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들의 노고는 대량 중복생산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건축가들 중에 재벌이 없다.

인정받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개가 넉넉치 못한 삶을 산다.


사무실을 개업을 해도 직원들 월급을 챙기기에도 허급지급이라 정작 본인의 급여는 보장되질 않는다.

그래서 저작권으로 인세를 받거나 매월 꼬박꼬박 월세를 받는 삶이 부럽기만 하다.


...중략...


건축에도 어느 정도는 대량생산이나 중복생산이 되는 일들이 있긴 하다.

덩어리가 큰 공장이나 아파트 등이 그렇다.


그러나 대개는 매 프로젝트마다 또 다른 일이 된다. 

치밀한 연구와 준비 없이는 좋은 집은 커녕 건축주의 인정조차 받을 수 없다.

밤새 만든 도면과 모형 그리고 수없는 스케치들은 쓰레기가 되고 만다.

화가나 조각가들의 작업에 밀리지 않는 고뇌가 깃든 그것들은 휴지가 되고 마는 것이다.

건축가는 결코 프로가 되지 못하고 아마추어로 살아야할 운명이다.

좀 더 나은 건축을 위해 하는 일마다 연습이 되어버리고 다음 기회로 미루어야 하는...

그래서 좀 더 나은 보상을 꿈꾸며 스스로를 달구어야하는 직업이다... 


* 건축가 최삼영의 글 '두 건축가의 그림, 이야기' 중에서...



+0.  책을 받고서...그림만 한번 훑어보고선 책상에 그대로 얹어두고 거의 한달이 지났다...


+1.  일요일 오후...책을 별생각없이 집어들었다가...

힘든 길을 벌써 몇십년째...헤치며 스스로를 달구고, 즐거움을 찾아가고 계신 선배님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다...


+2.  독일 생활 어언 10년...

같은 기간을 한국에서 보내었다면...난 여전히 이 길을 가고 있었을까?

같은 기간을 앞으로 한국에서 보낸다면...나 이 길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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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黃金)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盟誓)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微風)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追憶)은 나의 운명(運命)의 지침(指針)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희망의 문학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源泉)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希望)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沈默)을 휩싸고 돕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   아...그래도 혹시나 혹시나 했는데...쉬이 가시지 않는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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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보고 싶던 영화였는데...생각보다 빨리 인터넷에 돈다...

그만큼 시간이 후딱 지난 것인지???

나이가 들수록 시간의 진행속도는 빨라진다는데...

올해 유난히 그 빠른 속도를 더 실감한다...


+1.  올해 본 중,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들 중 한편이다...


+2.  사실 사건의 전개과정도 그렇고, 주제의식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무리가 많은 영화이다...


이미 범인의 목소리만으로도...적어도 범인이 50대 후반까지나 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은 순식간에 드러나고...

범인이 사건을 벌이게 된 계기를 설명하는 순간...이미 범인의 정체도 어느 정도 짐작이 되는데다가...경찰청장이 호통을 칠 즈음에는 뚜렷해지는데...

영화 속 그 영민한 등장인물들은 작은 단서조차 잡지 못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물론 차국장의 말대로...'알고도 모른척 하고 있었을 수도 있지만...


테러가 짧은 시간동안 진행된 것을 감안해도...

범인이 준 시간 10분을 기본으로 전후를 고려, 최소 30분이 넘게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애시당초 테러범이 본인의 신상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잠잠하다가...

모든 상황이 종결된 후에야, 자칭 범인이라는 인물에 대한 제보가 터져나오는 것도 도대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 상태에 실행된, 1차 폭발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방송국과 마포대교가 아무리 가까워도...장비를 챙겨서 현장까지 달려가 셋팅을 하고 중계를 하기까지 최소 5분에...

범죄 동기를 털어놓는 초반 전화통화시간에, 동료 아나운서도 테러를 당하는 사건까지...감안하면 2차 폭발까지 거의 20분이 넘는 시간의 텀이 있었다...

그 동안 취재진은 현장으로 달려나가더라도, 일반인들은 위험이 남아있는 현장을 급히 빠져나오게 마련이고, 혹시 호기심에 남아있다 쳐도 경찰의 제지를 받게 마련인데...

2차 폭발로 방송팀과 경찰외에 '아이와 여자들'도 포함된 15명의 인질이 발생한 것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경찰청장은 분노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쳐도...

오로지 주인공에게 마이크를 넘기기 위해, 여자 아나운서에게 큰 망설임없이 폭탄테러를 가했던 데에 비해...

정작 주인공이 차고 있던 폭탄은 가짜였다는 사실은 심하게 불공평하다...


많이 봐줘서...다리 폭발로 인한 희생자들이 발생한 것은 원래 테러범이 의도치 않은 일이라고 쳐줘도...

상부로부터 범인 검거 지시를 받고 투입된 경찰들이 있던 건물을 폭파한 것은 명백히 무고한 다수를 상대로 한 '묻지마 살인'에 불과하고...

마지막 주인공의 선택도 마찬가지이다...

범인과 주인공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가 되지만...분풀이의 대상은 완전히 틀려먹었다... 


+4.  주제의식과 영화가 결말을 짓는 방법에는 분명히 문제가 많지만....


정치인들과 방송가의 뒷모습이 까발려지는 모습과 이에 대응하는 테러가...

현 정국의 상황과 교묘히 맞물려...어느 정도 이상의 카타르시스를 가져다줬음을 부정할 수가 없다...


하정우의 연기도 훌륭했지만...영화의 흥행에는 이 부분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을 듯 하다...


+5.  '다 방송이 우선이지, 사람이 우선이 아니라니까...우리는 달라요'라고 테러범에게 감언이설을 날리던 하정우가...


