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iburg을 조금 지났을까?? 

멈춰선 기차 창밖을 바라보며 낄낄대는 독일 소녀들이 가르키는 손끝을 따라 눈길을 돌려보니 펼쳐졌던 풍경...

Emmendingen이라는 작은 역이 수리를 하고 있는 모양인데...


하이디 클룸이 진행하는 Germany's next Topmodel이라는 인기프로그램의 제목을 패러디해서...

위트있게 역 이용자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Germany's next Top Bahnhof (Germany's next Top Station)이 될 거라는 객기어린 호언장담과 함께...


그래...두고보자...^^

After가 기대되는 시골의 어느 작은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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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일요일의 브런치...전날 코릅에 마실을 다녀온 덕분에...아침 댓바람부터 망고타르트를 먹는 호사다...

맛있지만...단음식에는 좀 약해서 금방 나가떨어지는 바람에...

얻어온 두 조각 중 한 조각만으로 한끼를 해결하고...진한 커피를 곁들인다...상큼한 오렌지도 함께...


+1.  전날... 벼룩시장에서 구한 주석뚜껑이 달린 도자기 맥주잔도 찬조 출연...

워낙 벼룩시장계 만 10년을 넘게 탐색하신 고수와 함께 돌았던 쇼핑이라...

나름 내 딴에는 마음에 드는 물건인데도... 

어제는 고수가 같은 가격에 구입한 물건들과 비교 당하며 내내 구박받고 놀림을 받았더랬다...


심지어 고수님 물건 촬영을 위해 받쳐두는 삼발이로 전락하기까지...OTL

살짝...진심 상처받을뻔 했었다고...


녀석...그러나 주인님은 어제도 너를 이뻐하였단다...

자알 생겼다... :)


+2.  이야기했듯이 마음에 드는 물건이긴 하지만...

사실 반은 간만에 나간 벼룩시장에서 빈손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의무감에 구입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이 한번의 선택으로...나는 맥주잔 좋아하는 여자가 되었다...:)


벼룩시장 도는 내내...전략종목도 없고...의지도 없고...공간도 없고...

꿍얼꿍얼 했었는데...

뭐...이참에 자의반...타의반으로 종목이 생겼다고???


+3.  와중에...맥주잔보다...더 벼룩시장의 분위기를 자랑하는 내 커피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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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늦잠을 자고 일어나 차린 브런치...

주메뉴는 지난주 코릅에서 얻어온 포도젤라틴과 

어제 작은 우여곡절 끝에 간신히 사온 감자빵 (Kartoffelkrüstchen)...

프레지동의 바닷소금 알갱이가 섞인 버터, 그리고 커피...


다른 치즈 종류도 빵에 얹어 먹으려고 같이 꺼냈다가... 

포도젤라틴의 맛에 홀딱 반해서...

다른 것들은 손도 안대고...버터와 포도젤라틴만 가지고...

한자리에 앉아서 빵을 3분의 1통이나 헤치워 버렸다...


아...나의 왕성한 식욕...

한국서만 해도...빵은 이렇게까지 많이 먹지는 않았었는데...

하펜되르퍼의 세계를 열어준 나의 옛 동거녀 그녀에게 살짜쿵 책임 전가...


작년 코릅 언덕의 포도밭에서 직접 딴 포도로 담그셨다는 포도젤라틴은...

지난 주에 받아와 놓고서도, 너무 예쁘게 봉해놓은 뚜껑이 아까워서...

차마 뜯지 못하고 모셔두고 있다가 일주일만에 오늘에야 개봉을 했다..


뚜껑의 데코보다도 더 예쁜 젤라틴의 빛깔...그리고 맛...


젤라틴은 벌써 반이나 훅...줄어버렸지만...

달콤하고 향긋한 내음이 입안 가득...

마지막 한 조각마저 사라진 이후...그 내음이 아까워서...

입가에 그 향이 사라질 때까지...프레스에 남은 커피를 한참이나 밀쳐두었다...


음................................................. :)

배불리 꿀단지를 비우고 난...푸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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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눈이 내리는 2월...일요일...
오래간만에 3존이나 되는 거리의 이웃댁에 마실을 다녀왔다...
말이 좋아 마실이고...
아침도 굶고 점심부터 들이 닥쳐서...저녁까지 얻어 먹고...선물도 한 가방이나 얻어서 돌아왔다...
(나름 변명을 하자면, 점심을 얼른 먹고, 잠시 산책을 하고, 해가 지기 전에 일어서려 했었다고...)
'이웃의 토토로' 대신...우리는...'이웃의 식신들'이다..

