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2월 초에 설레어하며 예매해 두었던 공연을 보았다...

다섯달 전에 예매해둔 공연인데...올해는 말도 안되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서 어느덧 공연일이다... 


+1.  아침에 티켓을 챙겨들며...비로소 오프닝 시간은 7시 반이지만...

다이아나 크랄의 시간은 9시 임을 확인했다...


다이아나 크랄의 콘서트인 줄 알고 예약한 콘서트인데...

다이아나 크랄은 뒤에 나와서 몇곡 부르고 가는거???


슐로스플랏쯔 앞에서 출발해서 우리를 벤츠뮤지엄까지 데려다줄 셔틀버스를 기다리며...

그녀와 나...동시에 엄습한 불안감에...속상할뻔 했다...


그래도 이 불안감은 오프닝 공연의 시작과 함께 날아가버렸다...

다행인지 불행인지...그래도 애초에 티켓을 살때 생각치 않았던 공연이므로...다행인 걸로...


나    :  간만에 튜닝 안된 듯한 공연을 듣는데요...

그녀 : 튜닝 안된 것 같은 게 아니라...튜닝이 진짜로 안됐는데요...


크지 않은 공연장에 조율되지 않은 사운드의 음량이 너무 커서 내내 찡그리고 있다가...

그녀가 맥주 한잔을 사겠다는 소리에 반가워 얼른 공연장을 빠져 나왔다...


공연장에서 공연을 땡땡이 치고 맥주를 들이키는 신선한 경험을 했다...

차라리 공연 장 밖에서 듣는 소리는 그래도 들어줄 만은 했다...


+2.  오프닝 공연의 음질이 너무 형편없어서...본 공연도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오프닝 공연과 비교할 수는 없을 정도로 공연은 괜찮았지만...

음향도 그랬고, 공연 전반이 매끄럽다고는 할 수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했다...


공연은 크게 3파트로 나뉘어져서, 

처음에는 세션들과 함께 화려한 공연을 했고...

중간에는 혼자 관객들과 대화를 나눠가며...본인이 치는 피아노 반주만으로 노래를 했고...

마지막에는 다시 세션들이 등장해 끝나가는 공연의 흥을 돋구었다...


중간파트부터...마이크 위치가 잘못되었었는지...음향에 문제가 있기 시작해서...

그게 거슬렸던지...다이아나 크랄의 연주도 매끄럽지 못했다...


그녀가 조용히 내뱉는 Shit과 Scheiße...

독일관객들은 일시에 웃음을 터뜨렸고...

내 옆의 그녀왈...'다이아나 크랄이 Scheiße라고 하니까 좀 있어보여요...' ^^


Scheiße를 외치는 다이아나 크랄은 귀여웠지만...

그래도 공연이 좀 삐걱댄 통에...공연 중반까지...바비 멕페린 때만큼 떴던 내 눈의 하트는 희미해져버렸다...쩝...


+3.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었는데...

버스 안에서 브리깉과 마틴을 만났다...


나      : (깜짝 놀라서) 안녕??? 

브리깉: 슈트트가르트는 마을이지???

그녀   : 그치...슈트트가르트는 마을이지...


그래도 가끔씩 슈트트가르트 나들이를 하는 그 누군가에게는 서울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Posted by GIN :

2013.07.07_Danke!!!

2013. 7. 7. 17:30 from wie geht es mir


 +0.  그녀와 나...나란히 세상에 다시 없을 귀한 선물을 받다...


 정원의 홀론더(엘더베리) 꽃잎을 모아 뽑아낸 시럽과...

 그저께 정원에서 수확한 신선한 요하니스베렌(커런트)로 담근 젤리...


 그리고 각자의 취향에 맞춘 빈티지 아이템들...

 

 정성스러운 포장도 너무 이뻐서...

 빛이 좋을 때에 사진을 한장 꼬옥 찍어두려고...

 당장 풀어보고 싶은 것을 어제 밤에 꾹 참았더랬다...


 +1.  매번 이렇게 귀한 것들을 받기만 해서...죄송하고...

