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kalische Leitung: Simon Hewett

Regie: Willy Decker

Bühne und Kostüme: Wolfgang Gussmann

Chor: Christoph Heil

Dramaturgie: Juliane Votteler


Floria Tosca: Adina Aaron 

Mario Cavaradossi: Calin Bratescu

Baron Scarpia: Claudio Otelli

Cesare Angelotti: Mark Munkittrick

Mesner: Karl-Friedrich Dürr

Spoletta: Daniel Kluge

Sciarrone: Sebastian Bollacher

Ein Schließer: Ulrich Frisch

Mit: Staatsopernchor Stuttgart, Kinderchor der Oper Stuttgart, Staatsorchester Stuttgart


여자 주인공이 오리털 파카를 입고 나타난다거나...왕자가 하얀 스키니진을 입고 방방 뛰어다닌다거나하면...

정말 보면서도 대략 난감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긴 하지만 그래도...이런 공연 덕분에 오페라의 현대적인 각색을 좋아할 수 밖에 없다...

들으러 가서 보고 왔다...


무대에 비해, 의상은 클래식하지만...그럼에도 비교적 간결하게 떨어지는 디자인에, 전체적인 색상도 무대 톤과 어우러진다. 

1막의 마리아상 하나, 2막의 대각선으로 길게 놓인 식탁 하나, 3막의 석양지는 창... 

그리고 공연 전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막달리아 마리아의 초상화 한점이 전부일 정도로 간결하게 연출된 무대는...

과연 더 세련된 토스카를 앞으로 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완벽했다...


공연 자체도 연출만큼이나 훌륭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을텐데...

아쉽게도...이 훌륭한 공연에... 가수들과 지휘자의 역량이 따라주질 못했다...

자리가 좋은 쪽을 고르느라 월요일 공연을 택했었는데...

공연계 쪽에서는 비주류인 날이라 더블캐스팅에서 2군이 뛴 탓인지...알 수 없지만...


이번 시즌부터 오퍼에서 일부 지휘를 맡고 있다는...

3층 꼭대기에서부터 척 봐도 어려뵈는 지휘자의 지휘는...미숙해서...

오케스트라 전체의 소리도 고르지 못했고..덕분에 가수들의 목소리를 덮으며 들뜨기 일수 였다.


특히 토스카를 비롯해 비교적 신인인듯 보이는 가수들도 목소리가 좀 약한 편이어서...전체적으로 소리가 작았던 것은 물론이고...

무대 앞 쪽으로 나와서 노래를 부를 때와 무대 중간에서 부를 때의 소리 차가 확연히 날만큼...소리가 고르질 못했다...

이렇듯 가수들의 전달력이 가뜩이나 부족한데다가, 토스카는 너무나 유명한 아리아가 많은 오페라인 탓에...

클라이막스인 주요 아리아 파트에서조차 몰입하기보다... 순간 파바로티나 칼라스와 자연스럽게 비교를 하고 앉아 있었으니...

확실히 듣고 즐기기는 틀린 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시간여 동안 전혀 지루해하지 않고 그토록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토스카의 극적 재미와 이를 200% 살린 연출 덕분이었다...


비쥬얼이 훌륭한 공연을 보고, 간만에 귀가 아닌 눈이 제대로 호강을 했다...


+1. 이 공연의 연출과 무대감독이 만든 다른 공연이 궁금해져서 슈트트가르트 오페라 싸이트를 뒤졌더니...

자주 팀으로 같이 공연을 한다는 연출가 빌리 데커와 무대&의상 감독 볼프강 구스만은 슈트트가르트 오페라 소속이 아니다...

위키페디아에서 두사람이 기획한 다른 공연을 찾아봤더니...

2005년도 짤쯔부르크 페스티벌의 히트작 비야손과 네트렙코가 함께 공연했던 라트라비아타가 이들의 작품이란다...

전에 3sat에서 이 공연을 보면서도...연기도 연기고, 노래도 노래지만...심플한 무대가 참 파워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두 사람의 작업이었었단다... 같은 사람의 작업이라는 걸 알고 보니 두 무대의 그림이 이어진다... 귀한 공연을 보았다..


