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주말에 책상 정리를 조금씩 하는데...

그녀가 헌사했던 요 시들이 적힌 쪽지가 나왔다...

2003년...그 겨울을 추억하며 피식 웃었다...


+2.  그 소녀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고...

그 소녀는 더 이상 젊지 않다...

ㅡㅡ;


+3.  오랜만에 그녀에게 소식을 전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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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21_오피스

2015. 8. 22. 07:30 from was ich (le)se(h)


-2. 2주전...사무실 부엌에 굴러다니는 판타지 영화제 카탈로그를 뒤적이다가... 한글을 발견했다...'오피스'

정말 독일어 빼곡한 카탈로그에 폰트 10 혹은 9로 작게 씌여진 그 세글자가...순간 폰트 40크기로 눈에 들어왔다...

역시 한국에 돌아가야 하는거다... 다시 생각한다...


반가워서 얼른 그녀에게 알리고...2주 뒤 금요일 밤을 기다렸다...


-1. 그리고 영화 상영...그 주...점심시간...

상영시간을 다시 한번 확인하려고 카탈로그에 스케쥴표를 보다가...

원어 상영에 영어자막이라는 문구를 발견했다...


'독일에 와서 처음으로...극장에 앉은 사람들 중에 제일 잘 이해하면서 영화를 볼 수 있겠구나!!!'


전에 '박쥐'를 독일어로 보면서, 받았던 충격과 아쉬움이 컸던 기억에...

한국어 상영...이 하나만으로 또 한번 설레었다...


+0. 영화제 홍보가 덜 되었던지...

예상외로 한국 사람은 우리 둘뿐이었고...

예상대로 우리가 제일 잘 이해하기도 했는데...

여러가지 이유로...우리만 제대로 이해하며 보는 듯 해서 좀 아쉬웠다...


첫째로 슬쩍슬쩍 보기는 했지만...전반적으로 영어자막이 두리뭉실한 느낌이었고...

둘째로 번역을 한들, "조상 밥그릇 챙기기 전에, 니 밥그릇부터 챙기라"는 표현 등과 같이...

문화적으로  대부분의 관객들이 이해하는데 한계가 명확한 부분들도 있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화 속 오피스의 모습이 거의 현실 속 직장 모습 그대로라는 것을...

그들은 꿈에도 상상도 하지 못할 것이다...

지극히 현실적인 영화속 상황들을 그들은 극도로 과장된 판타지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1. 독일 땅에서, 대형 스크린에 한국말로 한국 영화를 본다는 흥분이 더해진 덕분에...

우리는 이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사실 영화자체로는 흠이 많은 영화였다...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호러로 시작해서 스릴러로 손을 봤다'고 언급했는데...

결과적으로 영화가 호러, 스릴러 어느쪽에도 제대로 안착하지 못한 느낌이다...

예를 들면 영화 초반의 죽음과 후반의 죽음들은 아예 다른 장르로 그려지고,

그와 함께 죽음들 사이의 개연성도 상당히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맞닿아있는 영화 직장의 모습이 주는 생생한 공포와...

배성우와 고아성 두 배우의 연기로 팽팽히 끌어올려진 공포가 영화의 재미에 큰 몫을 했다...

그냥 낯이 익은 정도였던 두 배우를 처음으로 제대로 보게 되었다...  


+2. 영화 초반 고아성의 출근길만 보고서도...

헉해서... 한국에 못들어가겠구나 싶었다...


영화 속 회의 장면을 보고 있노라니...으이그...


영화를 다 보고나니...


+3. 영화를 보는 내내...

'여고괴담' 세대 였던 우리가...나이를 먹고 '회사괴담'의 세대가 되었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마음이 서걱거렸다...


+4. 페퍼민트 뉴스를 읽다가 맘에 와닿는 문구를 발견했다...