 매번 따뜻히 챙겨주시는 마음이 너무 감사하다...


 이렇듯 소중한 인연을 이어주고 간 친구가 많이 고맙고...

 혼자만 오오래 친하게 지내고 좀 늦게 이어준 친구가 한편 슬며시 원망스럽게도 느껴지는 요즘...^^



 +2.  언제 고수님을 따라가서 한수 배우려고...

 맥주잔 녀석의 친구들 만들어주게...

 벼룩시장 행차에 좀 불러주십사 부탁을 드렸었는데...


 직접 두 친구를 만들어주셨다...너무 이쁜 녀석들로...

 외롭던 콜렉션이 순식간에 풍성해졌다...


 친구들을 좀더 만들어줄 일에 대한 의지와 사기도 같이 껑충 뛰어오르다...


 +3.  지나치게 덥지는 않아도...이제는 제법 볕이 따가운 요즈음...

 덕분에 한동안 상큼하고 향이 가득한 아침을 맞겠다...


 많이많이 감사합니다...

Posted by GIN :


+0.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은 매년 1년에 한번씩 실황공연을 극장 앞 공원에 생중계를 하는 행사를 한다...

일명 'Ballett im Park(공원 속의 발레)'다...


야외공원에서 뉘역뉘역 저물어가는 해를 벗삼아 보는 공연의 운치에다...공짜라는 매력이 더해져서...

이제는 한국에 돌아간 그녀와 함께...한번은 꼬옥 같이 가서 보자고 여러해를 다짐을 했었더랬다...


몇 년간은 일상에 쫓기다 놓쳐서 보지 못했고...

지난 2~3년간은 일부러 핸드폰 알림 목록에도 일찌감치 올려두며 나름 정성을 들였는데도...

어떻게 번번히 그 날들마다 그렇게 비님이 오시던지...


그녀와 마지막으로 이 소풍을 약속했던 그해 여름도 결국 아침부터 장대줄비가 내려서 그렇게 많이 아쉬워했다...


+1.  그렇게 보기 힘들던 공연을 마침내 보았다...두 이웃들과...  


사실 이날의 원래 일정은 이랬다...

오후 무렵에 코릅을 가서 잠깐 산책을 하고는 그 동네에 유명하다는 비어가르텐을 가서 

내가 내기턱으로 이 두 이웃에게 맥주를 한잔씩 쭈욱 돌리기로 했었다...


윗층의 그녀와 지하철 시간에 맞춰 약속시간도 잡았는데...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에서 메일 한통이 들어온다...'발레 보러 오세요...'하고... 


하도 때맞춰 내리는 비에...올해는 거의 포기를 하고...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쨍한 이날...몇 시간 후에 공연에서 발레가 상영된다는 것이었다...


황급히 그녀들에게 일정변경을 두고 의사타진을 했더니...두 사람 다 오케이란다...


+2.  그런데...내기턱 비어가르텐 맥주를 대신할 메뉴를 고르라 했더니...가까운 이웃...주저없이 치맥을 고른다...헉...

못들은 척 도보로 해결한 반경 내에 메뉴를 고르라 했더니...또 다른 그녀도...'치맥!' 외친다...

못사오면 직접 닭이라도 잡아서 튀겨오라고 협박이다...헉...

OTL... 어쩔 수 없이...급히 부지런을 좀 떨어서, 지하철로 25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KFC를 다녀왔더랬다...

근 2~3년만에 향한 발길이라...중간에 길을 잃어서 좀 헤매는 통에...결국 가는데 근 40분이 걸렸다...체력 방전...

그래도 자랑스레 KFC 봉지를 흔들었더니...그녀들의 표정이 어찌나 환해지던지...


그런데...그녀의 그 협박이 좀 센...농담이었댄다...헉...

가끔...농담하는 그녀가...좀...무...무..섭...다... OTL


그래도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치킨 뜯었다...공원에서...

맛...있었다...

사실 공원에서 자리를 잡기 전만해도...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치킨을 뜯고 있으면...좀 부끄러울 줄 알았는데...