+2. 그래도 못내 아쉬웠던 귀는 집에 돌아와서 유튜브로 도밍고의 'E lucevan le stelle'를 들으며 마저 호강을 했다고...


+3.  2막이 시작할 무렵에야 임산부임을 알아차렸던 옆좌석의 누군가는...

부디 나의 감기를 옮지 않고 무사히 돌아갔기를 바라고...


+4. 슈트트가르트 극장은 사진 작가들 교육을 다시 좀 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

홈페이지 갤러리에 올라온 9장이나 되는 사진 중에 어떻게 무대의 의미를 제대로 살린 사진이 한장도 없을 수가...


*   슈트트가르트 오페라 토스카 페이지: http://www.oper-stuttgart.de/spielplan/tos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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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alische Leitung: Antony Hermus

Regie: Andrea Moses

Bühne und Kostüme: Christian Wiehle

Choreografie: Jacqueline Davenport

Chor: Johannes Knecht

Dramaturgie: Hans-Georg Wegner, Moritz Lobeck



+0.  오후...핸드폰을 들여다보던 요하나가 고개를 들더니, 환히 웃으며 말했다...


진, 그거 알아? 오늘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오페라 야외중계한대!!!


1년에 한번씩 발레만 야외상영을 하는 줄 알았더니...

올해부터는 오페라도 이 행사를 같이 하나보다...


+1.  서둘러...이웃의 그녀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요즘 과로에 시달리는 그녀는...아니나 다를까 또...일이 많아서 야근을 해야하고...

귀국 준비에 한창인 또 다른 그녀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신이나했다...


+2.  퇴근후 서둘러 발을 옮겼는데도...이미 스크린 앞은 발디딜틈 없이 꽈악 찼다...

마침 그녀의 지인이 잡아놓은 자리에 엉거주춤 끼어 앉아 돗자리의 한귀퉁이도 신세를 졌다...


전날 날씨가 궂었던 터라...바닥에 여전히 눅눅한 기운이 남아있었어서...

이웃의 돗자리가 아니었더라면...공연을 감히 끝까지 보지못했을 것이다...


+3.  오페라를 야외에서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신선한 경험이기는 했지만...공연 자체는 그다지였다...

현대적인 각색도 좋지만은...소세지를 집어던지는 결혼식 피로연 장면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슈트트가르트의 각색은 자주 흥미롭지만...한편으로 또 자주 대략 난감할 때가 있다...


+4.  최소한의 무대장치를 이용해 공연했던...이전 뒤셀도르프 천막소극장 '돈 지오바니'의 각색이 얼마나 우아했는지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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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5_Alcina

2011. 10. 6. 06:50 from was ich höre



카트리나 나글레슈타트와 앨리스 코트의 1998년 실황버전...
옷을 너무 자주 갈아 입는다고만 생각했지...
멀리서 봐서...알치나의 옷이 이다지도 야한지는 몰랐더랬다...
 



카트리나 나글레슈타트도 훌륭하지만...
앨리스 코트의 목소리도 경이롭다...
어제 공연에서 루지에로 역할을 했던 소피 마릴리의 목소리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거대한 액자를 때로는 비밀통로로...때로는 거울로 이용했었는데...
거울로 이용된 이 무대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
 



그리고 비로소 '숄'에 눈뜨게 해준 바로 이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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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5_Oper 'Alcina'

2011. 10. 6. 05:40 from was ich höre


Musikalische Leitung: Sébastien Rouland
Regie und Dramaturgie: Jossi Wieler, Sergio Morabito
Bühne und Kostüme: Anna Viebrock


+0.  헨델의... 아니 바로크 오페라를 처음 보았다...
유명 성악가들의 앨범에 한곡씩 끼어있는 헨델의 곡들을 한 곡씩 띄엄띄엄 들으면서 좋아하긴 했지만...
그래도 역시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이쪽도 저쪽도 모두 부계사회라... 
음악도 어머니 헨델보다는 아버지 바흐가 더 조명을 받는구나..하고.
사실 바흐가 헨델보다 낫기도 하다고 생각을 해왔었다...
그렇게 막연한 선입견만을 갖고, 처음 마주한 헨델 오페라의 신선함은 충격이었다...

