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블로그에서는 정경부인같은 모습을 보이는 그녀에게 카톡으로 희롱당했다...


 +1. 겨우 한잔 마신 글뤼바인의 취기가 얼큰하게 오르려던 차에...

울컥해서 통화버튼을 눌렀다가 깨갱하고는 술이 확깼다...


 +2.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3. 비밀은 공공연하게 지켜주기로 했다...


 +4. 그래도 나름 니콜라우스 선물일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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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주말 아침...느즈막히 일어나...

여전히 침대 속에서 부비적대며...엄마와 통화를 하고 있노라니...

갑자기 띵동...초인종이 울린다...


소포가 왔단다...

아마존에 주문을 해둔게 있어서...그것이려니 하고 내려갔는데...

관리 아저씨가 내미는 박스는 뜬금없이 한국에서 온 소포다...


아무래도 아저씨가 착각했다 싶어...수신인을 확인하려고 박스 위를 살피는데...

발신인에 낯익은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아...


나                   : Es ist wirklich eine Überraschung!!!

무뚝뚝한 아저씨: Ach Schön....



+1.  소포를 들고 올라오면서 비로소 몇달전 통화를 할 적에...

그녀가 선물을 준비고 있는 중이라 했던 것을 기억해냈다...


박스의 배를 갈라 내용물을 확인하고는...

마음이 다시 한번 푸근해져서...혼자서 한번 크게 웃었다...


'정'


그의 입맛에 딱 맞는 군것질 거리들하며...

혹여나 동생들이 삭을까 염려해 센스쟁이 그녀가 챙겨넣은 화장품들...


한 박스를 모으기까지...땡기는 식욕을 어느 정도 억제했어야 했을 그의 노고와...

부어도부어도 도체 채지지않는 화수분 박스를 하나 꽉 채우느라 고생했을 그녀의 노고가...

보지 않아도 너무 훤해서...가슴이 따뜻해져왔다...


+2.  그들의 당부 한마디...

잘 먹고...잘 쉬고...잘 붙이고...잘 두드리고...


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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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7_화닥화닥

2013. 11. 28. 06:40 from wie geht es mir

+0.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어제는 심하게 덥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심하게 춥다고 생각했다...


갑자기..앗...이것이 말로만 듣던 '갱년기 증상???' 이라는 생각을 하는데...

메일 한통이 날아왔다...


'사무실 난방 고장났대...빨리 고쳐보도록 노력해보겠대...건물주 백'


아...다행이다...


+1.  저녁 5시 48분...예정 퇴근 시간 12분 전...

팀장 하군이 폭발했다...


오늘 건축주 내부 임원단 회의가 있었는데...

고위간부께서... 갑자기 100m 길이의 캐노피를 달아달래...

시에 건축허가를 받은지가 언제고...

철근콘크리트 공사 발주 나간게 언젠데...


궁시렁 궁시렁...


그러다가 하군이 그래도 희미하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먹이사슬 단계에서 말이야...가장 아래에 있어서 가장 힘이 없긴 하지만...

그래도 프로젝트 매니저(건축주와 우리 사이에 끼인...건축주가 고용한 제3의 회사)보다는 나은 것 같아...

우리는 프로젝트 매니저한테 개기기라도 하지...

프로젝트 매니저는 우리한테는 우리한테대로 싫은 소리 듣고...

건축주 앞에서는 또 건축주 앞이라고 아무말도 못하고...


+2.  저녁 5시 58분...예정 퇴근 시간 2분전...

하군이 전했다...


슈핑어씨가 약속했던 데이터 보냈어...확인해봐...


+3.  몇주째...계속 설비쪽 도면의 실수를 잡아내고 있는 중인데...

너무 많이 잡아내서...

(사실 그들의 잘못이고, 결국은 바로 잡아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지적질 하기가 좀 미안해져...

조심조심 지적 메일을 쓰고 있던 나...


서둘러 쓰던 메일을 마무리하고는 그들이 보낸 도면을 얼른 또 다시 확인했다... 


+4.  6시 20분...예정 퇴근 시간 20분 초과...


아...울컥...

설비측의 만행을 조용조용 이르려고만 했는데...이야기를 꺼내다가 내가 폭발했다...


퇴근하려던 하군...이제 막 전원이 컴퓨터에 전원을 다시 켜고...

조용히 메일을 또 메일을 쓴다...


나   : 궁시렁 궁시렁...

하군: (나름 달래느라) 궁시렁 궁시렁...


+5.  6시 50분...예정 퇴근 시간 50분 초과...

하군이 어깨를 늘어뜨리고 퇴근을 했다...


6시 55분...예정 퇴근 시간 55분 초과...퇴근...

6시 57분...퇴근 2분 후...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크리스마스 전에 콘서트를 보러 가기로 약속을 하고...

조금 전까지 화를 내던 이야기를 했다...