웬걸...탐욕은 부끄러움을 이긴다...확실히...

수줍음을 이긴 우리의 식탐... 패밀리 파켓을 그야말로 폭풍흡입했다...

옆의 남들은 우아하게 잔까지 챙겨워서 샴페인을 음미하고 있었다나???



+3.  공연 시작 15분 전...

묘하게 착시 효과로 화면속 두 사람이 들고있는 전단지만 화면 밖으로 튀어나와 보인다...


화면 속 오른쪽이 행사 진행자였는데 역시 발레리나였고...한 동안 강수진씨와 함께 활동했었단다...

어쩐지 몸의 라인과 잔근육들이 범상치 않다 했다...


왼쪽은 슈트트가르트 발레단 부단장...


+4.  공연된 작품 '크라바트'는 올해 초연되어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는데...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좀 더 간결하게 공연을 추렸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다...

물론 원작 소설을 읽었더라면...또 다른 평가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내 눈에는 푼풋과 마법사가 결투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2막은 좀 사족처럼 느껴져서...

2막은 통째로 들어내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꼬마 관객들 눈에 가장 좋았던 부분은 푼풋과 마법사의 결투 부분이란다...


다른 무용수의 춤을 보았더라면 느낌이 좀 달랐을지?

크라바트와 대척점에 선 마법사의 카리스마와 매력이 좀 부족했다...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마법사들의 춤과는 확연히 비교가 된다...

윗 사진 속 마법사는 마진 라데마커인데...그의 마법사 버전이 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대와 현대곡들로 구성된 음악, 강수진씨가 분한 죽음의 춤, 방앗간의 소년들이 까마귀가 되는 장면들은 꽤나 시각적인 임팩트가 있었고,  

1막 보르슐라와 톤다의 춤도 꽤 인상적이었다...


소년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라...다른 작품들과 달리...주인공들도 솜털 보송보송한 어린 무용수들이었는데...

대신 표현력이나 카리스마를 요하는 동작들이 배분된 조연들의 역할에 일급무용수들 포진시켰는데...나름 현명한 선택이었던 듯하다...


그녀: 어려운 동작이랄 게 없는데요...

나   : 이제껏 보아온 대가들의 작업들과 신예의 데뷔작을 어떻게 비교하겠습니까? ^^


그래도 이제 만 26세라는 젊은 안무가의 첫 장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훌륭한 결과물이었다...

앞으로 몇번의 손질을 거치면...정말로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 발돋움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해본다... 



Posted by GIN :


+1.  도피오 에스프레소...

어디를 가나 향이 죽음이어서...어느 순간부터 매번 더블로 시켜먹던 에스프레소...


너무 맛있어서 여행을 마감하며...

꾸역꾸역 바티칸 앞까지 다시 찾아가 마신...

설탕도 필요없을만큼 고소한...에스프레소...


도피오 에스프레소를 주문했더니...

주문을 잘못 이해하고...두 잔에 나누어 담아주어...

나름 더 흥이 났었다나...

덕분에...캬...두번...


돌아와서 마시는 커피는...더이상 커피가 아니라더라...



+2.  1유로짜리 Fassi의 3알 아이스...


01  망고, 천도 복숭아, 요구르트   (복숭아 승)

02  피스타치오, 호두, 커피          (피스타치오 압승)

03  멜론, 민트, 화이트 초코         (멜론 승)

04  피스타치오, 파인애플, 오렌지 (피스타치오 압승 


첫날 총 36개의 Variation을 기필코 정복하리라 마음 먹었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결국...11개에 그쳤다...

평소 냄새를 싫어해서 입에는 대지도 않던 피스타치오를 두번이나 먹었는데...

이 가게 피스타치오의 그 고소한 맛은 세상 그 어느 곳에도 다시 경험할 수 없을 맛일듯 싶으다... 


돌아온 다음날 이제 슈트트가르트도 날이 더워져서...

점심 식사 후 동료 그녀들과 아이스 가게를 찾아서 한알씩 물었다...

망고 한 알...1.60 유로...아깝다...쩝...