이탈리아 오페라들과 달리...화려하지 않지만...간결하며 우아했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헨델의 오페라는 놓치지 않을 것 같다. 

+1.  스토리만큼은 참...아름다운 곡들에 비해 장황한 스토리에 아쉬움이 남는다...
많은 오페라가 그러하듯이 내용이 따지고 보면, 막장인 것은 그렇다치고...
내용이 좀 간결하기라도 했다면 간결한 음악을 더 잘 살릴 수 있었을텐데...

막장의 코드는 시대를 뛰어넘는 것인가 보다...
알치나의 마법에 걸려 기억을 잃고 알치나를 사랑하는 루지에로와, 그런 루지에로를 되찾고자하는 브라다만테의 이야기와...
교통사고로 기억을 잃고 20년을 넘게 이응경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어느날 사고전 부인 심혜진을 기억해내고 방황하는 두 부인 사이 한 남편
KBS 일일드라마의 이야기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2.  그나마 권선징악을 담고 있던 이야기가 내겐 막장으로 더 와다았던 데는 연출 탓도 있다...
1998년 이후로 쭈욱 같은 연출같아 보이는데, 예쁜 알치나가 야하게 옷을 입고, 옷을 자주 갈아 입는다고 해서 장황한 이야기가 메워지지는 않는다...
알치나가 예쁘면 예쁠수록...원작과 달리 떠나가는 루지에로의 마음에 대한 설득력만 더 떨어질 뿐...

+3.  그래도 확실히 오페라도 이제 비쥬얼 시대이다...
뮈르토 파파타나쉬가 노래를 잘 부르긴 하지만...
예쁜 여가수가 노래를 잘 부르니 관객들의 반응이 확실히 더 뜨겁다...

음...잘하긴 하지만...'브라보...'까진 아니잖아...

아무튼 이렇듯 몸매가 훌륭한 성악가는 처음 보았다...
몸매만큼은 안나 네트렙코보다도 나은 듯하다...

+4.  카운터테너의 층이 좀 더 두터워졌으면 좋겠다...
원래 카스트라토를 염두에 쓴 곡들은 카운터테너들이 부르는 오페라를 보고 싶다...

+5.  주문한 안드레아스 숄의 음반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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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zarts „Figaro“ wird an der Stuttgarter Staatsoper wiederaufgenommen
 
Wolfgang Amadeus Mozarts „Le nozze di Figaro“ feiert am Mittwoch, 14. April 2010 in der Inszenierung des britischen Regisseurs Nigel Lowery an der Staatsoper Stuttgart ihre Wiederaufnahme. Die musikalische Leitung übernimmt Generalmusikdirektor Manfred Honeck, bei einigen späteren Vorstellungen wird Timo Handschuh dirigieren.
 
In der Wiederaufnahme wird ein nahezu vollkommen neu besetztes Sängerensemble auftreten. Der griechische Bariton Aris Argiris (alternierend: Ensemblemitglied Shigeo Ishino) gibt als Graf Almaviva sein Stuttgart-Debüt. Ebenfalls neu auf der Besetzungsliste steht Sunhae Im als Susanna. Ihr stehen erstmals Christian van Horn bzw. Alik Abdukayumov in der Titelpartie zur Seite. Zum ersten Mal sind auch Tajana Raj als Cherubino, Michael Nowak als Don Basilio, Hans Kittelmann als Don Curzio sowie Yuko Kakuta und Mark Munkittrick als Barbarina bzw. Antonio zu hören. Allein Helene Schneiderman als Marcellina und Karl-Friedrich Dürr als Bartolo standen bereits einmal für Nigel Lowerys Interpretation des Werks in Stuttgart auf der Bühne. Ensemblemitglied Catriona Smith, vormals noch als Susanna zu hören, übernimmt künftig abwechselnd mit Ruth Ziesak die Partie der Gräfin Almaviva.
 