제가 구호 단체에서 일하면서 배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불평등한 상황이 개인을 무의식적으로 타락시킨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불평등이 인종과 연관되어 있을 때 타락의 종류는 더 나쁜 것이 됩니다. 

개인이 자기 주변의 권력 관계에서 영향을 받지 않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인도주의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점을 반드시 마음에 새기고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출처: http://newspeppermint.com/2015/08/24/racism-humanitarian-work/


영화속 죽음을 맞은 그들은...불평등한 상황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타락한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그 타락이 그렇게 가혹한 죽음을 맞을만큼 엄청난 것인가...

응징의 대상이 석연치 않음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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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ch dem Großalarm in Stuttgart-West: Um kurz nach halb sechs war alles vorbei und der Sprengkörper entschärft. Zuvor waren mehrere Straßenzüge evakuiert 

worden.


Diesen Anblick kennt man im Stuttgarter Westen nicht mal an Heiligabend: Es herrscht absoluter Stillstand in der Rotebühlstraße. Eine knappe Stunde lang könnte man auf 

der Hauptschlagader des Autoverkehrs im Westen spazierengehen – aber es durfte sie niemand mehr betreten. Die Polizei sperrte wegen eines Blindgängers aus dem 

Zweiten Weltkrieg ein Gebiet im Umkreis von 300 Meter um den Fundort an der Ludwigstraße ab und evakuierte die Straßenzüge. Um 17.05 Uhr waren die Straßen geräumt, 

um 17.10 machten sich die Fachleute des Kampfmittelbeseitigungsdienstes an die Entschärfung. Der erlösende Satz kam dann um 17.30 Uhr über den Polizeifunk: Die 

amerikanische Fliegerbombe ist entschärft, es gibt Entwarnung an der ­Ludwigstraße im Hinterhof des Generationenhauses West. Während der 20-minütigen Aktion fuhren 

auch keine S-Bahnen mehr die Haltestellen Feuersee und Schwabstraße an.


Für Sven Dennerle ist es der zweite Einsatz dieser Art in dieser Woche gewesen. Zusammen mit seinem Kollegen Christoph Rottner hat er den Blindgänger in der Baugrube 

unschädlich gemacht. „Sieht aus wie neu“, sagte er nach getaner Arbeit und präsentierte den Zünder. Christoph Rottner wischte den Dreck der vergangenen sieben 

Jahrzehnte von dem Sprengkörper, um zu zeigen, dass sogar noch die Typbezeichnung M102 sowie das Herstellungsdatum April 1943 zu erkennen sind.


Evakuierung aufwendiger als beim Fund in Feuerbach


„Wir gehen davon aus, dass sie wohl durch ein Haus geschlagen ist und dann im Boden stecken blieb“, sagte Rottner. Die Bombe war für solche Einschläge konzipiert: SAP 

1000lbs heißt der Typ, das steht für eine halb gepanzerte Bombe mit einem Gewicht von 1000 Pfund. Der Zünder war am Heck angebracht. Wie Sven Dennerle und Christoph 

Rottner sie genau entfernten, das verrieten sie nicht. Nur so viel: „Ein Gewinde, das 70 Jahre lang nicht mehr bewegt worden ist, löst man nicht so leicht.“ Rund 22 000 

Bomben seien von den Alliierten auf Stuttgart abgeworfen worden. Die Blindgängerquote habe bei zehn Prozent gelegen. Rottner: „Wie viele noch im Boden liegen, wissen 

wir nicht.“


Nicht nur wegen der gewaltigen Sprengladung mitten im dicht besiedelten Stuttgarter Westen war die Entschärfung am Freitagnachmittag aufregend für alle Beteiligten. Die 

Evakuierung vor der Entschärfung übertraf bei weitem den Einsatz, den Polizei und Rettungskräfte schon am Dienstag in einem Feuerbacher Wohngebiet absolviert hatten, 

wo eine 250-Kilo-Bombe geborgen und 3700 Menschen in Sicherheit gebracht werden mussten. Im Westen mussten die Sicherheitskräfte dafür sorgen, dass etwa 5000 