망고의 신선함은 사라지고...유분만 진하게 올라오는 그 맛이란... 



*    하필 사진을 찍은 이날 몸이 좀 불편하여 아이스를 포기한 그녀가 대신 마신 카모마일 티는 50센트...

배가 너무 불러 더 이상 마시지 못하고 남긴 그녀의 차를 한모금 얻어 마시다...5센트 어치...


+3.  이번 여행 중 유일하게 제대로 맛 본 이탈리아 음식(?) 두가지...

그래도 역시 여행하면 '맛'이라나...

Posted by GIN :


+0.  원래 우리의 입장 예약 시간은 10시 반... 

인파에 밀려 베드로 성당 들어가기를 포기하고 다시 뮤지엄 앞으로 돌아오니 겨우 9시 반이다...


입장을 하고 표를 찾고 들어가는 시간도 제법 걸린다 해서...

혹시나...모른척 예약한 쪽지를 내밀었더니...통과다...


들어가면 입구도 세계 각국에서 모인 관광객들 무리에...각 투어팀들에 북새통인데...

그 와중에 우왕좌왕 헤매이다가 표를 끊었는데도...우리가 표를 받은 시간은 9시 58분...


+1.  전시장 바로 앞에서 오디오 가이드도 빌렸다..

세상에 입장료만도 벌써 20유로인데...오디오 가이드는 또 별도로 7유로나 한다...

그래도 10년 사이에 바티칸에도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생겼다...

있는게 어디냐고...반가워서 가격에 괘념치 않고 일단 집어들었는데...아주 잘한 짓이었다...


비록 한번 듣고 잊을 값이더라도...설명을 듣고 작품을 보는 것과...

막연히 작품들을 기웃거리는 것의 차이는 확실히 컸다...


최소한 오디오 가이드 덕분에...이번에 트립티콘(triptychon)과 폴립티콘(polyptychon)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2.  중세 전후의 종교화들과 르네상스 작가들의 회화들이 전시의 주를 이루는 피나코테카에서부터 관람을 시작했다...

방마다 적게는 두개, 많게는 대여섯개까지도 되는 오디오 가이드를 하나하나 열심히 챙겨 들으며 구경하고 나왔더니...어느 새 점심 무렵이다...


아침 바티칸 근처 장에서 사온 토마토와 올리브 빵 반조각, 토마토 페이스트가 올라간 빵 한 조각씩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생선은 숙소 근처의 시장이 유난히 좋았고...빵 종류는 바티칸 근처 시장이 유난히 좋았다...

이날 먹은 빵이 꽤 훌륭했음을 나중에 깨닫고...마지막날...이 시장을 다시 찾았다...


+3.  오디오 가이드와 함께 하다보니...이제 겨우 관람을 시작한 피타코테카에서 보내는 시간이 은근히 길어져서...

그녀는 조금 초조해하기도 했었는데... 잠시 뒤...

우리는 그래도 여유롭게 볼 수 있을 때...열심히 본 것이 잘한 일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 대부분의 인기 전시장들에서는 우리는 그냥...인파에 밀려 다녔다...


이거이...전시장인지...목욕탕인지...


+4.  10년 전이나 지금이나...여전한 라오콘...


그리고 뉘집 자식이었을지...참 잘생긴 청년 아폴로...

저런 청년이 막상 피가 도는 인간으로 눈앞에 서있으면...

오히려 그닥 매력을 느끼지 못리라는 사실에 아이러니함을 느끼며...돌아섰다...


+5.  시스티나 카펠레에서의 설레임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여전하다...


마음같아서는 10년 전 그때처럼...출구에서 다시 돌아들어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오오래...눈에...마음에 새겨오고 싶던 그곳...


*     이번에 바티칸 뮤지엄을 돌아보고 나오며...


바티칸의 콜렉션 수준이...'시스티나 카펠레'와 라파엘로 등 르네상스 작가들의 작품들...

그리고 아폴로와 라오콘 등의 조각 몇점을 제외하면...