Um sein Konzept auf das neue Ensemble optimal abzustimmen und die Charaktere noch feinsinniger herauszuarbeiten, verbrachte Nigel Lowery erneut zweieinhalb Wochen vor Ort mit der aktuellen Besetzung. „Einige Figuren haben aufgrund der neuen Personenkonstellationen in ihrem Profil neue Facetten bekommen“, so Regieassistent Thomas Wehry, der während Lowerys Abwesenheit für die szenische Neueinstudierung verantwortlich war.
 
Keine Frage: Im „Figaro“ geht es witzig und spritzig zu. Mit launigem Esprit und jeder Menge trockenem britischen Humor proben die Figuren in Lowerys Version von Mozarts Publikumsliebling den Aufstand gegen die bestehenden Machtverhältnisse. Immer wieder jedoch lässt Lowery im Trubel des rasanten Bühnenentertainments zarte, aber bittere Situationstragik durchblitzen, steckt Lorenzo Da Pontes Libretto doch voller Zündstoff und revolutionärem Gedankengut: Verhandelt werden Fragen der sozialen Stellung und des gesellschaftlichen Auf- und Abstiegs – Themen, die zum Zeitpunkt der französischen Revolution (Uraufführung: Mai 1786 am Wiener Hoftheater) ähnlich aktuell waren wie heute in Zeiten von Hartz IV.
 
Für Generalmusikdirektor Manfred Honeck, der in dieser Spielzeit unter anderem auch Wagners „Parsifal“ dirigiert, gehört „Le nozze di Figaro“ zu den Glanzpunkten des Mozart’schen Opernschaffens. Die Einzigartigkeit des Werkes verbirgt sich für Honeck in der vielschichtigen Partitur: „Das filigran-transparente, luftig-schwerelose Notengewebe aus oft rasanten Tempi wird immer wieder durchdrungen von subtilen, aber hoch dramatischen Wendungen in Harmonik und Satzweise.“ Jede einzelne Note Mozarts ist für Honeck kostbares Unikat. „Mozarts ,Figaro’-Komposition“, so Honeck, „ist von unvergleichlicher musikalischer Raffinesse.“

출처: http://www.staatstheater.stuttgart.de/oper/spielp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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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5_Oper 'Parsifal'

2010. 4. 26. 06:50 from was ich höre


Musikalische Leitung: Sylvain Cambreling

Regie: Calixto Bieito

Bühne: Susanne Gschwender

Kostüme: Mercè Paloma

Licht: Reinhard Traub

Chor: Johannes Knecht, Christoph Heil

Dramaturgie: Xavier Zuber



+0.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 'Der fliegende Holländer'까지 바그너 오페라 세편을 보고나서...

나름 바그너에 매료되었다고 믿고 있다가 큰코 다쳤다치고 왔다...


이번 시즌에 바그너 오페라 '파르지팔'을 단 3회 공연한다는 광고를 보고...신이나서 일찌감치 표를 예매해 두고...

공연을 보러 간다고 잔뜩 자랑질을 해댔더랬다...


+1.  뭐...평양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라고...

언론에는 극찬이 쏟아지는 것 같은데...

내게는 난해하기만 해서...1막의 어느 부분에서는 졸아버리기까지 했다...으...


칼릭스토 비에토의 연출은 대체로 나와 맞질 않는 것 같다...

'Der fliegende Holländer'를 보면서도 대략 난감함을 느꼈는데...

'파르지팔'은 그 정도가 한 단계 더 나아갔다...


여자들이 제5원소 밀라 요요비치가 처음 나올때 입고 있던 붕대옷 같은 것들만 입고는...

무표정한 얼굴로 합창을 하는데...한손에는 붉은 립스틱을 들고 연신 배에다 마구 그려대는데...

꼭 할복자살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줘서...등골이 오싹하기까지 했다...


