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r Sascha, der ist arbeitslos,
was macht er ohne Arbeit bloß?
Er schneidet sich die Haare ab
und pinkelt auf ein Judengrab.
Zigeunerschnitzel, das schmeckt gut,
auf Sintis hat er eine Wut,
er isst so gern Chevapcici,
Kroaten mochte er noch nie.

Der Sascha, der ist Deutscher,
und deutsch sein, das ist schwer.
Und so deutsch wie der Sascha,
wird Abdul nimmer mehr.

Er kennt sogar das Alphabet,
weiß, wo der Führerbunker steht.
Nein, dieser Mann, das ist kein Depp,
der Sascha ist ein deutscher REP.
Er ist politisch informiert
und weiß, dass jeder Fremde stört,
und auch sein treuer Schäferhund
bellt jetzt nicht ohne Grund.

Denn der Sascha, der ist Deutscher,
und deutsch sein, das ist schwer.
Und so deutsch wie der Sascha,
ist man nicht nebenher.

Jetzt lässt er die Sau erst raus
und geht zum Asylantenhaus,
dort schmeißt er eine Scheibe ein,
denn jeder Neger ist ein Schwein.
Dann zündet er die Bude an,
ein jeder tut halt, was er kann.
Beim Thema "Deutsche Gründlichkeit",
da weiß er voll Bescheid.

Ja der Sascha, der ist Deutscher,
und Deutsch sein, das ist schwer.
Wer so deutsch wie der Sascha ist,
der ist sonst gar nichts mehr. Vor gut 50 Jahren
hat's schon einer probiert.
Die Sache ging daneben,
Sascha hat's nicht kapiert.

*Die Toten Hosen, 1993년 앨범 'Kauf mich!'
출처: http://www.dietotenhosen.de/veroeffentlichungen_songtexte.php?text=singles/sascha/sascha.p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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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alische Leitung:  Sébastien Rouland

Regie, Bühne und Kostüme: Olga Motta

Licht: Claus Ackenhausen

Chor: Johannes Knecht

Dramaturgie: Albrecht Puhlmann



+0.  졸업하고 마지막으로 1학기 연장된 학생증의 기한이 다가오고 있다...

졸업을 하고...드디어 월급이라는 것을 받으며...

이제야 보고 싶던 공연들도 볼 여유가 (심적으로도, 금전적으로도) 생겼는데...아쉽기만 하다...

기한만료를 앞둔 학생증을 들여다보는 심정이...어째...화수분을 억지로 떼어내는 심정이다...


+1.  스위스에서 짐을 정리하러 잠시 슈트트가르트로 돌아온...

이제는 곧 '이웃'이라는 칭호는 떼게 생긴 그녀와 함께 모짜르트의 초기작 '루치오 실라'를 관람했다...


무대 코앞...두번째줄 한 가운데 자리...

학생증의 기한이 만료되고 나면...이제 언제나 이런 호사를 다시 누리게 되려나...흠...


+2.  의상은 고풍스러운데 반해 간결한 무대는 좋았는데...

무대효과로 사용한 불 때문에 극장 안 공기가 탁해져서...그게 좀 흠이었다...

분위기는 좋았는데...


+3.  원래 주요 남자 배역들이 소프라노 음역대의 카스트라토를 염두에 두고 쓴 오페라인데...

그 역할을 모두 다 여자들이 맡아 부르니...극에 몰입이 좀 떨어진다...

두명의 소프라노가 사랑을 속삭이니...글쎄...카운터테너가 역할을 맡았더라면 느낌이 달랐을라나??? 

여자가 남자역할을 맡아서 기분상 그럴수도 있지만...전반적으로 가수들이 힘에 좀 부쳐하는 느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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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alische Leitung: Timo Handschuh 

Regie: Calixto Bieito

Choreographische Mitarbeit: Lydia Steier

Bühne: Susanne Gschwender, Rebecca Ringst

Kostüme: Anna Eiermann

Licht: Reinhard Traub

Chor: Michael Alber

Dramaturgie: Xavier Zuber



+0.  '트리스탄과 이졸데', '로엔그린'에 이어 세번째로 본 바그너 오페라...