기존의 통념이나...10년 전 여행 후에 기억해왔던 것처럼 높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아폴로와 라오콘은 설명이 필요없는 명작이긴 하지만...그외 그리스, 로마 조각들은 루브르나 대영박물관의 콜렉션에 비할바 못되었고...

이집트나 서아시아쪽 전시물도...베를린의 Neues Museum보다 훨씬 못하다...

제법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이 많긴 하지만...종교라는 주제와 좀 억지로 끼워 맞춰진듯한 현대 작가들 콜렉션도 별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시스티나 카펠레 때문에 언젠가 또다시 로마를 여행한다면...

또 다시 바티칸 뮤지엄을 찾게 되지도 않을까...



Posted by GIN :


+0.  여행 나흘째...미리 예약해둔대로...바티칸이 일정이다...

콜로세움과 포룸을 제외하고는 거의 대부분의 관광지가 월요일에는 휴관이라...

마지못해 결정한 일정이었는데...결과적으로 아주 다행스러운 일정이었다...


여행 이틀째 되던 날, 아침...호텔 사장님께서...식사 중인 우리를 돌아보며...월요일엔 로마 공공교통이 총파업 들어가서...

출퇴근 시간 잠깐을 제외하고는 종일 교통편이 올스톱 될것이라 알려주셨다...

종일 발이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뻔 했는데...바티칸 일정 덕분에 교통이 묶인 하루를 유용하게 잘 보내었다...


+1.  출발 전 주말에 조금은 뒤늦게 부랴부랴 바티칸 일정을 정했던 데다가...때마침 바티칸 뮤지엄 예약 사이트에 문제도 있어서...

여차하면 예약없이 매표소 앞에서 기다려 티켓을 살 각오까지 했었는데...

그래도 다행히 뒤늦게 하는 예약을 할 수 있었다...입장 시간이 뒤로 조금 밀리긴 했지만...10시 30분...


그리고 이날 아침...바티칸 앞의 어마어마한 줄 앞에서 경악한 우리들...

오랜만에 그녀한테서 칭찬을 받았다...


아침부터 이미 쨍쨍한 햇볕은 이미 뙤약볕이었고...족히 200미터는 넘게 담장을 따라 늘어선 줄을 보며...

저 줄을 기다려서서 입장을 해야 했으면...까이꺼...바티칸 뮤지엄은 한번 봤으니 됐다고 가볍게 포기하고 말았으리라 했다...


+2.  조금 놀라왔던 것은 이미 상당히 보편화된 듯한 바티칸 투어 시스템이었다...

우리를 제외한 숙소 투숙개들의 99%는 투어로 바티칸을 구경하는 듯했는데...

그래서 제법 시스템이 잡혀있나 했더니...역시 이탈리아라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당연히 사전에 단체투어가 예약되어 있고...입장시간 때문에 부랴부랴 새벽같이 나가는 줄 알았던 투어일행들은...

알고보니 그렇게 일찌감치 나가 이른 아침부터 매표소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파업때문에 일찍 움직이라는 호텔 사장님의 당부를 따라...서둘러 움직인 우리가 Ottaviano 역에 도착한 시간이 7시 반 쯤...

도피오 에스프레소를 한잔씩 마시고...시장에서 점심거리를 장만해서 바티칸 모퉁이를 돌았을 때...8시가 조금 넘었었는데...

이미 담을 꺾어서 표를 끊으려는 행렬이 늘어서 있었다...그리고 그 줄에 한국 투어팀들도 여기저기 껴있다...

9시 반 즈음...우리가 다시 뮤지엄 앞으로 돌아올 때까지...그 행렬은 더 길어졌을 뿐...거의 변함이 없었다... 


젊은 우리도 줄을 설 엄두가 나지 않는데...어르신들께서는 오죽이나 힘드실까 싶어져서...

투어팀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편 안쓰럽고...한편 곱지 않고 그랬다...


투어비는 투어비대로 내고...꼭두새벽부터 일찍 나와서 저렇게 줄서다 진을 다 빼면...무슨 구경을 제대로 하냐고...

무슨 시스템이 저러냐고...우리끼리 울컥해서 투덜댔다...