위 사진 관 속에 아저씨가 발가벗고 있었던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2.  성배에 관련된 이야기라고 해서 꼭 무겁고 장중할 분위기일 필요는 없지만...

탄광촌을 끌어온 것은 좀...


덕분에 마녀 쿤드리는 오리털 파카를 껴입고...숯검댕을 뒤집어쓰고 쇼핑카트를 밀고 무대를 배회한다...

뭐...행색은 노숙자가 따로 없다...

바바라 슈나이더 호프슈테터가 노래를 잘하는 것만큼은 인정하지만...

'Der fliegende Holländer'때도 그렇고...'엘렉트라' 때도 그렇고...도대체가 캐릭터에 몰입을 시키지 못하는 배우다...

예전에 '예누파'를 볼 때에는...역시 뚱뚱한 아줌마가 연기를 하는데도...

극이 끝나갈 즈음에는 그 배우가 거의 어여쁜 처녀로 보이던 경험을 비추어보면...

그것이 꼭 배우의 외모 문제만은 아닌듯 하다...


가뜩이나...몰입이 잘 안되는 배우가 행색까지 이러하니...

도대체 어딜봐서 이 여자를 성배의 기사들을 홀리는 색녀라고???

억지도 어디 이런 억지가 없다...


클라이막스 내내...'어...어...헉...아줌마...'  


+3.  앞으로는 칼릭스토 비에토의 연출은 가급적 피할 것 같다...


+4.  일요일 밤...엄청나게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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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alische Leitung:  Sébastien Rouland

Regie, Bühne und Kostüme: Olga Motta

Licht: Claus Ackenhausen

Chor: Johannes Knecht

Dramaturgie: Albrecht Puhlmann



+0.  졸업하고 마지막으로 1학기 연장된 학생증의 기한이 다가오고 있다...

졸업을 하고...드디어 월급이라는 것을 받으며...

이제야 보고 싶던 공연들도 볼 여유가 (심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생겼는데...아쉽기만 하다...

기한만료를 앞둔 학생증을 들여다보는 심정이...어째...화수분을 억지로 떼어내는 심정이다...


+1.  스위스에서 짐을 정리하러 잠시 슈트트가르트로 돌아온...

이제는 곧 '이웃'이라는 칭호는 떼게 생긴 그녀와 함께 모짜르트의 초기작 '루치오 실라'를 관람했다...


무대 코앞...두번째줄 한 가운데 자리...

학생증의 기한이 만료되고 나면...이제 언제나 이런 호사를 다시 누리게 되려나...흠...


+2.  의상은 고풍스러운데 반해 간결한 무대는 좋았는데...

무대효과로 사용한 불 때문에 극장 안 공기가 탁해져서...그게 좀 흠이었다...

분위기는 좋았는데...


+3.  원래 주요 남자 배역들이 소프라노 음역대의 카스트라토를 염두에 두고 쓴 오페라인데...

그 역할을 모두 다 여자들이 맡아 부르니...극에 몰입이 좀 떨어진다...

두명의 소프라노가 사랑을 속삭이니...글쎄...카운터테너가 역할을 맡았더라면 느낌이 달랐을라나??? 

여자가 남자역할을 맡아서 기분상 그럴수도 있지만...전반적으로 가수들이 힘에 좀 부쳐하는 느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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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alische Leitung: Timo Handschuh 

Regie: Calixto Bieito

Choreographische Mitarbeit: Lydia Steier

Bühne: Susanne Gschwender, Rebecca Ringst

Kostüme: Anna Eiermann

Licht: Reinhard Traub

Chor: Michael Alber

Dramaturgie: Xavier Zuber



+0.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에 이어 세번째로 본 바그너 오페라...

오페라판 '캐러비안의 해적'이다...


바그너 오페라 치고...그래도 비교적 짧아서 수월하게 보기는 했지만...

오페라의 각색이 극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하며 봤다...


+1.  스페인 연출가 칼릭스토 비에토의 연출은 한편 그로테스크한 극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너무 어수선해서...내 취향은 좀 아니다...


