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ethoven:  Sonate für Violine und Klavier G-Dur op. 30/3

                  Sonate für Violine und Klavier F-Dur op. 24

                  Sonate für Violine und Klavier D-Dur op. 12/1

Bach   :       Sonate für Violine und Klavier h-Moll BWV 1014

Brahms:      Sonate für Violine und Klavier d-Moll op. 108


+0.  시작은 이랬다...


나   : 리더할레에서 미도리가 공연한대요...

그녀: 나 미도리는 한번도 안들어봤는데... 

나   : 저도 TV에서 잠깐씩 나오는 것만 보고 연주하는 건 한번도 못봤어요...

        썩어도 준치라니까...한때...천재라고 칭송받던 사람이니...그래도 꽤 괜찮겠죠...


      그리고...기다림은 꽤 설레었다...


+1.  1부 첫곡이 끝나고...갸우뚱...


그녀: 이거야 뭐...프로그램이 없으니..

나   : 1부는 전체가 베토벤 곡이고, 2부엔 바흐와 브람스 곡인데...브람스 곡이 좀 더 긴거 같아요...

그녀: 베토벤의 바이올린은 좀 심심하구나...


+2.  그리고...1부 공연이 끝나고...계속 갸우뚱...


나   : 연주를 못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정말 이때까지만 해도...감히 우리 귀로는 평가할 수 없었다... 연주를 못할 수 있다고...감히 평가할 엄두가 안났다..)

        리더할레 음향이 별로라서 그런건지...좀 이상하네요...

그녀: 그죠? 피아노 소리보다도 영~ 약하고...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들쭉날쭉하고...

        피아노 반주가 나름 신경써서 약하게 연주를 하는데도...피아노 소리가 더 크네요...

나   : 공연 중간에 이렇게 튜닝을 자주하는 것도 처음 봤어요...(심지어 악장 사이에도 튜닝을 한번 했다...)

        오늘 바이올린님의 컨디션이 안좋으신겐지...피아노와 합이 안맞는 겐지?

        차라리 며칠 전에 들은 어린애들이 연주한 비발디 공연이 더 낫다 싶은데요...

그녀: 저도 그 생각했어요...

나   : 왜...이 사람이 잊혀진 사람이 되었는지 느껴지는 연주라 씁쓸하네요...

그녀: 그렇죠...음악이 무서워서...청중들이 열광할때는 그렇게들 좋아하다가도...실망하면 순식간에 돌아서잖아요...

        몇년전 휘트니 휴스턴 콘서트에서는 청중들이 반이 공연 중간에 나가버린 적도 있대요... 


+3.  잠시 나갔다 들어오면서...

      크지 않은 공연장에 우린 비교적 뒷자리에 앉아 있었는데...무대 앞으로 들어오며 이야기 했다...


그녀: 여기쯤에서 들으면 또 소리가 다를 수도 있겠네요...

        바이올린이 원래 소리가 작은 악기니까...

        피아노 뚜껑이 열려 있으니까...바이올린 소리가 좀 뭍혔을 수도 있겠네요...

나   :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이제껏 많지 않게 봐온 바이올린 공연 중에서는 제일 별로네요...

        제가 비교적 바이올린 오케스트라 협연을 많이 봐서, 공연들이 더 화려하긴 했지만...

        그래도 바이올린들이 화려하게 오케스트라 소리를 뚫고 나왔었는데...

그녀: 듣고 보니까...그러네요...

        바이올린 소리가 작으니까...이해를 하려고 했는데...

        더 큰 공간에서 더 많은 악기들 사이에서 연주를 해도... 보통 잘 들리니까...

        그리고 며칠전 비발디 공연때는 군데군데 실수가 있긴 해도 소리가 뭉게지지는 않았었는데...

        이상하게 소리가 뭉게지네요...

나   : 참...아침에 출근 준비를 하면서...안느 소피무터가 연주하는 베토벤 소나타를 들었더랬어요...

        근데...심심한 곡이 아니었어요...

그녀: ...그럼...연주자가 연주를 잘 못했다는 이야기?

나   : (여전히 천재가 연주를 못한다고 감히 이야기할 용기가 없었으므로...) 

         연주를 잘 못하는 지는 잘 모르겠는데...참...연주가 밋밋하네요...

         감정적으로 잘 와닿지도 않고...


+4.  2부가 시작되고... 저기서 들으면 그래도 괜찮을 수도 있겠다 싶었던 자리가 드문드문 꽤 비었다...


+5.  바흐의 곡을 듣다가...나도 모르게 이마를 짚었다...

      정말 공연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은 기이한 경헙을 했다...


+6.  바흐의 곡이 끝나자마자...우리 앞줄 왼쪽에 앉아 있던 아저씨가 조용히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갔다...

 

그녀: 이번 곡을 들으니 확실히 알겠네요...

        연주를 못하는 군요...

나   : 정말 저 일어나서 나가고 싶었습니다...

그녀: (살짝 웃으며...) 우리 귀만 높아져 가지고... 그런데 독일 사람들은 정말 냉정하군요...


그사이 또다시 튜닝...


 +7. 브람스의 곡이 끝나고...


그녀: 브람스 곡이 참 좋군요...그런데...좋은 곡을 들으니...연주 못하는게 더 티가 나네요...


+8.  의례적인 박수가 있고...앵콜 차례...이미 관객은 상당수 빠져 나갔고...


나   : 앵콜도 튜닝하고 하겠죠...

그녀: 튜닝 잘 못하는 거 같아요...뭔가 엉성해요...


정말로 앵콜마저도 튜닝을 하고 했다...


+9.  감흥 없는 앵콜이 끝나자


그녀: 빨리 외투 입으십시오...

나   : 앵콜 한 곡 더 할까봐 겁나는 군요...

우리: 웃음...


그렇게 우린 잽싸게 외투를 걸쳐 입으며 공연장을 빠져나왔고...

두번째 앵콜이 시작되었고...우리 외에 여전히 관객들이 자리를 뜨고 있었다...


*     교훈 하나..공연은 라이징스타를 찾아볼 일이다...


*     집에와서 미도리의 과거 연주를 좀 더듬어 보다...중앙일보 기사 하나를 발견하고, 해도 너무한다 싶어 순간 분노했다...

       

       http://www.joongang.ca/bbs/board.php?bo_table=g200t200&wr_id=3713

 

       이쯤이면...사기이거나...직업을 때려치우고 바꿔야 하거나...둘 중의 하나이다...

       이런 글에 고료를 지불하고 있다면... 정말로 외화 낭비이다...



Posted by GIN :



예매한 표가 도착했다...

소풍을 기다리는 아이처럼...

설레이는 하루...이틀... 그리고...여섯달...


기다림의 즐거움을 새삼 깨닫는 어느날...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