Menschen den Gefahrenbereich verlassen. Erst fuhr die Polizei mit Lautsprecherwagen durch die Straßen, dann gingen Beamte von Tür zu Tür und klingelten. 50 Personen 

trafen sie noch an, 28 Bewohner musste das DRK mit Krankenliegen abholen. Betroffen waren im Westen außer rund 3000 Schülern auch die rund 170 Mitarbeiter des 

städtischen Gesundheitsamtes und 1000 Beschäftigte bei der Württembergischen Versicherung sowie die Patienten und das Personal der Kinder- und Jugendpsychiatrie . Mit 

einem Hubschrauber suchte die Polizei kurz vor Einbruch der Dunkelheit die Straßen auch noch aus der Luft ab.


Anlieger reagieren mit Gelassenheit und Neugier


„Ich muss jetzt nachher halt noch mal ins Büro zurück und die Rechner ausschalten“, sagte die Journalistin Annik Aicher. Sie blieb ebenso gelassen wie Winnie Sailer, die mit 

ihrer Mutter am Bismarckplatz wohnt. „Ich bin sogar froh, so etwas mal mitzumachen“, sagte sie, „es ist beruhigend, wie sich die Polizei und die Helfer kümmern.“


Geduldig warteten auch der sechsjährige Linus und sein vierjähriger Bruder Emil auf das Ende der Absperrung. „Die Jungs freuen sich über die vielen Polizeiautos“, erzählte 

ihre Mutter Vera Neidhart in der von der Stadt eingerichteten Sammelstelle im Bürgerzentrum West. Gegen 18 Uhr normalisierte sich das Leben im Stuttgarter Westen 

allmählich wieder.


Quelle:  http://www.stuttgarter-zeitung.de/inhalt.5000-menschen-muessen-haeuser-verlassen-fliegerbombe-loest-grosseinsatz-im-westen-aus.d2c62163-db9a-409c-8664-edf125113ff8.html



+0. 금요일 오후...먼저 퇴근한 친구가 보내온 뜬금없는 메세지에...

이게 무슨 소린가?? 하다가...바빠서 일단 덮고 다시 일을 하고 있자니...

어느새 사무실 여기저기서 웅성웅성한다...

다들 여기저기서 메세지를 받은 모양이다...


"슈트트가르트 시내 한가운데서 폭탄이 발견되서 지금 S반 안다닌데..."

"아...퇴근 어떻게 하지???"

"뭐???또???"

"그래...차타고 어디어디까지 가서 거기서 만나자...데리러와..." 등등등...


+1. 30분 가량 늦게 퇴근을 하며, 가로지르는 시내가 평소와 다름없이 혼잡해서...

상황이 종료되었나보다 하기는 했었는데...정말로 일찌감치 상황이 종료되었었다...


+2. 지금 진행중인 프로젝트 초기'지반검사'에 '폭발물 검사 및 제거'도 있어서...

당시에 새삼 '아직도 전쟁의 흔적이 어딘가에 남아있구나...' 했었는데...

이참에 더 확실히 경험했다...


+3. 경찰의 대응에 안심이 된다는 인터뷰를 읽자니...

새삼 또 다시 부러움을 느낀다...


그래...안심이 되어야 하는거다...원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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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8.21_치약

2014. 8. 22. 04:26 from wie geht es mir

+0.  아침에 양치질을 하려는데 치약이 얼마 안남았다...

퇴근길에 치약을 사야겠구나...


-1.  저녁 퇴근길에 dm 앞을 지나는데...생각이 났다...

맞다...살게 있었는데...


-2.  매장을 한바퀴 스윽 돌았는데...

살게 뭐였는지 기억나지 않아서...

쓸데없이 충동구매하지 말자고 마음먹고...빈손으로 나왔다...


+0.  아침에 양치질을 하려는데 치약이 얼마 안남았다...