'경찰 못믿는거 알겠는데...지금 윤영화씨는 죽는 장면 보는 사람 누굴꺼 같에요? 

자기 가족, 친구, 뭐 이지수 기자? 솔직히 그런거 신경안써요. 

그런데 지금 문제는요...전국민이 그걸 다본다는 거에요...

윤영화씨 죽으면 우리는 이 테러범에게 완전히 지는 거라고...우리도 죽게 생겼어요...지금.'

이라는 달달한 말을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덥석 무는 것도 꽤나 흥미롭다...


인질이 죽어야 끝이나는 상황에서...

국민앵커로 각광받는 스타 아나운서가 생방송 도중 테러를 당한다면 그 파급효과가 오죽할 것인가?


+6.  하정우의 목소리가 탁한편이라 초반에는 좀 거슬리고 몰입이 잘 되어서...

아나운서 역할은 잘 어울리지 않는다 느꼈는데...

영화가 진행될수록 심경의 변화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하정우의 연기는 이 약점을 다 극복해낸다...


목소리와 초반의 다소 야비한 느낌 때문에 김명민이었다면...하는 생각도 잠시 했었는데...

김명민이 연기했었더라면 그에게 아주 잘 어울렸을 역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이하의 영화가 되었을 것같다...


'제발...그냥 나 안죽이면 안돼요???'

정말이지...하정우의 찌질연기는 매쏘드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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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대답을 하기 전에 한참이나 침묵을 지키고 있어서 나는 그가 내 말을 듣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벌써 그렇게 해 봤어."

마침내 그가 말했다.

"나는 그걸 해 봤고 지금은 그게 모두 내 머리 속에 있어.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황무지 한 가운데에서 혼자 몇 달 몇 년씩 살아 봤지... 일단 그러고 나면 평생 동안 그걸 절대로 잊지 못해. 나는 어디로도 갈 필요가 없어. 거기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리로 돌아가 있으니까. 거기가 요즘 내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야. 아무도 없는 곳 한가운데로 돌아가서...."


* 폴 오스터 '달의 궁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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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e viel kann schiefgehen bei einem großen Bauprojekt? Jede Menge, wie der In-Tempo-Doppelturm im spanischen Benidorm zeigt: Mit seinen 

47 Stockwerken gerät der Luxustraum zur Lachnummer - die Architekten vergaßen den Einbau eines funktionierenden Aufzugs.


Er sollte der Stolz von Benidorm werden - und mit 47 Stockwerken und 188 Metern Höhe das höchste Wohngebäude der Europäischen Union: Als das Modell des 

"Residencial In Tempo" nach drei Jahren Vorplanung im Januar 2006 vorgestellt wurde, dachte in Spanien noch niemand an eine Wirtschaftskrise. Die aber schlug 

zu, kurz nachdem der Bau begann. Es ging nicht recht vorwärts und offenbar auch drunter und drüber, wie jetzt bekannt wurde: So vergaß der Architekt unter 

anderem, für den Wolkenkratzer einen ausreichenden Aufzugschacht einzuplanen.


Verursacht wurde die nun bekannt gewordene peinliche Panne letztlich durch eine Mischung aus Gier und Inkompetenz. Ursprünglich war der "In Tempo" nur mit 

20 Etagen geplant worden. Als der Auftraggeber nach mehr Mietern und Käufern verlangte, setzte der Architekt einfach 27 weitere oben drauf - nur eben, ohne an 

einen passenden Fahrstuhlschacht und die dafür notwendige Hebetechnik zu denken. Das fiel nun angeblich erst rund 110 Baumeter später im Januar 2012 auf, 

wurde aber bisher nicht öffentlich gemacht - es fällt schwer, das zu glauben.


Die bis zum 20. Stockwerk verbaute Aufzugtechnik war genau für diese Höhe ausgelegt. Als die Entscheidung zur Aufstockung kam, zog man den vorhandenen 

Schacht zwar weiter, bedachte aber weder, dass mehr Stockwerke auch mehr Nutzung bedeuten würden, noch, dass das Raumangebot nicht für die durch die 

zusätzliche Höhe notwendige Hebetechnik reichen würde. Die Spanier verbuchen das Bau-Desaster als nationale Schmach, als Fanal der Inkompetenz - wenn man 

so will, ist es ihr BERlin.


Pannenserie produziere Mängel in Masse


Mit Ruhm bekleckert hatten sich die Bauherren aber auch vorher nicht. Immer wieder kam es zu geldlichen Engpässen, Streiks wegen teils über Monate nicht 

gezahlter Löhne verzögerten den Bau.


Der begann schon langsam, weil mit nahezu altägyptischen Methoden gebaut wurde: Ein Lastenaufzug wurde erst installiert, nachdem die ersten 23 Stockwerke 

hochgezogen waren - bis dahin war alles Kran- und Laufarbeit. Als der Lastenaufzug den Betrieb schließlich aufnahm, kollabierte er und verletzte 13 Arbeiter.


"In Tempo" produzierte eine unendliche Kette von Pannen und - wie ein nun durch die Zeitung "El País" öffentlich gemachter Bericht zeigte - auch von Mängeln. 

Einen Schuldigen dafür zu finden, gestaltet sich schwierig. Finanziert wurde der Bau ursprünglich von der Bank Caixa Galicia, die 2009 in finanzielle 

Schwierigkeiten geriet, 2010 zunächst mit Caixanova fusionierte und 2011 schließlich als NCG Banco verstaatlicht werden musste. Sie hat mit dem Bau heute 

nichts mehr zu tun.