나는 애시당초 꿈도 안꾸고... 
올해의 목표가 '남들만큼만 먹자'인 나보다 살포시 덜 먹는 그녀에게도...앞으로 갈 길은 멀다...





기계수고: 나의 아이폰 3gs

촬영수고: 정말로 가까운 이웃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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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mund Quartett  (http://www.goldmund-quartett.de/)


Vivaldi     Die vier Jahreszeiten - Quartettfassung 

Mozart    Streichquartett B-Dur KV 589

Haydn     Streichquartett C-Dur op. 76 Nr. 3 Hob. III: 77



올해 첫 콘서트...줄줄히 예매해둔 콘서트의 포문이 드디어 열렸다...

공연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슈트트가르트에 이토록 오래 살면서도 한번도 들어가보지 못한 

슈트트가르트의 신궁이라는 공연 장소가 더 흥미로와서 예매했던 공연이다... 


물론 체감기온 상 봄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지지만...

그래도 멀지 않은 곳에서 찬바람 맞으면서도 꿎꿎히 잰걸음으로 오고 있을 봄을 기다리는 요즈음...

궁에서 듣는 비발디의 '사계'가 썩 잘 어울리겠다 싶기도 했다...


화려하지 않고...규모도 크지 않은 방에...고작 6명의 연주자가 들어섰을 때...

아...Kammermusik 이었구나...

공연에 큰 기대를 걸진 않았지만...그래도 너무 단촐한 거 아닌가...생각했다...


잠시 튜닝을 하고...순간의 정적 뒤에 흐르던...첫 음...

그 첫음이 안겨주었던 감동이란...

친구 말마따나... 그 첫음을 위해.. 정말로 수많은 연습을 했을지도...


+1. 공연 안내에 연주자 소개가 거의 없었던 걸 기억하며...

'이렇게 연주를 잘하는 데도...감히 스타 연주자와 비교할 수도 없다니...음악계도 정말 살벌하구나...' 라고...

연주를 듣다 잠시 생각하기도 했다...


잔기교 없이... 조금 투박한 감은 있지만, 깔끔하고 깊은 소리를 낸다 싶었는데...

쉬는 시간에 앞자리 사람이 남겨 놓고간 프로그램을 친구와 넘겨보다가...

한번... 허걱했다...


그녀: 2010년에 아비투어를 봤대요...

나   : 청각으로 입력은 아비투어, 머리에서 처리는 디플롬으로 하고...

        그렇구나...생각하며...고개를 끄덕끄덕...

        ...

        ???

        !!!

        아비투어요? 

그녀: 이제 22살이나 됐나봐요...

나   : ....O.O...


몇년 후면...녀석들...제법 유명해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도 어린 아이들만이 모여서... 이렇게나 훌륭한 소리를 낼 수 있다니...

클래식의 본고장에 살고 있다...


+2. Kammerorchester를 본 적은 있지만...

현악 중주를 콘서트로 보기는 처음이다...

규모는 작지만 여전히 화려하면서도 오롯히 악기 하나하나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매력이 있구나...

아...감탄했다...

또...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다...


+3. 독일 생활 10년만에...독일 국가의 작곡가가 하이든인 걸 처음 알았다...

'아...이곡 어디서 많이 들어봤는데...아...!!!'

'아...원래 무한 도돌이곡이구나...'


클래식의 본고장이라...국가도 교향곡의 아버지가 썼구나...

클래식의 본고장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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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한 표가 도착했다...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설레이는 하루...이틀... 그리고...여섯달...


기다림의 즐거움을 새삼 깨닫는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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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시려오기 시작하는 계절...
겨울 내음이 감도는 가을 어느날...저녁...여름을 추억하며...

악기 편성이 실외 공연에는 좀 덜 맞앗는지...
소리가 전체적으로 고르지 못하긴 했지만...
(더블베이스 소리를 좋아하는데...많이 묻혀버렸다...)
마린바 연주자의 피일만큼은 제대로다...

그래도 간만에 쾨니히슈트라쎄에 볼만한 거리 공연...
일단은 신선했고...덕분에 30분이나 1유로에 호강한 귀...

