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괜히 겁이 많아져서 혼자서는 절대 돌아다니지 못했을 장소...
(참...멋모르던 어린 시절에는 어쩜 그렇게도 담이 컸던지...) 헝가리판 귀신의 집 느낌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나중에 다 돌고나서 보니... 처음에 출발할 때 매표소 직원이 램프를 챙겨주지 않은 탓이 크다... 조명이 너무 어두워서 거의 앞을 식별할 수 없는 곳도 많았던 데다, 램프의 일렁이는 불빛과 으스스한 동굴의 분위기가 잘 어울렸을 것 같아서 많이 아쉬웠다...
그놈의 본전 정신 때문에...미련을 버리지 못하고..친구에게 한 마디 건냈다...
램프 달라고 해서...한바퀴 더 돌까???
결국 그냥 나오긴 했지만..
알타미라 동굴 등의 동굴 벽화를 흉내내 그려넣거나 걸어둔 곳도 있었고...
동굴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예술 작품을 배치해 둔 곳도 있었고...
부다페스트 궁의 기초를 전시해 둔 곳도 있었다...
으슥한 모퉁이를 돌면...기대치 않은 장소에 사람이나 동물의 테라코타나 이스트 섬의 석상들과 같은 미스터리한 고대 문화의 상징물들이 놓여 있어서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특히 암흑 속...물에 비스듬히 반쯤 잠겨 있던 어느 왕의 거대한 두상...
혹성탈출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시키는...그리스 로마 어느 도시의 몰락을 그린 상상화에서 본 듯한 이 한 장면은...
순간 등골이 오싹할만큼 섬찟하면서도 인상적이었다...
사진 출처: 동행녀 JS 새 카메라를 개시하며...한참 사진찍기에 재미를 붙였던 친구 JS...
뜻밖의 장소와 순간에도 사진을 많이 찍어줬다...
정말로 컴컴한 곳이었는데...갑자기 내게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나중에 집에 가서 모니터로 보면...이쪽 어깨 너머에...하얗게...영혼이 보이는 거 아니야???
실없는 소리를 했더니...그 순간 찍혔다...^^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 플래쉬도 없이 손떨림 방지 효과와 함께...사진을 깨끗히 찍어내는 것이 너무나 기특했던 친구의 카메라...
사진 출처: 동행녀 JS
Labyrinth의 바로 이웃 술집에서 화이트 와인 Olaszrisling을 한 잔씩 시켜놓고, 일기도 쓰고 다음 여정을 잡으며 좀 쉬었다...
부지런했던 친구 덕분에...친구가 일기를 쓰고 있으면...심심한 나도 할 일이 없어서, 옆에 앉아 일기를 썼다...
덕분에 참 오래간만에...여행 동안 일기를 많이 썼다...
이 자리에서 친구는 램프때문에 내가 아주 많이 아쉬워했다고 일기에 썼단다...
관광지의 한 가운데에 별나게...동네 사람들의 단골집인 듯 보이던 이 술집은...
먼저 자리를 잡고 앉아 느긋히 맥주와 수다를 즐기던 사람들이...길을 지나는 아무에게나...'어이!!'하고 소리쳐 부르면...
하나, 둘 가던 길을 멈추고...그냥 그대로 자리를 펴고 같이 앉아 버리는 그런 곳이었다...
"퇴근하면 재깍 집에 들어올 것이지...어딜 세었다가 이제 와?!!!" 바가지를 긁을 지 모를 부인들이 상상된다...
안에서 일하느라 우리가 바깥에서 자리를 잡은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주인 아저씨를 향해 빼꼼히 안으로 고개를 들이밀고...
"어이~주문 받아야지!!" 하는 듯 뭐라고 외쳐주시던 빨간 티셔츠 할아버지...
사람이 사는 곳...그 풍경은 어디를 가나 비슷하다...
*직장 생활 후...점심을 기름지게 먹기 사작하면서...고루 참...복스러워졌다...
저...팔을 어쩔 것이여...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