Ob und wie schnell der größte Mangel des fehlenden Aufzugschachtes, der die weitere Vermarktung wohl nicht unerheblich behindern dürfte, gelöst werden kann, 

steht in den Sternen. Die naheliegende Möglichkeit dürfte ein Außenaufzug sein, was allerdings einen nicht unerheblichen Eingriff in das architektonische Konzept 

des Luxusbaus wäre.


Inzwischen hat der verantwortliche Architekt die Segel gestrichen, und das Gebäude wurde von der Sociedad de Gestión de Activos de la Reestructuración 

Bancaria übernommen. Die ist besser bekannt unter dem kurzen und knackigen Namen Sareb - es ist Spaniens "Bad Bank".


Offiziell heißt es weiterhin, das Gebäude solle nun bis Dezember dieses Jahres fertiggestellt werden, der Verkauf von Wohnungen gehe weiter. Allerdings, berichtet 

die englische Zeitung "Daily Mail", wohl mit deutlichen Preisabschlägen. Klar, wenn man laufen muss.


Quellehttp://www.spiegel.de/wirtschaft/architekt-vergass-planung-von-aufzug-fuer-spanischen-wolkenkratzer-a-915972.html



+0.  어제 사무실 대화의 화제...


+1.  잊었다고? 잊을 게 따로 있지...


+2.  기사에 달린 댓글의 반응들도 재미있는데...


예리한 지적 하나...

"20층 위로 더 쌓으면서 구조는 계산하고 올렸대냐???"

음... 


+3.  있을 수 없는 일이다...


+4.  차치하고...게다가...못생겼다...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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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핑이 요구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계속 그에게서 떼어놓을 줄 알아야 했다. 중요한 것은 그의 요구에 중압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런 요구들을 나 자신이 원하는 어떤 심상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결국 그 일에는 본래부터 잘못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엄밀한 의미로 따진다면 사물을 정확하게 서술하려는 노력은 바로 내가 가장 배우고 싶어했던 것을 배울 수 있는 그런 원칙이었다. 겸손함, 인내, 정확성. 나는 그 일을 단순히 하나의 의무로 생각하는 대신 일종의 정신적 훈련, 마치 세상을 처음 발견한 것처럼 세상을 보는 눈을 기르는 훈련의 한 과정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을 보는가? 그리고 보이는 것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것인가? 세상은 눈을 통해 우리에게 들어오지만, 우리는 그 이미지가 입으로 내려가기 전에는 뜻이 통하게 할 수 없다. 나는 그 거리가 얼마나 먼지를 올바르게 인식하기 새작했고, 어떤 사물이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옮겨 가기 위해 얼마나 멀리 여행을 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시작했다. 실제적인 의미에서 그 거리는 6, 7 센티미터에 불과했지만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고와 손실이 생겨나는지를 생각한다면 그것은 지구에서 달까지의 여행이 될 수도 있었다. 에핑을 상대로 한 내 첫번째 시도는 흐릿한 배경을 스쳐가는 한심할 만큼 모호한 그림자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그런 것들을 전부터 쭉 보아 왔는데, 그것들을 어떻게 다른 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말인가? 나는 속으로 그렇게 묻곤 했다. 소화전, 택시, 포장도로에서 피어오르는 김.... 그런 것들은 내게 아주 익숙한 것이어서 나는 그것들을 아주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들의 가변성, 즉 그것들이 빛의 강도와 세기에 따라 달라지는 방식과 그것들의 모습이 주위에서 벌어지는 상황, 말하자면 그 옆을 지나치는 갑작스러운 돌풍, 이상한 반사 등에 의해 바뀔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중이었고 비록 벽을 구성하는 두 장의 벽돌이 아주 똑같아 보인다고 하더라도 그것들은 동일한 것일 수가 없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같은 벽돌이라도 절대로 같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대기와 추위와 더위의 영향을 받아 눈에 띄지 않게 부서지면서 마모되고 비바람을 맞아, 만일 누군가가 몇 세기에 걸쳐 관찰을 할 수 있다면 마침내는 사라져 버리고 만다. 모든 무생물은 분해되고 있었고, 모든 생물은 죽어가고 있었다. 격렬하고 열광적인 분자들의 운동, 물질들이 끊임없는 폭발과 충돌, 그리고 모든 사물의 표면 밑에서 끓어오르는 혼돈... 그런 것을 생각하기 시작할 때면 나는 언제나 머리가 욱신거렸다. 에핑이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경고했던 것처럼 아무것도 당연시해서는 안되었다. 나는 태평한 무관심으로부터 강렬한 놀라움의 단계를 거쳤고, 내 설명은 눈에 보이는 것에서 가능한 뉘앙스를 모두 잡아내려고 열심히 애쓰면서, 아무것도 빼먹지 않기 위해 세세한 사항들을 미친듯이 그러모아 뒤죽박죽을 만들면서, 지나치게 정확해졌다. 내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은 기관총을 쏘아 대듯 딱딱 끊기며 연달아 터져 나왔다. 에핑은 끊임없이 내게 말을 좀 더 천천히 하라며 내 말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투덜거렸다. 문제는 내 말투보다 전반적인 접근 방식에 있었다. 나는 너무도 많은 말들을 그러모으고 있어서 눈앞에 보이는 것을 나타내기 보다는 사실상 그것을 흐리는, 미묘한 의미와 기하학적인 추상의 사태 밑에 묻어 버리는 셈이었다. 명심해 두어야 할 중요한 사항은 에핑의 눈이 멀었다는 것이었다. 내가 할 일은 긴 설명으로 그를 지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사물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결국 말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말이 할 일은 그가 사물을 가능한 한 빨리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나는 말이 입밖에 나오는 순간 사라지게 해야 되었다. 내가 말하는 문장들을 단순화하고 본질적인 것으로부터 부수적인 것을 분리할 줄 알기 위해서는 몇 주일 동안의 힘든 노력이 필요했다. 나는 어떤 사물 주위로 더 많은 여유를 남겨 두면 남겨 둘수록 그 결과가 더 좋다는 것을 알게 되었따. 왜냐하면 그럼으로써 에핑이 자기 스스로 결정적인 일, 즉 몇 가지 암시를 기초로 해서 이미지를 구성하고 내가 그에게 설명해 주고 있는 사물을 향해 자신의 마음이 여행하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처음에 했던 설명이 너무 한심하게 느껴져서 혼자 있을 때면, 그러니까 예를 들어 밤 동안 침대에 누워 있을 때면, 방안의 사물들을 둘러보며 그것을 조금이라도 더 잘 표현할 수 없을까 알아보려고 연습을 하기 시작했다. 