+3.  10시반 예약시간까지 여유가 있어서...그 사이에 베드로 성당을 둘러보려고 했는데...

어찌된 셈인지...아침 시간 바티칸은 여기저기 다 만원이다...

베드로 성당을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행렬도 이미 한참이라...

광장까지만 둘러보고는 저녁에 뮤지엄에서 나와 다시 들르기로 했다...


대신 광장에 선 우체국 박스에서 엽서를 한장씩 사서...한국의 가족들에게 각각 소식을 전했다...


평소 종교세계에 지극히 회의적이면서도...

막상 하느님과 친분이 두텁다는 장소까지 가서는...그 장소의 영험함을 빌어...가족의 안녕을 한번 빌어본다...

살짝쿵...비굴...^^ 

Posted by GIN :


+0.  숙소의 저녁식사 시간 일곱시에 땡맞춰 들어가서...빛의 속도로 저녁을 해결했는데도...

아홉시에 시작하는 콘서트에 맞춰가려니 시간이 빠듯하다...


그래도 아이스크림을 건너뛸소냐...

Fassi에 들러 또 1유로짜리 아이스크림 두개를 주문하고 영수증을 받아들었다...

이날따라...아이스크림 가게는 왜이리도 사람이 많은지...


사람들 사이에 치이면서도 악착같이 한 귀퉁이 자리를 내어 종업원 앞에 고개를 들이밀다 말고...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 : 이러다 공연 못보면...말고...라는 마음인거죠...

나    : 헤...그냥 웃지요...

   아...이게 굳이 저만 아이스크림 꼬옥 먹고 싶어서 그런거???

그녀 : ^^ 아...아니...저는 굳이 꼬옥 먹지는 않아도 되는거라고...말할랍니당...


콘서트보다 중요한 아이스크림...

원초적인 그녀들...


+1.  여행 전에 그녀가 렌조 피아노의 오디토리움이 로마였음을 기억해냈다...

공연장은 그 장소에서 공연까지 보고 와야 제대로 그 공간을 보고 오는 것이라...

공연 일정을 뒤졌는데...마침 여행 기간에 재즈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는데...

가격도 아주 저렴했다...일괄적으로 10유로...


아이스크림에 그다지도 집착했던 것은...

올봄 리더할레의 저렴한 공연에 여러번 실망해서...저렴한 공연에 기대치가 높지 않기도 했다라고 핑계를 좀 댄다...


+2.  떼르미니 역에서 오디토리움 행 버스가 몇대가 있는데...

가뜩이나 시간이 빠듯하던 차에...버스 시스템을 잘못 이해하고 우왕좌왕 하는 통에 버스를 한대 놓쳤다...

(거의 대부분의 버스가 떼르미니 역 종점이다...)


이제 공연에 지각은 거의 확실해져서...맘은 더 느긋해져서...

공연 못보는 상황이면...카피톨리노 언덕으로 야경이나 보러가자 했다..


맘 한켠에는 그래도 이딸리안데...혹시??? 라는 일말의 희망을 품으며...


+3.  낯선 풍경을 한참 지나치고...순식간에 해도 져서 어둑어둑해져서...

거의 다 오지 않았을까?  일어서서 창밖을 살피는 순간...풍뎅이를 발견했다...

(렌조 피아노의 오디토리움은 세마리의 풍뎅이가 옹기종기 앉아 있는 것처럼 생겼다...)


이미 십여분 남짓 시간이 지나서 느긋히 입구나 구경을 하자는 마음으로 걷는데...

현관 앞에 서있던 안내인이...공연 시작했으니...서둘러 들어가란다...


앗싸... 두 사람 동시에 외쳤다...'역쉬...잇딸리아!!!'


+4.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큰 기대없이 본 공연은...숨은 보물이었다...

공연은 휴식시간 없이 1, 2부로 나뉘어져서...


1부는 Frank Vaillant 가 이끄는'Thisisatrio'라는 트리오 공연이었고...

2부는 Vincent Peirani의 아코디언 연주와 Francis Bearzatti 색스폰, 클라리넷 듀엣이었다...