아...퇴근길에 사려던게 치약이였었구나... 


+1.  퇴근길에 회사문을 나서는데...

순간 문득 치약 생각이 나서 슬퍼졌다...


+2.  그래도 dm을 발걸음도 당당히 들어서서...

매장을 한바퀴 돌고...치약을 집어왔다...

쓸데없는 충동구매는 결국 오늘 했다...


*     치약 하나 때문에 이상하게 마음이...

괘...괜찮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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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요즘 오래전에 쟁여두었던 서류며, 자료며 조금씩 정리를 하고 있는데...

그러다가 까맣게 잊고 있던...과거의 귀퉁이를 문득문득 발견하고...추억하게 된다...


+1.  그들은 입학을 하면서...당시 비슷한 시기에 공부를 시작했던 사람들을 모아 스터디를 해보자고 제안을 했었고...

그렇게 한 두어달...주말마다 모여 스터디를 가장한 친목모임을 가졌었다...

어느사이에 각자 개인적 관심의 차이와 과제들과 친분 등의 이유로 흐지부지 되었었지만... 


+2.  그때 주고받았던 스터디 자료를 발견하고는...살포시 웃었다...

아...이런거부터 공부했었구나...

이런거부터 시작해서 쌓아왔던거구나...


+3.  이 쪽지를 나누어줬던...그는 이걸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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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빠한테 잔소리를 좀 단단히 할 요량으로 전화를 돌렸다...


나   : 아빠...아...내 참...꽁상꽁상꽁상...

아빠: (귀가 따가우신지 어느새 금방 말을 돌리시는...)

  소포 도착했더라... 

나   : 어? 응...

아빠: 근데...이번에 보낸 중에...그 오렌지색 알갱이 들어있는 거는 뭐고???

나   : (보낸지 벌써 좀 됐다고...) 아...뭐더라...아!!! 그거 족욕용 소금!!!

아빠: 아...발소금 이었나??? 나는 소포 박스에 비타민도 있고 한데다가, 병에 레몬도 그려져 있길래...

  비타민인가 싶어서 한알 묵어봤다...아...여보세요???

나   : (침대에서 굴렀다...) 

  아...엄마, 아빠 영양제 보낼때 항상 비타민이라고 써서 보내는 거고...

  전에 엄마한테 이번에 족욕 소금은 좀 다른 걸로 보낸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눈물 그렁그렁....)


다행이다... 족욕소금 한통 잘못 보냈다가...

아빠 응급실에 위세척하러 보낼뻔 했다...


+2.  독일 생활 10년에...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벼락치기로 샀다...

계산대 앞에서 깔려죽을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을 느끼며... 결제를 했다...


뭐든 미리미리 좀...


질풍노도의 소년과 총각의 선물을 고르는 일은 쉽지 않다...

엄마의 힌트로 간신히 패스...휴우...


+3.  그녀와 그에게 보낸 깜짝 소포도 오늘에야 도착했나 보다...

그녀가 날린 카톡...


무척 감동이었어...

보고싶다...

근데...너 벌써 머리 빠지니??



...

으...으...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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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지런하고 바지런한(? :) 그녀 덕분에 올 한해 우리는 매달 새록새록 처음 누리는 호사에 감동했다...

 

 12월...우리는 오랜 독일생활 끝에 처음으로...집에 Weihnachtskranz도  걸어보고...

 집에서 직접 구운 귀한 크리스마스 쿠키들을 맛보는 호강을 해본다...


 어린 시절 그나마 즐겨먹던 후렌치파이의 원조였음직한 Fingergolatschen...

 아기자기한 아이싱쿠키...그리고 과부가 아니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Witwenküsse...

 당분간 진한 커피 두잔과 나의 아침을 책임져줄 녀석들...