* 폴 오스터 '달의 궁전' 중에서...


좋은 눈을 타고 나지 못한 사람은... 

훈련을 통해 보는 눈을 길들이는 수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풀린 눈에 힘을 한번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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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뉴욕으로 온 것은 1965년 가을이었다. 그때 나는 열여덟살이었는데, 처음 9개월 동안은 대학 기숙사에서 살았지만-컬럼비아 대학교에서는 시외 거주 신입생들이라면 누구나 구내에서 생활해야 했다- 그 기간이 끝나자 웨스트 112번가에 있는 아파트로 옮겨 갔다. 그 뒤로 내가 마침내는 최악의 상태로 전락할 때까지 3년 동안을 살았던 곳은 바로 그 아파트였다. 그러나 내게 닥쳤던 역경을 생각한다면 그 정도라도 오래 버틴 것이 기적이었다. 


그 아파트에서 나는 1천 권이 넘는 책들과 함께 살았다. 그 책들은 원래 빅터 외삼촌 소유로, 그가 근 30년에 걸쳐 한 권 두 권 사 모은 것들이었다. 그런데 내가 대학으로 떠나오기 바로 전, 그는 무슨 충동에서인지 헤어지는 선물로 내게 그 책들을 주겠다고 선언했다. 나는 사양을 하려고 별의별 애를 다 썼지만, 외삼촌은 다정다감하고 아낌없이 내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내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내 수중에는 너한테 줄 만한 돈이 없다. 또 충고도 한 마디 해줄 수 없고, 그러니 네가 이 책을 받아 준다면 기쁘겠구나.


나는 그 책들을 받기는 했지만 그 뒤로 1년 반 동안은 그 책들이 담겨 있는 상자를 하나도 풀지 않았다. 내 속생각은 그를 설득해서 책들을 다시 가져 가도록 하는 것이었으므로, 그 때까지는 책들을 조금이라도 손상시키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중에 알게 된 일이지만, 그 상자들은 내게 아주 쓸모가 있었다. 112번가의 그 아파트에는 가구가 들여져 있지 않았는데, 나는 원하지도 않고 사들일 능력도 없는 물건에 돈을 낭비하기보다는, 그 상자들을 몇 개의 '상상적인 가구'들로 바꾸었다. 갖가지 크기의 상자들을 치수 별로 분류해서 여러 줄로 늘어놓은 다음, 그것들이 가구와 비슷한 형태가 될 때까지 이렇게 쌓아올렸다 저렇게 쌓아올렸다 하면서 하나씩하나씩 배열하는 그 일은 어찌 보면 조각 그림 맞추기 퀴즈를 푸는 것과 좀 비슷했다. 열여섯 개의 상자로 이루어진 한 세트는 매트리스 받침이 되었고, 열두 개로 다른 세트는 테이블, 일곱 개로 된 다른 몇 세트들은 의자, 두 개로 된 또 다른 세트는 침대 스탠드 받침이 되었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온 방안이 흐릿한 누런 색이어서 좀 단조롭기는 했지만, 나는 자신의 재간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 친구들은 이런 짓을 좀 이상스러워 했지만, 그때쯤에는 이미 나를 괴짜로 보는 데 길이 들어 있었다.


"이 만족감을 한번 생각해봐. 침대로 기어들어가 19세기 미국 문학 위에서 꿈을 꾸게 된다는 걸 알았을 때의 만족감을, 음식 밑에 숨어있는 온전한 르네상스와 함께 식사를 하려고 자리에 앉는 즐거움을."


사실 나는 어느 책이 어느 상자에 들어 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당시에 나는 얘기를 꾸며 내는 솜씨가 대단했고, 비록 그 이야기들이 거짓말이라 할지라도 내가 끌어다 붙인 설명이 마음에 들었다.


내 상상적인 가구들은 1년 가까이 손대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다.

...중략... 


내가 빅터 삼촌의 책들을 읽기 시작한 것은 그때부터였다. 장례식을 치른 지 두 주일 뒤, 나는 되는 대로 책 상자를 하나 들어내어 칼로 조심스럽게 테이프를 찢고 그 안에 있는 책들을 모두 다 읽었다. 그 책들은 어떤 순서나 목적이라고는 없이 마구잡이로 한데 섞여 든 것들이었다. 거기에는 소설과 희곡, 역사책과 여행기, 체스 입문서와 탐정 소설, 공상 과학 소설과 철학 서적이 뒤섞여 있어서 한마디로 출판물의 완벽한 혼돈이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내게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 나는 하나하나의 책을 끝까지 다 읽었을 뿐 거기에 대해서 판단을 내리려고 하지 않았다. 나에게 있어서 하나하나의 책은 다른 모든 책들과 똑같았고, 하나하나의 문장은 똑같이 옳은 숫자의 단어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하나하나의 단어는 정확히 있어야 할 곳에 있었다. 그것이 내가 외삼촌을 애도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었다. 하나씩하나씩 나는 모든 상자를 열어 한권씩 한권씩 모든 책을 다 읽었다. 그것이 내가 나 자신을 위해 설정한 과업이었고, 맨 마지막까지 나는 그 일에 매달렸다.