+2.  초반에 반투명한 벽에서 'RETTE MICH'등의 글을 쓰던 부분은 꽤 괜찮았지만...


후반부 한 남자가 나체로 무대를 가로 지르며 뛰어다니는 부분 등은 도무지 극과 무슨 개연성이 있는지 잘 이해되질 않는다...

순간 엄청 놀라기는 했다고...


+3.  슈트트가르트 오페라를 몇차례 관람하며...어느덧 익숙해진 여주인공 바바라 슈나이더 호프슈테터는 노래는 정말 잘 하지만...

아무리 봐도 도무지 여주인공으로 몰입이 되지를 않는다...


가수는 노래를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오페라 가수는 가수인 동시에 배우이기도 한 까닭에 역시 어느 정도의 비쥬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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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alische Leitung: David Parry

Regie: Beat Fäh

Bühne und Kostüme: Volker Pfüller

Choreografie: Jacqueline Davenport

Chor: Johannes Knecht

Dramaturgie: Peter Ross


+0.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보았다...

이야기의 순서는 모짜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이전 이야기인데...

오페라 작품의 순서는 30년차로 뒤바뀐 모양이다...


+1.  무대가 좀 키치하기는 했지만, 경쾌한 극의 분위기와 썩 잘어울렸다...


+2.  알마비바 백작역할의 젊은 테너는 목소리가 나쁘지 않았지만...

소리가 작아서 무대 바로 앞에서 듣는데도 자주 오케스트라에 소리가 묻혔다...

그래도 늘씬한 자태에 눈은 즐거웠더라...


+3.  공연 후 커튼콜 동안 정작 가장 큰 박수를 받은 가수는 피가로 역할을 맡았던 한국인 가수 Adam Kim이었다...


이여사는 그가 제르몽으로 분한 '라 트라비아타'를 보고 와서는...

그가 부른 'Di Provenza il mar, il suol'가 그 누가 부른 것보다 아름다웠다고 했는데... 

역시 예리한 귀를 가진 그녀의 칭찬이 허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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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des Welt-Atems wehendem All – ertrinken, versinken – unbewusst – höchste Lust!"

"세상의 호흡에... 흔들리는 모든 것들에... 빠지고, 가라앉고, 의식을 잃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Musikalische Leitung Stefan Soltesz

Inszenierung Barrie Kosky

Bühne und Licht Klaus Grünberg

Kostüme Alfred Maverhofer

Choreinstudierung Alexander Eberle



+0.  10월 첫 주 주말...아마 뒤셀도르프에서 마지막으로 맘편히 보낸 주말이 되리라...


거의 반 이상은 알토의 건물을 처음으로 직접 한번 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Essen Aalto theater 를 저녁이 되기도 전 늦은 오후 4:30 에 찾았었다. 

5년 전 여행 중에 빈 국립극장에서 Die Meistersänger von Nürnberg 을 야간 기차 시간에 쫓겨 보다만 이후로 바그너의 작품은 처음이다. 

그때도 늦은 오후 비슷한 시간에 극장에 들어가서 2막까지 보고서는 8시쯤 아쉬움에 연신 뒤를 돌아보며 베네치아 행 기차에 올랐던 것같다. 

물론 여름에 접어 들기 시작하던 그 무렵은 해가 훨씬 더 길었지만...

 

+1.  바그너의 오페라는 정말 길다...

너무너무 기이이이일다...

너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어지간하면 여유를 좀 두고 살자고 재차 마음을 먹는데도... 

앞으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다시 한번 장장 다섯 시간을 보며 살 여유가 있을까 의문이 들만큼...

벌써부터...스스로를 믿지 못할 수 밖에다...


+2.  그러나 난생 처음 본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 긴 다섯 시간을 이졸데의 노래처럼... 비극적인 이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나도 극 속에 가라 앉아 의식을 잃고 행복해했다... 


+3.  바로 전에 봤던 "예누파" 와는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 할 만큼...대조적으로

최소한으로 작게 좁게 꾸며진 무대를...