 한국에 날아가지 못해 좀은 서운한 연말... 덕분에 아침이 제법 달달하겠다...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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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1_Beethovens Neunte

2013. 12. 22. 07:34 from was ich höre


Beethoven Symphonie Nr. 1 C-Dur op. 21 

Beethoven Symphonie Nr. 9 d-moll op. 125 


Julia Sukmanova, Sopran 

Carolin Masur, Alt 

Rolf Romei, Tenor 

Mathias Hausmann, Bass 


Münchner Oratorienchor 

Münchner Konzertchor 


Münchner Symphoniker 

Ken-David Masur, Leitung 



+0.  올해 꽤많은 콘서트를 보았는데...크리스마스를 코앞에 두고,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으로 2013년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했다...

2014년에는 긴축재정에 들어가야해서, 콘서트 횟수가 확연히 줄게 생겼다...


베토벤의 합창교향곡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제껏 콘서트에서 라이브로는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던데다가...

연말의 분위기와 '합창'이 꽤 잘 어울린다 싶어서...잔뜩 설레어하며...그녀들까지 불러모아 표를 예매했더랬다...


+1.  곡이 워낙 훌륭해서 어지간해서는 실망하기 힘든데다가...

Münchner Symphoniker를 얼핏 보고, 뮌헨 오케스트라면 어느 정도 수준은 되겠다 싶어...연주자의 프로필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공연 시작전.


그녀: 어느 오케스트라래요?

나   : 뮌헨 필이었던거 같아요...


+2.  베토벤 교향곡 1번 연주가 끝나고...


그녀: 슈트트가르트 필이 뮌헨 필보다 연주가 나은데요...

나   : 뮌헨 필이 아니었나??? 바이올린에 못하는 사람들이 껴있어서 더 티가 많이 나는 거 같아요...

살포시 졸았다던 한 사람: 듣는 귀들이 정말로 좋은가봐요...


비교적 생소한 교향곡 1번을 들을때는 그냥 지휘자가 유난히 부드럽게 연주하는 스타일이라고만 생각을 하고 말았더랬다...


+3.  베토벤 교향곡 9번. 1-3악장을 들으며 생각했다...


세상에나 합창을 이렇게 fad하게 연주할 수도 있는거구나...

세상에나 북도 못치는구나...


지휘자가 곡을 부드럽게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좀 질질끄는 스타일에다 악센트마저도 부족해서...

곡이 전반적으로 지루하고 밋밋해져버렸다...


2악장이 끝날무렵에는 슬금슬금 표값에 대한 아쉬움이 북받치기 시작했다...


+4.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


궁극에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사람의 목소리라더니...그 말을 실감했다...

코어도, 솔로파트의 가수들도 그다지 훌륭하지 않았는데...

그래도 합창이 시작되는 순간... 곡의 밋밋함이 좀 가셨다...

물론...무엇보다도 '곡'이 훌륭한 덕이기도 했지만...


그래...이걸 굳이 들으러 왔었지... 

이 어설픈 공연을 보고...합창과 동시에 곡이 끝나는 순간에는 그래도 감격스러워져, 코끝이 찌잉했다...

그 순간 '로미오와 줄리엣'만 보면, 장르를 가리지 않고 눈물을 흘리던 그녀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

아...나도 뭐...별반 다르지 않구나...


+5.  그래도 정말로 자알하는 오케스트라와 훌륭한 코어가 연주하는 '합창'을 들어보고 싶다...


-1.  집에 와서, 티켓을 다시 보니 뮌헨 심포니커 연주였다...

그제서야 비로소, 예전에 K가 심포니커가 필하모니보다 보통 규모가 작고 연주수준도 살짝 떨어진다고 말한적이 있었던 게 기억이 났다...

아...


검색해보니, 뮌헨 필하모니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단다...

그래...그럼 그렇지...

어지간해서 뮌헨이 슈트트가르트보다 문화적으로 못한 구석이 있기 쉽지 않다...