각각의 상자는 첫번째 것과 비슷하게 뒤범벅이어서 격이 높은 것과 낮은 것이 뒤죽박죽 섞여 있고, 클래식 작품들 사이에 한번 읽고 버릴 책들이 흩어져 있고, 양장본들 사이에 

너덜너덜한 페이퍼백들이 끼여 있고, 던과 톨스토이 같은 작가들의 예술적인 작품들이 잔뜩 채워져 있었다. 빅터 삼촌은 자기의 서재를 체계적인 방법으로 정리한 적이 없었다. 그는 책을 새로 살 때마다 그 책을 전번에 샀던 책 옆에다 세워 놓았고, 세월이 지나면서 조금씩조금씩 장서가 늘어 점점 더 많은 공간을 채우게 되었다. 책들이 상자 속으로 들어간 순서도 정확히 그런 식이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연대순 배열은 깨어지지 않고 원래의 상태로 보존 되어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그것이 이상적인 배열 같았다. 하나하나의 상자를 열 때마다 나는 외삼촌이 살았던 삶의 또 다른 부분, 어떤 정해진 날이나 주일 또는 달이라는 기간으로 들어갈 수 있었고, 한때 외삼촌이 차지했던 걳과 똑같은 정신적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같은 글을 일고, 같은 이야기 속에서 살고, 어쩌면 그가 생각했던 것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느낌으로 위안을 받았다. 그것은 마치 어떤 탐험가의 옛 행로를 따라 그가 전인미답의 영토로 헤치고 들어갔듯이 그의 발자취를 답습하며 태양과 더불어 서쪽으로 서쪽으로 나아가 마침내는 빛이 사라질 때까지 그 빛을 쫓아가는 것과도 같았다. 상자에는 번호가 적히지도 않았고 쪽지가 붙어 있지도 않았기 때문에 나는 내가 어느 시기로 들어가게 될 것인지를 미리 알 길이 없었다. 따라서 그 여행은 분리되고 이어지지 않은 유람 여행, 말하자면 보스턴에서 레녹스로, 미니애폴리스에서 수 폭포로, 케노샤에서 솔트레이크 시티로 건너뛰는 식이었다. 내가 어쩔 수 없이 지도 위를 이리저리 뛰어야 한다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마지막에 가서는 모든 공백이 채워지고, 모든 거리가 주파될 것이었다. 


그 가운데 많은 책들은 전에 읽은 것들이었고, 또 어떤 책들은 빅터 삼촌이 큰소리로 읽어 준 것들이었다. 로빈슨 크루소, 지킬박사와 하이드, 투명인간. 그러나 나는 상관하지 않았다. 전에 읽었던 책들도 새로 읽는 책들 못지않은 열정을 가지고 게걸스럽게 흡수하며 한 권도 빼놓지 않고 차근차근 읽어 나갔다. 다 읽은 책 더미들이 방 귀퉁이에 탑처럼 쌓여 올라갔고, 나는 그런 탑들 가운데 하나가 무너질 것처럼 보일 때마다 읽고 난 책들을 두 개의 쇼핑 백에 담아서 다음 번 등교길에 들고 나가 팔곤 했다. 캠퍼스 바로 맞은편의 큰길에는 중고 책들을 주로 거래하던 비좁고 먼지가 켜켜이 쌓인 챈들러 서점이라는 책방이 있었다. 1967년 여름부터 1969년 여름 사이에 나는 그곳을 열 번 남짓 찾아갔는데, 그러면서 조금씩조금씩 내가 물려받은 책들을 없애버렸다. 그것이, 내 수중에 있는 것들을 이용하자는 것이, 내가 나 자신에게 허용한 단 한가지 행위였다. 나는 빅터 삼촌의 소유물이었던 것들을 팔아 치우는 행위가 옳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와 동시에 외삼촌이 내가 그러지 못하도록 막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나는 그 책들을 읽음

으로써 어떻게든 그에게 진 빚을 갚았고, 이제는 돈이 너무 궁해진 만큼 다음 단계를 밟아 책을 현찰로 바꾸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로 보였다.


문제는 제 값을 받고 팔 수 없다는 것이었다. 챈들러는 값을 몹시 박하게 매겼을 뿐더러, 책을 이해하는 태도도 나와는 전혀 딴판이어서 나는 그를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대책이 서지 않았다. 나에게는 책이란 글을 담는 용기라기보다는 글 그 자체였으므로 어떤 주어진 책의 가치는 물질적인 상태보다 정신적인 질에 따라 결정되었다. 그래서 귀퉁이가 접힌 호메로스의 책이 번질번질한 버르길리우스의 책보다 더 나았고, 파스칼의 저서 한 권이 데카르트의 저서 세 권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 나에게는 그것이 본질적인 구분이었지만 챈들러에게는 그런 구분이 통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책이 물건, 사물의 세계에 속하는 물건에 지나지 않았고, 따라서 구두 상자나 변기 청소기나 커피 포트와 크게 다를 것이 없었다. 내가 빅터 삼촌의 장서 가운데 일부를 가져갈 때마다 그 늙은이는 경멸스럽게 책들을 만지작거리고, 책 등을 훑어보고, 때가 묻었나 흠집은 없나 살펴보면서 내게 자기가 쓰레기 더미를 다루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것이 바로 챈들러가 게임을 해 나가는 방식이었다- 물건의 가치를 격하시킴으로써 최저가를 제시하는 것. 헌 책 장수로 30년 동안이나 닳고 닳은 그는 얕잡아 보는 표정을 짓고, 못마땅한 것처럼 구시렁거리고, 이마를 찌푸리고, 혀를 차고, 한심하다는 투로 고개를 젓고 하는 짓을 두루 써먹었다. 그런 행동은 내가 나 자신의 판단을 무가치하게 느끼도록, 그런 책들을 가져왔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뻔뻔스러운 짓인지를 알아차리고 부끄러워하도록 만들려는 것이었다. 자네, 나한테 이 따위 것들을 가져와서 돈을 받아가겠다는 건가? 자네, 쓰레기를 치워가는 청소부한테서 돈을 받으려고 드는 건가?


