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원래 우리의 입장 예약 시간은 10시 반... 

인파에 밀려 베드로 성당 들어가기를 포기하고 다시 뮤지엄 앞으로 돌아오니 겨우 9시 반이다...


입장을 하고 표를 찾고 들어가는 시간도 제법 걸린다 해서...

혹시나...모른척 예약한 쪽지를 내밀었더니...통과다...


들어가면 입구도 세계 각국에서 모인 관광객들 무리에...각 투어팀들에 북새통인데...

그 와중에 우왕좌왕 헤매이다가 표를 끊었는데도...우리가 표를 받은 시간은 9시 58분...


+1.  전시장 바로 앞에서 오디오 가이드도 빌렸다..

세상에 입장료만도 벌써 20유로인데...오디오 가이드는 또 별도로 7유로나 한다...

그래도 10년 사이에 바티칸에도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생겼다...

있는게 어디냐고...반가워서 가격에 괘념치 않고 일단 집어들었는데...아주 잘한 짓이었다...


비록 한번 듣고 잊을 값이더라도...설명을 듣고 작품을 보는 것과...

막연히 작품들을 기웃거리는 것의 차이는 확실히 컸다...


최소한 오디오 가이드 덕분에...이번에 트립티콘(triptychon)과 폴립티콘(polyptychon)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2.  중세 전후의 종교화들과 르네상스 작가들의 회화들이 전시의 주를 이루는 피나코테카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했다...

방마다 적게는 두개, 많게는 대여섯개까지도 되는 오디오 가이드를 하나하나 열심히 챙겨 들으며 구경하고 나왔더니...어느 새 점심 무렵이다...


아침 바티칸 근처 장에서 사온 토마토와 올리브 빵 반조각, 토마토 페이스트가 올라간 빵 한 조각씩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생선은 숙소 근처의 시장이 유난히 좋았고...빵 종류는 바티칸 근처 시장이 유난히 좋았다...

이날 먹은 빵이 꽤 훌륭했음을 나중에 깨닫고...마지막날...이 시장을 다시 찾았다...


+3.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하다보니...이제 겨우 관람을 시작한 피타코테카에서 보내는 시간이 은근히 길어져서...

그녀는 조금 초조해하기도 했었는데... 잠시 뒤...

우리는 그래도 여유롭게 볼 수 있을 때...열심히 본 것이 잘한 일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 대부분의 인기 전시장들에서는 우리는 그냥...인파에 밀려 다녔다...


이거이...전시장인지...목욕탕인지...


+4.  10년 전이나 지금이나...여전한 라오콘...


그리고 뉘집 자식이었을지...참 잘생긴 청년 아폴로...

저런 청년이 막상 피가 도는 인간으로 눈앞에 서있으면...

오히려 그닥 매력을 느끼지 못리라는 사실에 아이러니함을 느끼며...돌아섰다...


+5.  시스티나 카펠레에서의 설레임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여전하다...


마음같아서는 10년 전 그때처럼...출구에서 다시 돌아들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오오래...눈에...마음에 새겨오고 싶던 그곳...


*     이번에 바티칸 뮤지엄을 돌아보고 나오며...


바티칸의 콜렉션 수준이...'시스티나 카펠레'와 라파엘로 등 르네상스 작가들의 작품들...

그리고 아폴로와 라오콘 등의 조각 몇점을 제외하면...

기존의 통념이나...10년 전 여행 후에 기억해왔던 것처럼 높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폴로와 라오콘은 설명이 필요없는 명작이긴 하지만...그외 그리스, 로마 조각들은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의 콜렉션에 비할바 못되었고...

이집트나 서아시아쪽 전시물도...베를린의 Neues Museum보다 훨씬 못하다...

제법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긴 하지만...종교라는 주제와 좀 억지로 끼워 맞춰진듯한 현대 작가들 콜렉션도 별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시스티나 카펠레 때문에 언젠가 또다시 로마를 여행한다면...

또 다시 바티칸 뮤지엄을 찾게 되지도 않을까...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