"사실은 팀장한테 화를 낼 일은 아닌데...설비쪽 땜에 푸념을 늘어놓다가...폭발해버렸어요..."

이야기를 하다가 2분 사이로 해맑은 나 자신을 발견한다...


+6.  아...


파리하게 웃던 얼굴이 떠올라...하군한테 좀 미안해졌다...

먹이사슬의 최종이라...나는 욱하면 팀장한테 개기기라도 하지...

나는 나대로 달래고, 설비쪽은 설비쪽대로 달래고, 소장도 얼러야 하는...

하군도 좀 안됐구나...


내일 출근하면 좀 잘해줘야지...


-0.  화닥화닥...

그나마 하군이 같이 화닥화닥 스타일이라 좀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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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5_조울조울

2013. 11. 26. 07:34 from wie geht es mir

+0.  야근을 하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창밖을 내다보니...

어느새 첫눈이 내리고 있다...

문득 서글퍼져서 기분이 나빠졌다...


+1. 퇴근을 하다가 문득 모자를 젖혀 첫눈을 맞으니...

어느새 기분이 좋아졌다...

문득 발걸음이 사뿐해졌다...


+2.  퇴근을 하고... 무심코 누른 한 페이지에...

어느새 기분이 다시 나빠졌다...

"트윗으로 증폭된 정권정통성 시비, 안보로 정면돌파"


+3.  니미럴...

정면돌파가 무슨 뜻인줄이나 알고 하는 소리냐...쩝...


 -2. "트윗으로 증폭된 정권정통성 시비, 안보로 제대로 회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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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0_눈이 없어...

2013. 10. 21. 03:31 from wie geht es mir


새삼 유난히 다르구나 느끼는 또 어느날...

눈이 없어 슬픈 한 인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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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전날 과식의 후유증으로 잠을 좀 설치고, 느즈막히 일어나 밍기적거리고 있던 점심 무렵...

스승님으로부터 급한 전갈이 왔다...

Feuerbach에 오늘 학교가 열린다는데, 수업에 참여하는게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눈꼽도 떼지 않고 부비적대던 차라...조용히 사양을 했다...


+1.  학생지도에 열의를 가지신 스승님께서 다시 기별을 주셨다...

슈트트가르트 시내에 크게 학교가 열리는데...그건 가보는게 좋지 않겠냐 하셨다...  


선생님의 정성에 게으른 손각락들이 마침내 자판을 두드려...장소를 확인했다...

아!!! 집 앞...


마침내 게으름이 한걸음 뒤로 물러서고...그녀와 현장수업에 함께 참여하기로 약속을 했다...


+2.  집 앞 Karlsplatz에는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 매주 토요일에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일년에 두번...봄과 가을에는 Schillerplatz, 시청 앞 Marktplatz까지 대대적으로 벼룩시장이 열린다...


호이와 곱단이네가 한국을 가기 전에도 한번 그녀와 함께 넷이서 봄 벼룩시장 나들이를 했더랬다...



+3.  I believe, I can fly..

이 녀석들 호이 곱단네와 나왔을때도 봤던 녀석들인데...이번 시즌 똑같은 자리에 또 나왔다..


역시 과식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았던지...그녀도 이날 또 살포시 오락가락 하신다...^^


그녀: 앗! 잠자리...

나   : 앗! 파리...

  잠자리는 날개가 두쌍...

그녀: 앗! 아....ㅡㅡ;



+4.  동키...동키...그리고 동키...


방앗간 소풍을 다녀오며...실제 동키와 안면을 튼 이후로...동키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했다...

기대치 않던 곳에서 보면 마냥 반갑다...


한때 동키를 사랑했던...이제는 다 자란듯 추측되는 누군가의 가판...

각각 한 마리에 1유로씩 팔려나가는 동키들...


사진에 찍힌 요 세녀석 말고도 가판의 곳곳에 동키들이 포즈를 취하며 각각 새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

녀석들...좋은 친구들을 만났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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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15_위대...

2013. 9. 15. 19:02 from wie geht es mir

+0.  아침...엄마와의 통화...


엄마: 어제 맛있게 잘 얻어먹고 왔나?

나   : 응...내 어제 뭐 먹었는지 물어봐? 배 터질뻔 했다...

엄마: 짜장면에다 탕수육까지 먹었으니 배가 터지지...

나   : 것만 묵은게 아이다...^^

엄마: 아이고...것만 묵은게 아니니...진짜로 배가 터짔겠네...

  느그 묵는거보고 안놀래시더나?

나   : 이제 알만큼 아셔서...그 정도로는 안놀래신다...

  자두케익에다가, 족발편육 샐러드에다가, 만두 묵고...그 다음에 탕수육이랑 짜장면 묵었다...