나는 내가 속고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여간해서는 반박을 하려고 들지 않았다. 결국 내가 무슨 얘기를 할 수 있었을까? 챈들러는 유리한 위치에서 거래를 했고 아무도 그 사실을 바꿀 수는 없었다. 나는 언제나 팔려고 애를 쓴 반면, 그는 언제나 사는 데 무관심했으니까. 또 내가 파는 데 무관심한 척을 해 본다 하더라도 소용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간단히 말해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고, 팔지 못하는 것은 결국 속는 것보다도 더 안좋았다. 나는 책을 조금씩, 그러니까 한번에 열두 권이나 열다섯 권 이하로 가져가는 경우에 사정이 좀 나아진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때마다 권당 평균 가격이 약간씩은 더 높아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거래량이 적으면 적을수록 좀더 자주 그곳을 찾아가야 했는데, 나는 거래 횟수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내가 무슨 수를 쓰더라도 결국은 챈들러가 이기도록 되어 있었다. 몇 달이 지나자 그 늙은이는 아예 말을 걸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는 내게 아는 척을 하거나 미소를 지어 보이지도 않았고 심지어는 거래를 끝낸 뒤에 악수를 청하지도 않았다. 그의 태도가 너무 멍해서 나는 때때로 그가 나를 전번에 찾아왔던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웠다. 챈들러 편에서 보자면 나는 내가 책방으로 들어설 때마다 새로운 고객-공통점이라고 없는 낯선 사람들 중의 하나, 무작위의 뜨내기-이 될 수도 있었다.


내가 그 책들을 팔아치우는 동안 내 아파트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하나의 상자를 열면 동시에 하나의 가구를 파손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내 침대는 해체되었고, 의자들은 줄어들어 사라졌고, 책상은 텅 빈 공간으로 위축되었다. 날이 갈수록 내 삶은 점점 더 커져가는 제로가 되었고,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손에 잡힐 듯 갑자기 생겨나는 빈자리뿐이었다. 내가 외삼촌의 과거 속으로 들어갈 때마다 실직적인 결과, 현실 세계에서의 영향이 생겨났다. 따라서 그 결과는 언제나 내 눈앞에 있었고, 그것을 피해 갈 길이라고는 없었다. 너무도 많은 상자들이 남겨졌고, 너무도 많은 상자들이 사라졌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려면 내 방을 둘러보기만 하면 되었다. 말하자면 그 방은 나의 상태를 측정하는, 얼마나 많은 내가 남아 있으며 얼마나 많은 내가 이제 더 이상 거기에 없는 지를 측정하는 기구인 셈이었다. 나는 나 하나만의 극장에서 범인이자 증인, 배우이자 관객이었다. 나는 나 자신의 절단 과정을 따라갈 수 있었다. 한조각 한조각씩, 나 자신이 사라지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


* 폴 오스터 '달의 궁전' 중에서....



+0.  무심코 집어들어...4년만에 다시 읽은 책...

지독한 문학적 건망증을 확인하다...


치기 어린 포그의 이야기와 사악하지만 흡입력있는 에핑의 이야기에 비해...

바버와의 이야기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 읽고 나서야 읽은 적이 있다는 것이 기억이 날 만큼...어렴풋하다...


4년 전 처음 읽고 난 뒤의 감흥은 도무지 기억나지 않고..

4년 후 다시 읽고 난 후... 이제껏 읽은 폴 오스터의 글 중 제일 재미가 없다고 생각을 했다...


+1.  그래도 정말로 좋았던 한 부분...


+2.  이사를 하고...박스를 두칸으로 쌓아올려서 옷장으로 쓰며 버티던 6개월이 문득 떠올라 미소짓다...  


+3.  자꾸 고약한 책방 주인의 얼굴에 메튜 페리의 얼굴이 오버랩된다...

이래서 첫인상이 무서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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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 HAT SCHON BEI „PAULANER“ NACHGEFRAGT.

In Nordkorea gibt es kaum genug zu essen, doch Jungdiktator Kim plant ein „Bräuhaus“


Nordkoreas Bubi-Diktator Kim Jong-un (30) hat eine neue Idee, um das Leben in seinem isolierten Steinzeitreich, nun ja, erträglicher zu machen. Er plant einen 

BIERGARTEN – wahrlich brillant...

Das kühle Blonde soll aus Deutschland kommen. Kim hat sogar schon bei der „Paulaner“-Brauerei nachgefragt! Die Münchner haben eine Anfrage bekommen, in 

Nordkorea ein „Bräuhaus“ zu eröffnen, bestätigte Pressesprecherin Birgit Zacher BILD.de.