구형 아이폰의 녹화 기능에 살짜쿵 감동하다...
거리 공연 녹음인데도...음질이 꽤 들어줄만 하다...

거리의 내음이 훈훈훈...
술 익어가는 내음도 훈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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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alische Leitung: Antony Hermus

Regie: Andrea Moses

Bühne und Kostüme: Christian Wiehle

Choreografie: Jacqueline Davenport

Chor: Johannes Knecht

Dramaturgie: Hans-Georg Wegner, Moritz Lobeck



+0.  오후...핸드폰을 들여다보던 요하나가 고개를 들더니, 환히 웃으며 말했다...


진, 그거 알아? 오늘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오페라 야외중계한대!!!


1년에 한번씩 발레만 야외상영을 하는 줄 알았더니...

올해부터는 오페라도 이 행사를 같이 하나보다...


+1.  서둘러...이웃의 그녀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요즘 과로에 시달리는 그녀는...아니나 다를까 또...일이 많아서 야근을 해야하고...

귀국 준비에 한창인 또 다른 그녀는 갑작스러운 소식에 신이나했다...


+2.  퇴근후 서둘러 발을 옮겼는데도...이미 스크린 앞은 발디딜틈 없이 꽈악 찼다...

마침 그녀의 지인이 잡아놓은 자리에 엉거주춤 끼어 앉아 돗자리의 한귀퉁이도 신세를 졌다...


전날 날씨가 궂었던 터라...바닥에 여전히 눅눅한 기운이 남아있었어서...

이웃의 돗자리가 아니었더라면...공연을 감히 끝까지 보지못했을 것이다...


+3.  오페라를 야외에서 스크린으로 보는 것이 신선한 경험이기는 했지만...공연 자체는 그다지였다...

현대적인 각색도 좋지만은...소세지를 집어던지는 결혼식 피로연 장면을 도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슈트트가르트의 각색은 자주 흥미롭지만...한편으로 또 자주 대략 난감할 때가 있다...


+4.  최소한의 무대장치를 이용해 공연했던...이전 뒤셀도르프 천막소극장 '돈 지오바니'의 각색이 얼마나 우아했는지 새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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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6_남매

2012. 7. 7. 04:24 from wie geht es d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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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무렵 오랜만에 슈트트가르트 나들이를 하기로 해 기다리고 있던 친구의 문자 한통...

오늘 집앞에서 나윤선 콘서트가 있다는데, 생각있어?


몇년전에 그녀의 음반 하나를 들어보고...

음...비교적 흔한 보이스인 걸...재즈 보컬로는 좀 심심한데...라고 생각했었다...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터라, 당연히 그녀의 팬도 아니었지만...


음향은 별로라도 분위기 하나만큼은 제법 괜찮은 집앞 재즈바에서의 비교적 저렴한 공연이라니...

당연히 구미가 당긴다...

그녀에게 예스! 라고 답을 보내고, 당장 역시나 공연이라면 마다치 않는 J와 S도 불러모았다...

알고보니...J는 근간에 그녀의 음악에 꽂혀서, 유튜브에 뜬 그녀의 곡을 꽤나 많이 들었더랜다...

소식을 알리자마다 당장에 반긴다...

S도 예전에 한국에서 그녀의 콘서트를 본적이 있지만, 그다지 좋은 줄을 몰랐다고...

그러나 나와 같은 이유로 좋단다...


서둘러 퇴근을 하고, 셋이서 브로콜리 치즈 파스타를 한솥 얼른 끓여 먹고...

공연 1시간 전부터 일찌감치 바에 들어가서 입석과 좌석 사이의 경계에 자리를 잡고 그렇게 그녀를 기다렸더랬다...


공연이 시작되고 깜짝 놀랐다...

몇년 전에 들었던 그 음악이 아닌 것이었다...

전에는 예쁘지만 평범한 목소리이며, 유럽에서는 동양적인 목소리를 들을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나보다 생각했었는데...

지난 몇년 간 스스로의 목소리를 훌륭한 악기로 가다듬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실험을 하고, 노력을 했을지 그 흔적이 보였다...

너무너무 멋이 있었다...


노력하고 발전하는 사람을 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그녀의 노력과 발전, 그리고 아름다운 음악에 박수를 보낸다...

오늘부터 나도...그녀의 진정한 팬이다...

그녀가 곧 한국을 들어갈 J에게 추억을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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