  그래도 짜장면은 '맛'만 봤다 (쥔장의 표현을 빌어... :)

엄마: O.O...내 딸이지만...위...대하십니다...

나   : 그래도 두 끼에 나눠서...(중간중간 크게 쉬지 않고... :)


-1.  엄마와 통화를 하다가 문득...작년 초봄...그녀댁을 처음 방문했을 때가 기억이났다...

제법 친분이 쌓인 지금...그녀가 살포시 꺼내들던 '꼬꼬면'의 의미를 이제서야 깨닫는다...

아... 아!!!


그녀: 있다가 배고프면 라면이라도...

나   : 전 나가사키 짬뽕이요!!!

그녀: ㅡㅡ;


순간 턱을 툭...떨어뜨리던...그녀의 얼굴이 뇌리를 스쳤다...

아...그때는 정말로 놀라셨겠구나...

첫초대에...Verwöhnen 시켜주시기도 전인데...


'맛' 앞에 '격'이라는 것을 잊었던 어느날의 기억...


+1.  보통 사람의 위는 그 사람의 신발 크기라는데...

한국간 그녀는 아마도 자기 위가 부츠 크기인가보다라고 했다...

그래도 한국간 그녀의 부츠는 앵글부츠...


여기 장부츠 사이즈의 위를 가진 한...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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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듣고 싶은 대로 듣고...


+1.  사무실에서 짧은 시간 안에 독일어 글들을 읽으며 생긴 나쁜 습관이...

글을 쑤욱 스캔하고는...읽고 싶은 것만 골라 읽는 것이다...

예전에 한 교수님은 유학의 경험으로 정독을 하는 좋은 버릇을 얻었다 하셨는데...

어째...나는...쩝...


터미네이터나 로보캅이 그랬던 것처럼 종이를 들고 한바퀴 쑤욱 레이더를 돌린 뒤에...

찾던 문구를 발견하면 뚜우뚜우 줌해서 눈에 들어오는 문구만 재빨리 읽고...요지만 파악하고는 치워 버린다...


많은 양의 텍스트를 읽기가 부쳐서 부린 잔꾀인데...

덕분에 대체로 수박 겉핥기를 하는 경우가 많고...

가끔은 보고 싶어서 고른 문구 외에 다른 문구들은 그림 취급을 하고...

한참을 들여다보고서도 눈뜬 장님 행세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2.  연초에 좁은 공간에 장애인 화장실을 짜넣으며 머리를 쥐어 뜯다가...

우연히 아주 컴팩트한 규격사례를 발견하고는 좋아라...하고는...

그 사례대로 사이즈를 인용해 설계를 했는데...


며칠 뒤 안야가 '어...우리 장애인 화장실 규격에 안맞아' 한다...


'그럴리가...나 분명히 규격 사례 중에 하나를...'

어랏...가만 보자...

그제서야...며칠 전 참고했던 규격사례 문서 한켠에 '오스트리아'라고 써있는 걸 발견한다... ㅡㅡ;


'아...미안...나...오스트리아 규격을 보고 짰어...'


+3.  오늘 설비와 구조 파트 전문가들과의 회의시간...


갑자기 이제껏 무심코 지나치던 조적조 방화벽의 두께가 과연 충분한가가 언급되었다...

내가 맡은 부분의 회의만 얼른 마치고는...

자리로 돌아와 조적조 방화벽의 두께를 얼른 검색해... 자료를 찾아서 출력해 읽고는 찾은 부분을 체크해서...

다른 부분에 대한 논의가 한참 진행 중인 회의에 다시 들어갔다...


다른 논의들이 끝나고...찾은 자료를 내밀며...

아무래도 우리 벽두께 조정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찰라...

구조 자문 아저씨가 말했다...

'근데 이건 벽돌기준이잖아?...우린 석회암 블럭을 쌓을건데...'


아...그제서야...보였다...Ziegel...O.O


+4.  그냥...조용히 회의실 바닥을 파고 싶었다...

내가 내민 자료를 같이 훑어보고, 같이 고개 끄덕이던...미하엘은 도대체 뭐냐...쩝...


+5.  아...한국을 가고 싶다...


+6.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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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이런 풍경에 왠지 떠오르는 한 장면...

 견...견우야...


 아...이 영화 별로 안좋아했다고 생각했는데...


+1.   속일 수 없는 연식...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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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31_Obere Mühle

2013. 9. 1. 05:41 from wie geht es mir


+0.  스키장의 흔적...스키리프트...


+1.  돌아오고나서 깨닫다...

뒤로 보이는 빨간 지붕이 Siebenmühlental(일곱개의 방앗간 언덕)의 첫번째 방앗간...Obere Mühle


+2.  나   : 앗...스키 타실줄 아세요??? O.O

행님: 네...스키 탈줄 알아요...좀 탔었어요...


나보다 연약하신 줄 알았는데...

묘한 배신감이...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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