Absage! Kein Bier für Kim

ABER: Zacher hat schlechte Nachrichten für Kim: „Wir haben abgelehnt.“

Die Brauerei plant aktuell bereits zwölf neue Standorte. Ihre Kapazität sei damit ausgelastet. Paulaner-Sprecherin Zacher zu BILD.de: „Wir eröffnen im August unser erstes 'Bräuhaus' in den USA und haben zwei neue Standorte in St. Petersburg und Moskau. Über Nordkorea denken wir gar nicht nach.“


Vielleicht möchte sich der Brauerei-Riese aber auch einfach künftigen Ärger mit dem Jung-Diktator ersparen.

Immerhin betreibt Paulaner in anderen Ländern seine „Bräuhäuser“ sehr erfolgreich. Insgesamt 21 Biertempel sorgen in Asien für Umsatz.


Keine Reaktion aus Nordkorea

Und Kim? Der outet sich damit also als Bier-Liebhaber. Sein Vater Kim Jong-il († 70) liebte französischen Cognac. Wie sehr die Absage aus München den Bubi-Diktator getroffen hat, bleibt offen. Nordkorea will sich zu der irren Anfrage nicht äußern.


Unklar auch, was Kim sich bei seinem jüngsten Geniestreich gedacht hat, denn während es sich der Jung-Diktator gut gehen lässt, hat Norkoreas Bevölkerung kaum genug zu essen.


Der Mensch lebt nicht vom Brot allein, aber Bier allein füllt auch keinen Magen.


Quelle: http://www.bild.de/politik/ausland/kim-jong-un/kein-biergarten-fuer-kim-jong-un-31399284.bild.html


 

*    문득...이런 말이 생각이 난다... '지랄도 풍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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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o und Julia' klar. 'Schwanensee' und der 'Nussknacker' natürlich. Aber ein Jugendroman als Ballett?

Passt. Mit der choreographischen Umsetzung des Klassikers von Otfried Preußler (1923-2013) „Krabat“ hat das renommierte Stuttgarter Ballett erstmals in seiner 

Geschichte ein Jugendbuch abendfüllend auf die Bühne gebracht. Der Lohn: Begeisterung und ganz viel Applaus des Premierenpublikums im ausverkauften 

Opernhaus – nicht nur für tänzerische Meisterleistungen.


Duster ist das Ganze. Muss es aber auch sein – denn Preußler hat es ja genau so gemeint. Hunderte, meterhoch aufgestapelte Mehlsäcke wirken als Kulisse 

erdrückend. Es geht um Macht, schwarze Magie und Liebe – und um den Kampf zwischen diesen beiden Kräften in einem jungen Mann. „Ich finde es sehr wichtig, 

diese Geschichte am Leben zu erhalten“, sagt der junge deutsch-argentinische Tänzer und Choreograph Demis Volpi, der Preußlers Vorlage in Tanz umdichtete. 

Die Geschichte sei „aktuell und universell“.


Preußlers Roman erzählt vom Waisenjungen Krabat. Er wird in einer Mühle als Geselle aufgenommen – doch der Meister der Mühle (Marijn Rademaker) offenbart 

ihm bald, dass er sich eigentlich in einer „Schwarzen Schule“ befindet, in der er die „Kunst der Künste“ lernen kann. Anfangs fasziniert von der Macht der Magie, 

erkennt Krabat, dass er einen furchtbaren Preis bezahlen muss: Er ist Gefangener des Meisters.


„Es geht ja im Prinzip um einen Jungen, der sich in die falsche Gesellschaft begibt und dort zunächst den Verlockungen der Macht erliegt“, erzählt Volpi. Als 

Krabat realisiert, was ihm geschieht, ist es schon fast zu spät. „Aber durch die Kraft der Liebe kann er sich und seine Mitmenschen retten.“


Katharina Schlipf hat für „Krabat“ ein atmosphärisches Bühnenbild sowie schlichte, aber hoch wirkungsvolle Kostüme geschaffen. Die spektakulärsten tragen die 

Gesellen, wenn sie der Meister in Raben verwandelt. Das symbolisiert ihre Abhängigkeit vom Meister und seiner Mühle, denen sie trotz ihrer Flügel nicht 

entkommen können.


Die zu jeder Zeit passende Musik, gespielt vom Staatsorchester unter der Leitung von James Tuggle, stellte Volpi aus Werken der drei zeitgenössischen 

Komponisten Peteris Vasks, Philip Glass und Krzysztof Penderecki zusammen. Und der Clou: Um die monotone Arbeit der Gesellen in der Mühle des Meisters zu 

illustrieren wurde eine spezielle „Mühlen-Musik“ komponiert – aufgenommen in der seit 1819 betriebenen Mäulesmühle im Siebenmühlental nahe Stuttgart. 

Tontechniker zeichneten die Geräusche der arbeitenden, durch Wasser angetriebenen Mühle an 16 verschiedenen Stellen auf und bastelten einen beklemmenden 

Surround-Sound für das Opernhaus.


Demis Volpi wurde in Buenos Aires geboren. Der Absolvent der John Cranko Schule kam in der Spielzeit 2004/05 als Eleve ans Stuttgarter Ballett. Seit 2006 

macht er als Choreograph auf sich aufmerksam.


Quelle: http://www.focus.de/kultur/kunst/theater-stuttgarter-ballett-tanzt-preusslers-krabat_aid_946923.html



초연 당시 공연이 끝나고 난 뒤의 사진인 듯하다...

무대 한 가운데가 안무가 데미스 볼피...

왼쪽의 한쌍이 보르슐라와 톤다를 연기한 알리샤 아마트리안과 알렉산더 존스...

지휘자 양쪽으로 주인공 한쌍 칸토르카와 크라바트를 연기한 엘리사 바데네스와 데이비드 무어...

그 오른쪽으로 마법사와 죽음을 연기한 마진 라데마커와 강수진...

그 옆에 품풋 역할의 라켈레 부리아시...


