 장소가 되어가는, 퇴근길 사무실 근처의 ROM

뒤셀도르프 오페라 하우스가 내부공사 중이라 강가에 텐트를 쳐놓고 공연을 진행 중인데...

나름 따로 이름도 붙였다. Rhein Oper Mobil 이라고...그 약자가 ROM이다.


8월 말이던가 9월 초던가...

곧 공사가 끝나서 가을 공연부터는 시내 정식 극장에서 스케쥴이 잡혀있는데...

ROM 이 철거되면 꽤 섭섭할 것 같다.


그 전에 참새가 방앗간 들르듯...종종 들르게 될 것 같다.

사무실 일정이 허락하는 한...



Posted by GIN :

Joseph Haydn. Sonate c-moll Hob. XVI:20 'Auenburgger'

- moderat,  andante con moto,  finale. allegro


Ludwig van Beethven. Sonate Nr. 31 As-Dur op.110

- moderato cantabile molto espressivo,  allegro molto,  adagio ma non troppo,  fuga. allegro ma non troppo


Franz Schubert

- impromptus Nr.1 f-moll d935,  impromptus Nr.3 b-dur d935


Wolfgang Amadeus Mozart. Sonate Nr.14 c-moll kv 457

- allegro,  adagio, molto allegro



+0.  스트레스도 많고 망설임도 많았던 하루였다. 아니 한주 였다고 해야 맞겠다.


주말에 열심히 돌아다닌 끝에, 월요일 10시를 넘긴 퇴근길에 이미 현기증을 느끼기 시작했으니...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을 잊게 한 저녁이었다.


+1.  사실 오늘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은 사무실 일 때문이 아니라 콘서트 티켓 확보가 불투명한 것이었다.

낮에 에센 필하모니 홈페이지에서 남은 티켓을 검색을 하는데...

제일 비싼 75 유로 좌석 외에는 매진, 그나마도 10분 뒤에 다시 들어갔더니 것도 클릭이 안되는 게다.


완전히 실망한 상태에서 혹시나 지난번 베를린 필하모니 때처럼의 행운이 따르지 않을까 기대하며 길을 나서는데...

두번째 장애물... 에센까지 가는 티켓이 예상보다 훨씬 비싼게다. 8유로 70 센트...

기차표 자판기 앞에서 5분은 망설였을 게다.

그까지 가서도 콘서트장에 들어가지 못할지도 모르는데...이 길을 나서야 하나...

좋아하는 공연을 보고자 캐나다로 미국으로 한국서 날아가는 사람도 있다는데...

고작 8유로 70센트...40분 거리에...이 무슨 말도 안되는 고민이냐... 스스로 돈앞에 한없이 움츠러드는 자신을 한번 야단치고는 길을 나섰다.

우유부단한 나...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차에 앉아 몰려오는 한주간의 피로를 느끼며...

역시 괜히 나섰나 하는 후회를  40분 동안 3~4번은 했던 것 같다.

(남자의 마음이 갈대와 같다고 친구를 놀려댈 일 만은 아니다...정말 :-)


+2.  에센 필하모니에 도착했더니...기쁜 소식...표가 있단다...

홈페이지에 오류가 있었던 모양이다.

최고석과 그 아래좌석 55유로 짜리는 물론...10유로 짜리 티켓도 남아있는 게다.

좋아라고 표를 끊어 받아들고 보니 3층 발코니 오른쪽 끝의 스탠딩석이다.

사람 마음이 간사해서 놓칠 뻔 했던 공연을 볼 수 있게된 안도와 기쁨이 큰 게 아니라

슈트트가르트였으면 10유로 내고 100 유로짜리 티켓 받아봤을텐데...하는 아쉬움이 일단은 더 크게 밀려 온다.

오늘따라 날씨는 또 왜이리 서글픈지...

후회까지는 아니었지만...실망은 꽤 컸다...


+3.  그러나 76세의 거장은 그 모든 것들을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다행히 건물이 별로인 데 비해 음향은 괜찮았고, 홀의 가쪽 제일 싼 스탠딩 석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위치는 나쁘지 않아서...아니 기대 이상으로 너무 좋아서...

공연 내내 할아버지의 얼굴을 마주할 수 있었다.

몰입된 노인의 주름진 얼굴의 그 작은 떨림들이란...

mp3를 통해 들어본 할아버지의 연주와 인터넷으로 봐온 할아버지의 얼굴은 물론 처음 들어본 할아버지의 목소리까지...

그 모든 게 나의 기대 그대로였다...거의 꿈이 실현된 듯한 기분에 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4.  평소에 베토벤과 모짜르트곡을 더 좋아했었는데... 

오늘 공연에서는 오히려 하이든과 슈베르트 곡이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하이든은 좀 낯설어서...집에서 공연 전에 곡들을 한번씩 들어볼 때도, 역시나 무의식적으로 하이든 곡을 제일 덜 들었었다...

특히나 느린 2악장은 허술한 내 스피커 성능에 힘입어 더더욱 시큰둥 했었다... 

이날 2악장...차분한 연주 사이로 노인의 낮은 흥얼거림이 세어나오는 거다.

76세 60년 이상을 수백여차례 이미 콘서트를 치뤘을 대가...

그 대가가 오늘까지 한결같이 피아노와 이렇듯 교감하고 대화하는구나...순간 감동이 밀려와서 눈물이 날뻔 했다.


휴식 후 슈베르트의 즉흥곡들...

독일 클래식 잡지에서 작곡가별로 한 두 앨범씩 베스트 피아노 앨범 50개를 선정했는데,

슈베르트 곡으로는 브렌델 할아버지 앨범을 꼽았었다.

할아버지의가 친 슈베르트 곡을 몇 곡 가지고 있어서 몇 번 들어봐서이기도 하겠지만

막연한 이미지만으로도 할아버지와 슈베르트는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았는데...역시나였다.

작품명 즉흥곡처럼...

원숙한 대가의 노련하면서도 재치넘치는 그리고 즉흥적인 연주는 정말 너무 좋았다.

슈베르트의 즉흥곡 총 4곡 중에서 할아버지는 오늘 총 3곡을 연주하셨다.

프로그램에서 2부 초에 1번과 3번을...

그리고 앵콜곡으로 2번을...


+5.  기립박수 속에 사라지는 할아버지를 뒤로하고 나서는 관중들...

가득채웠던 홀을 떠나는 백발의 빵모자 쓴 할아버지부터, 빨간 구두를 신은 멋쟁이 할머니, 정장을 차려입은 꼬마 신사 숙녀, 청바지 차림의 청년...

많은 사람들이 impromptus 2번 테마를 조용히 흥얼거리면서 콘서트장을 빠져나가는 거다...

할아버지의 연주부터 표정, 나지막한 흥얼거림, 그리고 콘서트장을 그렇듯 유유히 빠져나가던 감동의 물결까지...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이날 저녁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


_M#]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