워낙에 저렴한데다가 늦은 시간의 공연이라서...

우리는 1부가 끝나는 순간...아쉽지만 공연이 끝이 나나보다 했다...

그런데...웬걸...새로운 두 사람이 범상치 않은 콤비로 무대에 등장해서는 또다시 우리를 압도해 버렸다...





*    공연은 11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고...우리는 자정을 넘겨 숙소에 도착했다...


문을 열어주신 호텔 아주머니: 피곤들하지 안해요???

Posted by GIN :


 Caseggiato degli Aurighi...이륜마차 도로가에 면한 집 옆의 샛길...

 우리를 매료시켰던...그 작은 길...









 그리고 나를 매료시킨 양귀비...

 정말로 오스티아 안티카에서 양귀비에 홀딱 반했다...


 나   : 양귀비가 이렇게 예쁜 줄 몰랐어요...

 그녀: 홀리는 겁니다...^^


 산들산들...살랑살랑...나긋나긋...



  Cardo degli Aurighi...이륜마차의 거리...

  Caseggiato degli Aurighi...이륜마차 거리가 집의 입면...그리고...그녀...



Posted by GIN :


 Caseggiato del Serapide...세라피스의 집...

 Terme dei Sette Sapienti...일곱 현자의 욕장...

 Caseggiato degli Aurighi...이륜마차 거리의 집...

 세 건물은 한 블록이다...


 하드리안 황제 시대에 지어진 세라피스의 집은...

 Via della Foce 거리와 중정을 면한 지층의 방들은 상점이었고...

 윗층부터 주거용도로 사용되었단다...



 Terme dei Sette Sapienti에서 Caseggiato degli Aurighi쪽으로 넘어가는 길의 골목들...






Posted by GIN :


 그녀가 오스티카 안티카에서 두번째 쯤으로 좋아했던 공간...

 우리가 네번째로 보았던 욕장인 Terme del Mitra(미트라 욕장) 아래 층에 있는 미트라에움이다

 숨어있던 공간이라...그녀가 찾아내지 않았더라면 지나쳤을 공간이다...



 멋진만큼 살짝 으스스한 느낌도 있어서...선뜻 들어서지 못했는데...

 들어서면 공간이 이렇다...

 

 여행때는 미트라교라는 것을 아예 몰라서 지도에 찍힌대로...욕장인 줄로만 알고...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탕에...운치있게 조각이 놓인 줄 알았었다...


 조각도 소년과 개 한마리인 줄 알았었는데...

 알고보니 황소를 도살하는 미트라로...'트럭토니'라고 불리는 미트라교의 가장 중요 아이콘 중 하나란다...


 오스티아 안티카의 이 미트라에움도 로마시대 미트라에움들 중 가장 보존 상태가 좋고 유명한 하나인 모양이다...


 15.44 x 4.55m 규모에 공간의 최고 높이는 2.10m라는데...조각의 높이는 1.70m 란다...

 천창의 자연광으로 미루어보아, 미트라교의 제식은 낮에 이루어졌으리라 추측한다고 한다...



 

 목욕탕은 하드리안 황제 시절에 지어져서 세베루스 황제 때에 한번 보수된 것으로 보인단다...

 

 H. 주출입구, 탈의실... F,G 용도 불명확...

 E. Frigidarium (냉탕), 바닥에 오디세우스와 사이렌의 모자이크...I. 소규모 냉탕...

 D. Tepidarium과 Frigidarium 사이의 통로 공간으로 벽과 바닥이 난방된 공간...

 B. Tepidarium (미온탕)...앱스는 확장된 공간...

 A. Calidarium (온탕)...바로 오른쪽 방이 보일러...

 W. 지하수조에서 물을 길어올리던 물레방아...

 

 로마 후기에 기독교 세력이 커지면서 미트라에움은 파괴되고...

 욕장 시설도 기독교 세례 공간으로 바뀐 모양이다...

 G에는 기독교 오라토리움(기도실)로 바뀌었단다... 


Posted by G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