오페라판 '캐러비안의 해적'이다...


바그너 오페라 치고...그래도 비교적 짧아서 수월하게 보기는 했지만...

오페라의 각색이 극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실감하며 봤다...


+1.  스페인 연출가 칼릭스토 비에토의 연출은 한편 그로테스크한 극의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지기는 하지만...

대체로 너무 어수선해서...내 취향은 좀 아니다...


+2.  초반에 반투명한 벽에서 'RETTE MICH'등의 글을 쓰던 부분은 꽤 괜찮았지만...


후반부 한 남자가 나체로 무대를 가로 지르며 뛰어다니는 부분 등은 도무지 극과 무슨 개연성이 있는지 잘 이해되질 않는다...

순간 엄청 놀라기는 했다고...


+3.  슈트트가르트 오페라를 몇차례 관람하며...어느덧 익숙해진 여주인공 바바라 슈나이더 호프슈테터는 노래는 정말 잘 하지만...

아무리 봐도 도무지 여주인공으로 몰입이 되지를 않는다...


가수는 노래를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오페라 가수는 가수인 동시에 배우이기도 한 까닭에 역시 어느 정도의 비쥬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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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kalische Leitung: David Parry

Regie: Beat Fäh

Bühne und Kostüme: Volker Pfüller

Choreografie: Jacqueline Davenport

Chor: Johannes Knecht

Dramaturgie: Peter Ross


+0.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보았다...

이야기의 순서는 모짜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이전 이야기인데...

오페라 작품의 순서는 30년차로 뒤바뀐 모양이다...


+1.  무대가 좀 키치하기는 했지만, 경쾌한 극의 분위기와 썩 잘어울렸다...


+2.  알마비바 백작역할의 젊은 테너는 목소리가 나쁘지 않았지만...

소리가 작아서 무대 바로 앞에서 듣는데도 자주 오케스트라에 소리가 묻혔다...

그래도 늘씬한 자태에 눈은 즐거웠더라...


+3.  공연 후 커튼콜 동안 정작 가장 큰 박수를 받은 가수는 피가로 역할을 맡았던 한국인 가수 Adam Kim이었다...


이여사는 그가 제르몽으로 분한 '라 트라비아타'를 보고 와서는...

그가 부른 'Di Provenza il mar, il suol'가 그 누가 부른 것보다 아름다웠다고 했는데... 

역시 예리한 귀를 가진 그녀의 칭찬이 허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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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버스 정류장 앞에는 중고 레코드상이 있다...
독일 땅에서는 이상하게도 중고품에도 턱없이 비싼 가격을 매겨 파는 일을 자주 보는데...
이건 중고 레코드점도 예외는 아니라...CD의 태반을 6~20유로 정도에 판다...
요즘 환율을 감안하면....우리돈으로 만이천원에서 사만원 정도 되니...이 정도면... 헌 씨디 값이라고 하기 좀 그렇다....

그래도 요즘 독일도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클래식이 관심에서 많이 멀어진 탓에...
클래식 앨범은 잘 뒤지고 뒤지면...스타 연주자들의 앨범을 2.50~3.50 유로선에 잘 건질 수도 있다...
브렌델의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앨범...
옥돈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앨범...
폴리니의 빈 필 베토벤 협주곡 앨범...
칼 뵘 시절 베를린 필의 모짜르트 심포니 쥬피터...
바렌보임의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 앨범...는 다 그렇게 건진 앨범들이다...

그런데 요즘은 환율 때문에 2.50 유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꺼내게 된다...
오전에 친구집에 다녀오는 길에...오랜만에 또 이 레코드상을 들렀다...