항상 스케일 크고 시원시원한 걸 선호하는 나는...처음에는 못마땅해하고 불편히 느꼈었다...

좁은 공간에서 부대끼는 배우들의 불편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같이 불편해 지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노래가 한번은 그 작은 방을 거쳐 나와야 해서 음향이 좀 떨어져서 불쾌했고...  

큰 무대를 꽉 채워서 공연을 해도 극장 여기저기 생기는 사각이 

겨우 3m x 3m 남짓한 공간으로 무대가 축소되고나니 거의 극장 안 반 이상의 좌석에 사각이 생기는 것에 짜증이 났고...

그에 더해 딱딱한 독일어 때문에 소프라노인 이졸데의 노래가 억세게 느껴진 것도 불편했고...

독일어 오페라인 덕에 은유적인 가사가 그대로 자막으로 나오는 바람에 극을 이해하는 것이... 

이탈리아어 오페라 보는 것 보다 훨씬 더 고되었던 것도 불편함의 또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바그너의 음악을 빛나게 한 이날의 무대 디자인은 

두 주인공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심리와 극을 이보다 더 잘 전할 수 없으리라고 느낄 만큼 곡 못지않게 빛이 났다...  

앞으로까지 평생 동안 본 최고의 오페라 중, 무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감히 벌써부터 섣불리 짐작한다.


+4.  모든 못마땅함은 2막 두 연인... 사랑의 테마와 함께...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완벽한 암흑 속에서 그 작은 무대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그 작은 무대  양벽에 난 창으로 간혹 드는 빛만이 시간의 흐름을 알리고...

세상과 상관없이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는 둘의 사랑에 맞춰 같이 회전하기 시작하는 무대

다시 그 속에서 속삭이는 둘의 사랑의 멜로디는 정말 나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의 혼을 쏘옥 빼놓았다...

2막이 끝나자마자...

2열의 오른쪽 가장 자리편에 앉아 있던 한 관객의 입에서 "brilliant!!" 하고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가쪽이긴 해도 최고 클래스 좌석에 그 가격을 지불하고 앉아서 막의 절반을 배우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소리만 듣고 앉아 있으면 불만도 생길법 한데...

내가 그 위치에 앉았더라면 막 내내 분명히 씨근덕 거리고 앉았을 게다...

이 곳에서 가끔...사람들의 그런 마음의 여유에 놀라기도 하고...그래서 반성하기도 하고...배우기도 한다.

 

+5.  3막에도 이 작은 Cabin이 계속 등장하긴 하지만...유일하게 무대 전체가 다 드러났다...

처음에 좁은 무대를 그렇게 못마땅해했던 내가...

3막 처음에는 오히려 계속 무대를 작게 보여주지 않는 것에 내심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작은 무대를 이용해 무대 통째로 두 주인공의 사랑을 그린 2막은 독보적이고 매력적이었지만 3막의 무대 디자인도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다.

고향에서 병상에서 이졸데를 애타게 기다리는 트리스탄의 방 주위는 들판...어둠속에서 수도사의 분위기를 풍기는 양치기들이 (플라스틱) 양을 치고 있다.

기다림에 타들어가는 마음에... 트리스탄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이졸데를 기다리며 피를 토할 듯...광기에 휩싸여 노래부르는 트리스탄의 뒤로 소리없이 하마터면 거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양치기들은 양을 한마리씩 몰아 나가며 꺼져가는 트리스탄의 생명을 암시한다...

마침내 방밖으로 뛰쳐나와 쓰러지던 트리스탄 앞에 이졸데가 도착하고 둘은 재회하지만...

트리스탄은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뱉지 못하고... 거꾸러지고...

넋이 나간 이졸데 뒤로 조용히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트리스탄의 방이었던 무대도 퇴장하고...

그 넓고 깊은 그리고 어두운 무대에 오로지 죽은 트리스탄과 이졸데만 남아...

한줄기의 빛 아래에서 이졸데가 마지막 사랑과 죽음의 노래 "Liebestod"를 부르고 서서히 트리스탄 위로 쓰러지고 빛마저 사라진다.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