우리가 보았던 공연도 거의 출연진이 거의 같았는데...마법사만 다른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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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은 매년 1년에 한번씩 실황공연을 극장 앞 공원에 생중계를 하는 행사를 한다...

일명 'Ballett im Park(공원 속의 발레)'다...


야외공원에서 뉘역뉘역 저물어가는 해를 벗삼아 보는 공연의 운치에다...공짜라는 매력이 더해져서...

이제는 한국에 돌아간 그녀와 함께...한번은 꼬옥 같이 가서 보자고 여러해를 다짐을 했었더랬다...


몇 년간은 일상에 쫓기다 놓쳐서 보지 못했고...

지난 2~3년간은 일부러 핸드폰 알림 목록에도 일찌감치 올려두며 나름 정성을 들였는데도...

어떻게 번번히 그 날들마다 그렇게 비님이 오시던지...


그녀와 마지막으로 이 소풍을 약속했던 그해 여름도 결국 아침부터 장대줄비가 내려서 그렇게 많이 아쉬워했다...


+1.  그렇게 보기 힘들던 공연을 마침내 보았다...두 이웃들과...  


사실 이날의 원래 일정은 이랬다...

오후 무렵에 코릅을 가서 잠깐 산책을 하고는 그 동네에 유명하다는 비어가르텐을 가서 

내가 내기턱으로 이 두 이웃에게 맥주를 한잔씩 쭈욱 돌리기로 했었다...


윗층의 그녀와 지하철 시간에 맞춰 약속시간도 잡았는데...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에서 메일 한통이 들어온다...'발레 보러 오세요...'하고... 


하도 때맞춰 내리는 비에...올해는 거의 포기를 하고...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야말로 쨍한 이날...몇 시간 후에 공연에서 발레가 상영된다는 것이었다...


황급히 그녀들에게 일정변경을 두고 의사타진을 했더니...두 사람 다 오케이란다...


+2.  그런데...내기턱 비어가르텐 맥주를 대신할 메뉴를 고르라 했더니...가까운 이웃...주저없이 치맥을 고른다...헉...

못들은 척 도보로 해결한 반경 내에 메뉴를 고르라 했더니...또 다른 그녀도...'치맥!' 외친다...

못사오면 직접 닭이라도 잡아서 튀겨오라고 협박이다...헉...

OTL... 어쩔 수 없이...급히 부지런을 좀 떨어서, 지하철로 25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KFC를 다녀왔더랬다...

근 2~3년만에 향한 발길이라...중간에 길을 잃어서 좀 헤매는 통에...결국 가는데 근 40분이 걸렸다...체력 방전...

그래도 자랑스레 KFC 봉지를 흔들었더니...그녀들의 표정이 어찌나 환해지던지...


그런데...그녀의 그 협박이 좀 센...농담이었댄다...헉...

가끔...농담하는 그녀가...좀...무...무..섭...다... OTL


그래도 덕분에 올해 처음으로 치킨 뜯었다...공원에서...

맛...있었다...

사실 공원에서 자리를 잡기 전만해도...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치킨을 뜯고 있으면...좀 부끄러울 줄 알았는데...

웬걸...탐욕은 부끄러움을 이긴다...확실히...

수줍음을 이긴 우리의 식탐... 패밀리 파켓을 그야말로 폭풍흡입했다...

옆의 남들은 우아하게 잔까지 챙겨워서 샴페인을 음미하고 있었다나???



+3.  공연 시작 15분 전...

묘하게 착시 효과로 화면속 두 사람이 들고있는 전단지만 화면 밖으로 튀어나와 보인다...


화면 속 오른쪽이 행사 진행자였는데 역시 발레리나였고...한 동안 강수진씨와 함께 활동했었단다...

어쩐지 몸의 라인과 잔근육들이 범상치 않다 했다...


왼쪽은 슈트트가르트 발레단 부단장...


+4.  공연된 작품 '크라바트'는 올해 초연되어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라는데...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좀 더 간결하게 공연을 추렸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다...

물론 원작 소설을 읽었더라면...또 다른 평가를 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내 눈에는 푼풋과 마법사가 결투하는 장면이 등장하는 2막은 좀 사족처럼 느껴져서...

2막은 통째로 들어내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꼬마 관객들 눈에 가장 좋았던 부분은 푼풋과 마법사의 결투 부분이란다...


다른 무용수의 춤을 보았더라면 느낌이 좀 달랐을지?

크라바트와 대척점에 선 마법사의 카리스마와 매력이 좀 부족했다...

'백조의 호수'와 '잠자는 숲속의 공주' 속 마법사들의 춤과는 확연히 비교가 된다...

윗 사진 속 마법사는 마진 라데마커인데...그의 마법사 버전이 좀 궁금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무대와 현대곡들로 구성된 음악, 강수진씨가 분한 죽음의 춤, 방앗간의 소년들이 까마귀가 되는 장면들은 꽤나 시각적인 임팩트가 있었고,  

1막 보르슐라와 톤다의 춤도 꽤 인상적이었다...


소년들이 주인공인 작품이라...다른 작품들과 달리...주인공들도 솜털 보송보송한 어린 무용수들이었는데...

대신 표현력이나 카리스마를 요하는 동작들이 배분된 조연들의 역할에 일급무용수들 포진시켰는데...나름 현명한 선택이었던 듯하다...


그녀: 어려운 동작이랄 게 없는데요...

나   : 이제껏 보아온 대가들의 작업들과 신예의 데뷔작을 어떻게 비교하겠습니까? ^^


그래도 이제 만 26세라는 젊은 안무가의 첫 장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훌륭한 결과물이었다...

앞으로 몇번의 손질을 거치면...정말로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 발돋움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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