예전 같으면 그냥 집어 들었을 몇 개의 괜찮은 앨범을 발견하고도...다음으로 미루고...내려두었는데...
무심코 넘겨본 차이코프스키 파트에서 정경화씨 연주가 들어있는 앨범을 발견했다...1.50유로...
울랄라~~~ 신이 나서 사들고 왔다...

인터넷 덕에 장영주의 앨범은 구해서 좀 들어봤는데...정경화씨 연주는 그 동안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다...
돌아와서...오디오에 넣고 들어보니...마침 좋아하는 곡이라...더 신난다...

'Konzert fuer Violine und Orchester D-dur op.35'
Charles Dutoit 지휘에 몬트리얼 심포니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1981년 녹음된 Decca 앨범이다...

내내 마리아 칼라스를 이름만 듣고...그녀의 목소리는 천상의 소리이리라 기대하다...처음 노래를 듣고 그 인간적임에 실망했던 것처럼...
'현의 마녀'라는 수식어로 먼저 기억하고 처음 듣는 연주가 기대만큼 딱 만족스럽지는 않다...
협주곡이니만큼 뒤의 오케스트라나 지휘자의 해석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고...
항상 먼저 들어서 익숙해지는 쪽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이제껏 즐겨 들어온 93년 10살 때의 장영주가 런던 심포니와 협연한 버전이 웅장함과 화려함에서 좀더 낫다고 느껴진다...

오늘 오디오에 집어 넣었으니...앞으로 몇달간은 계속 그 속에 들어 앉아 있을 것같다...
그 뒤에는 또 마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

익숙함이 가져오는 편안함은 생각보다 훨씬 달콤한 것이어서...
자꾸 보면 예쁘고....자꾸 듣다 보면 좋아질 것이므로...

12월에 시간을 많이 버린 탓에...1월을 나름 좀 빡빡하게 보내고 있다...
어제 안느 소피 무터의 콘서트가 있었는데...
몇 번을 고민하다가 또 다시 '바쁨'과 '자리 없을꺼야...'라는 핑계로 안가버렸다...
그래놓고서는 좀 아쉬워서 찜찜해하고 있었는데...살짝 만회했다...
무엇보다...1유로 50센트에...애국한 듯해서 혼자 괜히 뿌듯한 날이다...
슈트트가르트 1존 지하철표는 1유로 90센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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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vester...그리고 더운 여름날 중 하루...오스트리아 채널인 '3sat'에서 일년에 한 두번 24시간 하루 종일 콘서트를 방송하는 날이 있다...
이날 여유가 있으면 좋은 콘서트 들을 많이 챙겨볼 수 있는데...
덕분에 지난 몇 년간...어린시절 참 좋아라했던 조지 마이클, 머라이어 캐리, 에릭 클랩튼의 MTV 언플러그드 공연이나 Queen, 티나 터너 등 흘러간 명장들의 8~90년대 공연도 다시 볼 수 있어 참 좋았다...
올해는 잊고 있었는데...잠자리에 들면서 무심코 TV를 켜다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Back to Basics' 투어 콘서트를 건졌다...

치기 어린 teenie star 정도로만 여기던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를 좋아하게 만든 앨범의 투어 공연이라 마냥 반가워서 넋을 놓고 40분을 앉아서 봤다...
그녀의 노래는 들을 때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볼 때든 언제나...
도대체 저 몸통과...(말 그대로 소리를 울려낼 울림통으로써의 몸통과) 저 외모 어디에서 그런 Soul과 깊이 있는 소리가 나오나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다...
그녀가 노래를 부르는 중간중간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장면이 아니었더라면...
정말 립씽크를 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콘서트 내내...그렇게 무대를 뛰어다니고 춤을 추면서도 어느 한 음 불안한 부분 없이 시원시원하게 목소리를 뽑아내는 그 초능력이란...
공연의 끝 무렵에야 유난히 볼록한 아랫배를 알아차렸고...그 무렵 그녀가 임신이었던 걸 기억해내면서...다시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의 곡과 노래들이 훌륭한 것은 너무나 당연했고...
그에 더해...공연 연출도 한곡 한곡 모든 곡에 공을 들인 최상의 공연이었다...
특히 후반부의 써커스 분위기는 또다시 내게 독특한 인상을 남겼다...