*    코어 제일 앞줄에 선 하이얀 수염이 무성한 대머리 할아버지가 너무 귀여우셔서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4악장이 시작되자, 코어가 일제히 일어서서는 악보를 펼치고 합창이 시작될 부분을 조용히 기다렸는데...

이 할아버지 혼자만 악보를 제대로 펼치지 못해서, 한참을 이리저리 넘기며 헤매이시더니...

합창이 시작되어서는 온 얼굴에 벗겨진 머리까지 시뻘게지도록 열창을 하시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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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뜬금없이 안야가 알렉스에게 물었다...


안야      : 알렉산드라...넌 결혼한지 얼마나 됐어?

알렉스   : 음...가만있자...너무 오래되서 나도 자꾸 잊어버려...2001년...

  우리가 아직도 좋아하기는 하나...가끔 생각을 해봐...(웃음)

로베르트: (해맑게) 그래도 결혼하면 세금혜택이 있지???  

나         : 아 나....로베르트...너 너무 낭만적이야...


세 여자 빵터짐...


+1.  세 여자 사이에서 로베르트 움찔했다...


로베르트: 나도 로맨틱할 수 있어...

안야      : 그래...로베르트도 낭만적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턱시도를 빼입고...입에 장미 한송이를 물고 말이지...(얼씨구...)

알렉스   : 초도 하트모양으로 마악 켜놓고...

  그안에 서서...(절씨구...)

나         : 그리고 그윽하게 고백하는 거지...

 "자기야...나랑 결혼해줄래??? 있잖아 세금혜택이 거시기..."


세 여자 쓰러짐...


+2.  로베르트 슬며시 울컥하다...


로베르트: 니네 지금 웃지??? 엉...궁시렁...궁시렁...

알렉스   : 하긴...내가 결혼한다고 했을때...같이 일하던 남자 동료가 딱 이렇게 물었었어...

  너 임신했어? 

  세금때문에? 

  아...사랑하는 거야?

로베르트: 왜...세번째 질문이 이럴 수도 있었지... 독일 국적 때문에???


+3.  알렉스가 화제를 살짝 바꿨다...


알렉스   : 내 친구는 말이야...크리스마스에 부인한테 스노우 타이어를 선물했어... 


일동 또 쓰러짐...

이번에는 로베르트도 키득키득...


나         : 그래도 나름 창의적으로 로맨틱한데...

  언저리에 유리구슬같은 거 하나 얹어 두면 나름 반지 대신이라고 우길 수도 있겠다...

알렉스   : ^^;...뭐...그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어...


+4.  로베르트가 나름 진지하게 물었다...


로베르트: 니들은 뭐 받으면 좋아하냐?


세 여자 얼굴에 빙글빙글 장난기 가득한 미소가 돈다...


안야      : 아...정성스럽고...사랑스럽고...

알렉스   : 참신하고...

로베르트: 뭐 직접 만들고 그런 거 좋아해???

안야      : 아...야...음...뭐...이쁘면...음...흠...

알렉스   : 음...만약에 내 남편이 그림을 그려준다면...흐음...

안야      : 고맙다고 해야겠지...물론...

  근데...그거 받은 거니까...벽에도 걸어둬야 되는 거겠지???

  아...음...하...


+5.  로베르트가 또 물었다...


로베르트: 안야, 넌 남편한테서 뭐 선물로 받아봤어???

안야      : 우리는 크리스마스에 선물교환 안해...ㅡㅡ


+6.  그 와중에 나는...키득대다가 문득...일단 뭐든 받고보면 좋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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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블로그에서는 정경부인같은 모습을 보이는 그녀에게 카톡으로 희롱당했다...


 +1. 겨우 한잔 마신 글뤼바인의 취기가 얼큰하게 오르려던 차에...

울컥해서 통화버튼을 눌렀다가 깨갱하고는 술이 확깼다...


 +2.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3. 비밀은 공공연하게 지켜주기로 했다...


 +4. 그래도 나름 니콜라우스 선물일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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