*이상하게도 특별히 재미있게 본 영화도 아닌데...
영화 '기묘한 써커스'를 본 이후로... 그 영화와가 아니라...그 단어와 연결되는 그로테스크 하고도 기묘한 이미지가 있다..
워낙에 써커스를 배경으로 하고 기회된 공연이기도 하지만...콘써트를 보며 다시 떠올랐던 단어...그리고 이미지...


'기묘한 써커스'...

'기묘한 써커스'... 

'기묘한 써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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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cilia Bartoli Konzert" - "Rund um Rossini", Liederhalle, Stuttagart
Klavier -  Sergio Ciomei

게으른 나... 8시에 시작하는 콘서트를 앞두고 5시와 6시 두 번 고민을 했다...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가 사정이 생겨서 못가게 된 바람에... 혼자 나서야 할 길...
눅눅한 겨울 밤 습기를 핑계로... 따뜻한 방과 읽다만 책을 굳이 떨칠 필요가 무에 있겠냐고...
워낙에 유명한 사람인데... 이 저녁에 나선들 표가 남아 있겠냐고...스스로를 설득하는 거였다...

다행히...학생증이 4월에 만료가 되어버리면 이제는 어지간히 크게 마음을 먹지 않으면 이런 공연 보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사실이 뇌리를 스쳤다...표를 구하지 못하면 산책이나 한 셈 치고 도서관에 들러 책이나 찾아오자...마음을 먹고 7시를 앞두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그리고 이제 막 공연을 뒤로 하고 돌아온 지금...
아직도 얼얼한 손바닥에서 느껴지는 온기와 함께...감동과 흥분 그리고 귓등까지 달아오른 열기가 가시지를 않는다...
올해 여러가지 이유와 핑계로 공연을 몇 번 보지 못했긴 했지만...올해 공연 중에 최고였음은 물론...
에센에서의 알프레드 브렌델 콘서트와 함께 아마 앞으로 평생 가장 기억에 남을 콘서트가 될 것 같다...

바르톨리는 역시나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대단한 스타여서...
콘서트장이 이미 거의 매진 상태이긴 했지만... 다행히도... 최고석 중 몇 좌석이 남아서...
그 중에 한 자리를 학생 티켓으로 단 돈 11유로에 얻을 수 있었고... 
6번째 줄 한가운데에 앉아...바르톨리를 정면으로 마주 했다...
그리고는 그녀의 매력 그리고 마력에 푸욱 빠져 버렸다...

메조 소프라노라는 그녀의 음역도 그렇고...
로시니를 비롯해 베를리니, 도니체티도 이름은 낯이 설지 않지만...의외로 생소한 작곡가들이었던 탓에...
그녀가 오늘 부른 곡들은 두세 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낯선 곡들이었지만...
그녀는 그렇듯 편안하고...어느 구석 하나 떨림없이 안정되고, 힘있고, 우아하고...그러면서도 재치있는 목소리로 관객을 휘어잡는 거다...
그녀의 한없이 평온한 목소리에... 편안한 소파 속에 몸을 한없이 파묻는 것처럼... 긴장을 풀고 잠겨 있다가도...
그 목소리에 담겨있는 풍성한 표정과 색채에 전율하며...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그 울림을 다시 한번 느끼고는 온몸을 부르르 떨고는 했다...

몇 곡의 슬픈 곡도 부르긴 했고... 역시나 아주 훌륭했지만...
그녀의 가장 큰 매력은 노래를 부를 때도 관객을 바라볼 때도 어느 순간에도 떠나지 않는(비극을 부를 때를 제외하고는) 만면의 미소를 통해서도 드러나는 생의 기쁨과 그 에너지였다...
그녀의 목소리는 생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햇살 그 자체다...
그러나 한편 어떠한 영상으로도, 또 어떠한 음반으로도 온전히 잡아낼 수 없을...오로지 라이브에서만 온전히 빛날 그녀의 매력일 것이다...

오늘 두 시간...그녀와의 만남... 그녀의 햇살을 나누어 받았다...
La bella Vita!!!        La dolce Vita!!!
La bella Donna!!!    La bella Barto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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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des Welt-Atems wehendem All – ertrinken, versinken – unbewusst – höchste Lust!"

"세상의 호흡에... 흔들리는 모든 것들에... 빠지고, 가라앉고, 의식을 잃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Musikalische Leitung Stefan Soltesz

Inszenierung Barrie Kosky

Bühne und Licht Klaus Grünberg

Kostüme Alfred Maverhofer

Choreinstudierung Alexander Eberle



+0.  10월 첫 주 주말...아마 뒤셀도르프에서 마지막으로 맘편히 보낸 주말이 되리라...


거의 반 이상은 알토의 건물을 처음으로 직접 한번 보고자 하는 목적으로...

Essen Aalto theater 를 저녁이 되기도 전 늦은 오후 4:30 에 찾았었다. 

5년 전 여행 중에 빈 국립극장에서 Die Meistersänger von Nürnberg 을 야간 기차 시간에 쫓겨 보다만 이후로 바그너의 작품은 처음이다. 

그때도 늦은 오후 비슷한 시간에 극장에 들어가서 2막까지 보고서는 8시쯤 아쉬움에 연신 뒤를 돌아보며 베네치아 행 기차에 올랐던 것같다. 

물론 여름에 접어 들기 시작하던 그 무렵은 해가 훨씬 더 길었지만...

 

+1.  바그너의 오페라는 정말 길다...

너무너무 기이이이일다...

너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어지간하면 여유를 좀 두고 살자고 재차 마음을 먹는데도... 

앞으로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다시 한번 장장 다섯 시간을 보며 살 여유가 있을까 의문이 들만큼...

벌써부터...스스로를 믿지 못할 수 밖에다...


+2.  그러나 난생 처음 본 트리스탄과 이졸데...

그 긴 다섯 시간을 이졸데의 노래처럼... 비극적인 이 사랑 이야기의 주인공들처럼...

나도 극 속에 가라 앉아 의식을 잃고 행복해했다... 


+3.  바로 전에 봤던 "예누파" 와는 비교체험 극과 극이라 할 만큼...대조적으로

최소한으로 작게 좁게 꾸며진 무대를...

항상 스케일 크고 시원시원한 걸 선호하는 나는...처음에는 못마땅해하고 불편히 느꼈었다...

좁은 공간에서 부대끼는 배우들의 불편함이 고스란히 전해져 같이 불편해 지는 것 같았고...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노래가 한번은 그 작은 방을 거쳐 나와야 해서 음향이 좀 떨어져서 불쾌했고...  

큰 무대를 꽉 채워서 공연을 해도 극장 여기저기 생기는 사각이 

겨우 3m x 3m 남짓한 공간으로 무대가 축소되고나니 거의 극장 안 반 이상의 좌석에 사각이 생기는 것에 짜증이 났고...

그에 더해 딱딱한 독일어 때문에 소프라노인 이졸데의 노래가 억세게 느껴진 것도 불편했고...

독일어 오페라인 덕에 은유적인 가사가 그대로 자막으로 나오는 바람에 극을 이해하는 것이... 

이탈리아어 오페라 보는 것 보다 훨씬 더 고되었던 것도 불편함의 또다른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바그너의 음악을 빛나게 한 이날의 무대 디자인은 

두 주인공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심리와 극을 이보다 더 잘 전할 수 없으리라고 느낄 만큼 곡 못지않게 빛이 났다...  

앞으로까지 평생 동안 본 최고의 오페라 중, 무대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감히 벌써부터 섣불리 짐작한다.


+4.  모든 못마땅함은 2막 두 연인... 사랑의 테마와 함께...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완벽한 암흑 속에서 그 작은 무대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그 작은 무대  양벽에 난 창으로 간혹 드는 빛만이 시간의 흐름을 알리고...

세상과 상관없이 소용돌이 치기 시작하는 둘의 사랑에 맞춰 같이 회전하기 시작하는 무대

다시 그 속에서 속삭이는 둘의 사랑의 멜로디는 정말 나뿐만 아니라 모든 관객의 혼을 쏘옥 빼놓았다...

2막이 끝나자마자...

2열의 오른쪽 가장 자리편에 앉아 있던 한 관객의 입에서 "brilliant!!" 하고 감탄사가 튀어나왔다...

가쪽이긴 해도 최고 클래스 좌석에 그 가격을 지불하고 앉아서 막의 절반을 배우의 얼굴을 보지 못하고 소리만 듣고 앉아 있으면 불만도 생길법 한데...

내가 그 위치에 앉았더라면 막 내내 분명히 씨근덕 거리고 앉았을 게다...

이 곳에서 가끔...사람들의 그런 마음의 여유에 놀라기도 하고...그래서 반성하기도 하고...배우기도 한다.

 

+5.  3막에도 이 작은 Cabin이 계속 등장하긴 하지만...유일하게 무대 전체가 다 드러났다...

처음에 좁은 무대를 그렇게 못마땅해했던 내가...

3막 처음에는 오히려 계속 무대를 작게 보여주지 않는 것에 내심 배신감을 느낄 정도로 작은 무대를 이용해 무대 통째로 두 주인공의 사랑을 그린 2막은 독보적이고 매력적이었지만 3막의 무대 디자인도 못지않게 인상적이었다.

고향에서 병상에서 이졸데를 애타게 기다리는 트리스탄의 방 주위는 들판...어둠속에서 수도사의 분위기를 풍기는 양치기들이 (플라스틱) 양을 치고 있다.

기다림에 타들어가는 마음에... 트리스탄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어 가고...

이졸데를 기다리며 피를 토할 듯...광기에 휩싸여 노래부르는 트리스탄의 뒤로 소리없이 하마터면 거의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조용히 양치기들은 양을 한마리씩 몰아 나가며 꺼져가는 트리스탄의 생명을 암시한다...

마침내 방밖으로 뛰쳐나와 쓰러지던 트리스탄 앞에 이졸데가 도착하고 둘은 재회하지만...

트리스탄은 제대로 된 말 한마디 뱉지 못하고... 거꾸러지고...

넋이 나간 이졸데 뒤로 조용히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트리스탄의 방이었던 무대도 퇴장하고...

그 넓고 깊은 그리고 어두운 무대에 오로지 죽은 트리스탄과 이졸데만 남아...

한줄기의 빛 아래에서 이졸데가 마지막 사랑과 죽음의 노래 "Liebestod"를 부르고 서서히 트리스탄 위로 쓰러지고 빛마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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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rigent: John Fiore

Chor: Gerhard Michalski

Chor: Christoph Kurig

Inspizient: Monika Müller

Souffleuse: Elke Pop

Spielleitung: Maria Paola Viano


 

+0.  숨겨진 보물을 찾아낸 기분.

불과 이틀전 목요일에 드뷔시의 '펠리아스와 멜리쟝드'를 나름 재미있게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음악은 내 취향이 아니구나... 난해하구나...또 너무 어둡구나...

역시나 대중적인 오페라가 사랑받는 데 다 이유가 있구나... 했던 이유로...

큰 기대없이 표를 샀다.

순전히 오늘 한번 보지 않으면...영영 다시 볼일이 없을 것이다라는...막연한 예감에

볼 수 있을 때 한번은 봐두는 게 남는 것이다라는... 욕심에...

늘 부지런하지 못하면서 많기만한 나의 욕심을,

큰 의미를 두고 있지 않는 것에까지도 일단은 앞세워버리고 마는 나의 욕심을, 

그래서 너무나도 자주 결국 나를 짖누르기만 하는 그 욕심을... 비우지 못해

나는 안타까움에 두손 주먹 꼭 쥐고는 잡히지 않는 그것을 향해 어떻게든 아둥바둥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게으름이 욕심을 이겼고... 그 수고가 제대로 빛을 발했다...

 

+1.  휴식없이 2시간 진행할 수 있을만큼 콤팩트하게 짜여진, 지루할 틈 없이 전개가 빠른 극도 좋았고...

초반의 인물들의 작은 갈등부터 클라이막스까지 일단 오페라로서 극이 너무 탄탄했다... 

거의 여성극이다 싶을 정도로...그 시대 그곳의 여성입장으로 섬세히 그려진 탁월한 심리묘사도 좋았고...

배우들의 대화들이 대부분 아리아를 연상시킬만큼...어렵지 않은 멜로디도 좋았고...

극 중간에 두번 등장했던 보헤미안 민요를 연상시키는 합창도 좋았지만...

극 전체 곡의 거의 80퍼센트를 노래했을 예누파와 코스텔니카의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극이 콤팩트 한 건 좋았지만...

사실 1시간 반 정도가 지나면 으레히 있는 휴식시간이 없으니... 후반부에는 관객 입장인 나도 살짝 피로를 느꼈는데...

오히려 거의 2시간 내내 예누파로 노래했으니 그 피로가 오죽할까 싶을 그 소프라노의 목소리는 정말 마지막까지 흔들림없이...

나를 비롯 관객들을 무대 중앙으로 힘있게 빨아들였다... 

공연 스케쥴을 알아보느라 들어갔던 라인 오페라 홈페이지에서

공연 사진속 주인공들을 보고 실망해서...

역시나 오페라는 몰입이 안된다더라면서 보기를 망설이기도 했었는데...

(전에 DVD로 "아이다"를 보면서...같이 보던 그녀와... 극속 청초한, 실제 아주아주 풍만한 아이다에...

"이거는 아이다~~" 를 연발하기도 했었기에... :-)

그런데... 지금 다시 저 사진을 봐도 신기할 따름인 것이...

저 아줌마가 공연 두시간 내내는 그렇게 어여쁜 예누파로 보이더란 거다...

 

+2.  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씨즌 마지막 공연날... 오늘 원래 보려던 투란도트가 매진인 바람에...꿩대신 닭으로 봤던 오페라...

혹시 누군가가 볼 기회가 생긴다면 반드시 보라고 추천하는 오페라가 되었다...

투란도트의 매진에도 너무 감사하고...

 

+3.  내게 그렇게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이 거의 반만 찼을 정도로...독일에서도 인기있는 오페라는 아니라... 

이렇게 괜찮은 오페라가 어떻게 그렇게 알려지지 않을 수가 있나 싶어 집에 와서 찾아보니...

야나첵의 세번째 오페라 <예누파>는 그의 모든 오페라 가운데 가장 널리 공연될 뿐만 아니라 야나첵의 대표작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꼽는 작품이란다.


<예누파>는 그가 좋아했던 베리즈모 오페라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의 영향을 받아 

당대에 유행했던 사실주의 소설을 바탕으로 작곡가 스스로 대본을 쓰고, 

1908년 초연을 한 이후에도 큰 애착을 가지고 수 없이 많이 개작을 거듭했다고 하는데, 

(오페라가 고향인 모라비아에서의 호평에 비해 프라하에서는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한데에 기인하지 않았나 한다.) 

그래서 지금 현존하는 전곡 음반들도 여러가지이나 대표적으로는 두 가지 버전을 친단다.

 

+4.  작곡가의 고향이 모라비아란다...

`농담`  루드빅의 고향...

지명만으로도 향수를 느끼게 하는 그곳 ...

내 고향도 아니면서 :) 



+5.  간결하게 꾸며진 무대 구성도 아주 마음에 들었는데,

극 초반에는 비스듬하게 퍼스펙티브하게 열려있는 저 두 벽이 맞닿아서...

한 벽인 상태로 무대 중앙을 가르고 회전하며...

등장인물들의 물리적 심리적 위치와 상황을 나타냈고...

2막 예누파의 출산 이후 공간이 코스텔니카의 집으로 옮겨온 이후로는

사진처럼 벽을 둘로 나누어 비스듬히 놓고 조명을 더하는 것만으로...

등장인물들의 불안정한 상태와 맞물린 불안정한 공간을 그려냈다... 

 

무대 디자인에도 흥미가 생겼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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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üsseldorfer Symphoniker
Artur Pizarro, Klavier
John Fiore, Dirigent
Sergej Rachmaninow            Rhapsodie über ein Thema von Paganini op. 43 für Klavier und Orchester
Dmitri Schostakowitsch         Symphonie Nr. 7 C-Dur op. 60 "Leningrader"
 
Im Sternzeichenkonzert am 17. September der Düsseldorfer Symphoniker sind zwei Komponisten zu hören, deren Schicksale ähnliche Ausgangspunkte haben 
aber sich grundverschieden entwickelten. Beides russische Landsmänner, beide in der ersten Hälfte des 20. Jahrhunderts aktiv, beide durch politische Wirren im 
Land aus ihren Umgebungen gerissen.

Während Rachmaninow als Gutsbesitzer wegen der Gewalttaten der Oktoberrevolution 1917, einer Konzerteinladung nach Schweden folgend, nicht mehr zurück 
kehrte, saß Schostakowitsch 1941 in seiner von Hitlers Truppen belagerten Heimatstadt Leningrad. Dort schrieb er unter Granatenbeschuss seine 7. Sinfonie. die 
heute als sein bekanntestes Werk gilt. Der Komponist hat sie seiner Heimatstadt und dem "Kampf gegen den Faschismus" gewidmet.
Rachmaninow hingegen, nach einer Zeit des Exils in den USA, in der er zu einem der begehrtesten und bestbezahlten Klaviervirtuosen wurde, kehrte 1930 nach 
Europa zurück. In der Schweiz am Vierwaldstätter See ließ er sich eine Villa bauen und komponierte dort 24 Variationen über die populäre amoll Caprice von 
Paganini.

In Düsseldorf sitzt der portugiesische Pianist Artur Pizarro am Flügel. Pizarro gehört zu einem der herausragendsten jungen Klaviervirtuosen unserer Zeit. Sein 
lyrischer Ton und seine weit gerühmte Virtuosität lassen die PaganiniRhapsodie zu einem besonderen Hörerlebnis werden. Die Düsseldorfer Symphonikern spielen 
unter der Leitung von GMD John Fiore.
 
Artur Pizarro, 1968 in Lisabon geboren, trat bereits mit vier Jahren im portugiesischen Fernsehen am Klavier auf. Sein internationaler Durchbruch erfolgte 1990, 
nachdem er den Internationalen Klavierwettbewerb in Leeds gewonnen hatte. Seitdem konzertiert er regelmäßig in der ganzen Welt mit führenden Orchestern unter 
renommierten Dirigenten wie Salonen, Dutoit, Welser-Möst, Volkov, Kreizberg, Rattle und Mackerras. Mit Soloabenden und Kammermusik ist er auf namhaften 
Konzertpodien in den USA, Europa und Japan aufgetreten. 2005 gab er mit Raphael Oleg, Violine und Josephine Knight, Cello, sein Debüt als Pizarro-Trio in der 
Wigmore Hall.

Quelle:  
Düsseldorfer Symphoni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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